'런닝맨'에서 홍일점으로 불리는 송지효가 과거 '패밀리가 떴다'의 이효리와 겹쳐보인다.
3월17일 오후 방송된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이하 런닝맨)에서 월요커플 개리와 송지효가 마주보고 빼빼로를 물었다. 이 묘한 분위기는 언젠가 한 번쯤 느껴본 듯하다.
효리가 과거 예능 여왕이라면 현재 예능에서 뜨겁게 자리매김하고 있는 건 송지효다. 게다가 이 두 여인, 털털함과 이색 매력으로 뭇 남성들을 홀리는데 도가 텄다. 민낯에 몸빼바지가 잘 어울리는 닮아도 너무 닮은 두 여인의 공통점. 과연 뭘까?
# 남자보다 더 털털해! 털털함의 대명사
이효리는 '패떴'에서 털털함 끝판왕이었다. 몸빼바지를 입고 밭일을 하던 도중 누군가 자신의 의견에 반박이라도 할라치면 들고 있던 호미로 위협을 가하는, 터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이중 매력의 소유자였다. 이런 성격 덕에 게스트로 남자가 나오든 여자가 나오든 별 차이 없이 진행이 매끄러웠다. 섹시퀸에서 시골처녀로 완벽한 이미지 변신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 것이다.
런닝맨에서 '홍일점'으로 활약하고 있는 송지효도 마찬가지다. 화장기 없는 얼굴에 머리를 풀어헤치고 뛰는 건 기본이요, 개리나 광수의 뺨을 아무렇지 않게 치기도 한다. 여자 게스트가 나와도 봐 주는 것 따위 없다. 악착같이 임무를 완수하고 승리를 거머쥔다. 도도한 여배우가 민낯으로 전력질주 하는 모습은 생소하지만 어쩐지 인간적이고 푸근하다.
꾸밈없는 털털한 모습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점. 그것이 두 사람의 주된 공통점이다.
# 유재석 빈자리, 내가 채우지 뭐
진행 흐름에 있어 그녀들이 빠지면 어쩐지 매끄럽지 못하는 느낌이 든다. 왜일까?
'패떴' 이효리는 국민 MC 유재석과 함께 '국민 남매'로 의기투합했다. 유재석과 티격태격 싸우면서도 게스트들이 농땡이를 피우고 있는지 아닌지 매의 눈으로 실시간 감시한다. 그 과정에 없던 녹화 분량이 생겨나기도 하고 지지부진하던 진행에 속도가 붙기도 한다.
일명 '멍지효'로 불리는 송지효도 마찬가지다. 송지효는 별명과 달리 성격이 칼 같고 단호해서 MC, 게스트를 막론하고 늑장부리는 꼴을 못 본다. 넘어진 하하와 개리를 향해 빨리 일어나라며 채근하기도 하고 방송에 출연한 게스트들과 어울리며 그들을 자연스레 예능 속으로 끌어들이기도 한다.
이렇듯 '패떴'의 이효리와 '런닝맨'의 송지효는 주체적인 힘을 갖고 있다. 그 힘 덕에 진행이 막힘없고 매끄럽다.
# 뻔 한 러브라인 지겹잖아?
'패떴'에서도 러브라인은은 존재했다. 그러나 '런닝맨'의 러브라인은 좀 더 특별한 느낌이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기 전 알 수 없는, 말캉말캉한 감정을 그려내고 있다는 점. 그래서 송지효와 개리 일명 월요커플이 재밌는 이유다.
17일 방영된 '바보온달과 평강공주' 편 빼빼로 게임에서 그 분위기가 여실히 드러났다. 이날 개리와 송지효는 빼빼로게임을 하게 됐다. 개리는 "한방에 가자"며 빼빼로를 들고 송지효에게 다가갔지만 "막상 하려니까 이상하다"며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다.
빼빼로가 점점 짧아지자 개리는 고개를 비스듬히 꺾은 채 송지효의 얼굴을 붙잡았다. 그와 동시에 송지효가 짧은 비명과 함께 뒤로 물러났다. 개리의 손이 닿자 당황한 탓이었다. 개리는 순서가 다음 팀으로 넘어가자 "그냥 우리는 구석에서 계속 따로 찍으면 안 될까요?"라며 사심을 드러내 주위를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이렇듯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이 두 매력녀가 예능을 이루는데 중요 중심축이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효리와 송지효 모두 옆에 두면 남동생처럼 철없이 느껴지지만 뒤돌아서면 첫사랑처럼 애틋한, 다재다능한 매력의 소유자이기 때문이다. (사진=SBS '패밀리가 떴다1', SBS '일요일이 좋다-런닝맨' 캡처)
최현영 dolph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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