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정지원 기자]

고영욱을 살린 것도, 가장 먼저 내친 것도 MBC였다.

고영욱이 MBC에서 퇴출 결정됐다. 아직 혐의가 인정이 되지 않았음에도 죄질이 그만큼 나쁘다는 것이 그 이유다. MBC를 통해 살아난 고영욱이 가장 먼저 MBC에서 내쳐졌다.

1990년대 룰라 멤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고영욱은 댄스가요가 룰라 표절시비와 댄스시대의 몰락이 겹쳐지며 자연스레 모습을 감췄다. 소문난 애견인답게 동물 프로그램에 몇 차례 얼굴을 비춘 것을 제외하고는 조용하게 2000년대를 보냈다. 플레이어 신나고 등 가수 활동을 이어왔지만 성과는 썩 좋지 않았다.

그런 고영욱이 다시 재발견된 것은 2009년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 룰라 특집이었다. "너 양아치니?"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내며 '추억 개그'를 끄집어낸 고영욱은 가수가 아닌 예능인으로서 가능성을 내보이기 시작했다. 이후 고영욱에게는 제2의 전성기가 펼쳐졌다. MBC '라디오스타'를 넘어 '세바퀴' '우리 결혼했어요'를 통해 여러 차례 웃음을 주더니 일일시트콤 '하이킥3-짧은 다리의 역습'을 통해 명실상부 예능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양새였다.

이후 고영욱은 종편과 케이블을 종횡무진 누비며 차세대 예능 주자로 떠올랐다. 말이 많진 않으나 적재적소의 센스있는 멘트, 들뜨지 않고 엉뚱하면서도 차분한 말솜씨는 공고한 본인의 예능색이 됐다.

하지만 고영욱은 이 기회를 스스로 차버렸다. 경찰에 따르면 고영욱은 지난 3월 30일 자신의 오피스텔에 미성년자 A씨를 불러 연예인을 시켜주겠다며 술을 먹인 뒤 강간한 혐의와, 지난 4월 5일 같은 장소로 A씨를 데려와 간음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추가피해자 2명의 제보가 잇따랐고 이들이 모두 미성년자라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치명적 타격을 입었다.

이에 고영욱에게 부활의 손을 내밀었던 MBC가 가장 먼저 고영욱을 내쳤다. MBC 출연제한심의위원회 관계자는 출연제한심의위원회를 열고 고영욱의 MBC 출연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3사 방송사 중 가장 먼저 방송퇴출 결정을 한 것이다. 향후 타 방송사에서 고영욱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지원 jeewonj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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