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려원이 '초한지'에서 제대로 망가지고 있다.
2월 2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유인식) 17회에서 백여치(정려원 분)의 알코올 중독자 연기가 정점을 찍었다.
이날 방송에서는 진시황(이덕화 분)을 죽이고 천하그룹 차기회장 자리에 오른 모가비(김서형 분)에게 복수하기 위해 알코올 중독자 행세를 하는 백여치(정려원 분) 모습이 그려졌다. 차도녀 이미지를 벗고 알코올 중독자 연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정려원 열연이 극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드라마 초반 정려원이 그려내는 백여치는 지금과는 거리가 먼 비호감 캐릭터였다. 그녀의 외모에서 자연스럽게 풍겨져나오는 도도하고 차가운 분위기는 천방지축 재벌녀 백여치 역을 완벽히 그려내는데 일등공신 역할을 했다.
하지만 말끝마다 방송에 부적합한 욕을 해대고 만나는 사람 모두에게 반말로 일관하며 안하무인격 태도를 일삼는 백여치에 시청자들은 별다른 호감을 가질 수 없었을 터. 대중은 백여치보다 어리버리하면서도 뭇 남정네들을 단숨에 홀려내는 섹시함까지 갖춘 차우희(홍수현 분) 캐릭터에 더 주목했다.
그간 도도한 이미지의 패셔니스타로만 여겨져온 정려원은 '초한지' 백여치 캐릭터를 통해 강렬한 연기 변신에 성공했다. 정려원에겐 비주얼을 내세운 건방지면서도 세련된 이미지가 제격이라는 고정관념을 속시원히 깨버린 것. 여러 번의 연기 변신보다 한 번의 술주정뱅이 연기가 강한 뒷심을 발휘한 셈이다.
한편 시청률 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2월 2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극본 장영철 정경순/연출 유인식) 17회는 전국기준 18.8% 시청률을 기록하며 시청률 소폭하락에도 불구, 2주째 MBC 월화드라마 '빛과 그림자'(극본 최완규/연출 이주환 이상엽)를 따돌렸다.(사진=SBS '샐러리맨 초한지' 캡처)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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