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품달' 주인공들 이름에 얽힌 비밀이 있었다.
MBC 수목미니시리즈 ‘해를 품은 달’ (극본 진수완/연출 김도훈 이성준)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가상 스토리다. 더불어 '해품달'은 왕 이훤과 무녀 월의 사랑을 다루고 있어 무속 판타지 코드에도 시청자들 관심이 집중됐다. '해품달'에선 성수청과 관상감 등 그동안 사극에서 드물게 다루던 궁중 기관들이 전면 떠올랐고 흑주술과 점복술 등도 전파를 탔다.
★ 훤-월, 태양과 달
먼저 1월 12일 방송된 '해품달' 4회에서 훤(여진구 분)이 연우(김유정 분)에게 이름의 내력을 밝혔다. 부친 성조대왕(안내상 분)이 직접 고른 한자로 태양이 되라는 뜻이었다는 것.
원작 '해품달'에서도 훤 이름 뜻이 나온다. 왕이 날일 변(日)을 명하고 관상감에서 성명학을 토대로 세자의 사주에 맞는 날일 변이 들어가는 한자 세 개를 올려 지었던 이름이 바로 태양을 상징하는 '훤(暄)' 이었다.
또 연우(煙雨)는 말 그대로 보슬비, 안개비 같은 뜻이다. 어린 나이에 아련하게 사라져 버린 아름답고 신비한 소녀 연우에게 어울리는 이름이었다.
덧붙여 다시 만난 연우(한가인 분)에게 이훤(김수현 분)이 붙여 준 '월(月)'이란 이름은 태양과 어울리는 달의 운명임을 암시했다.
★ 놓쳐선 안될 '운' 존재, 태양과 달을 감싸는 구름
원작 '해품달'에서 운(송재림 분)은 감히 넘봐선 안될 '달' 즉 국모 운명을 가진 월을 마음에 품었다. 하지만 '태양'도 감싸야 하고 '달'도 감싸야 하는 운(雲)의 운명은 '구름'이다.
운검(雲劍)이란 김제운 품계 역시 운이 가진 운명을 보여줬다. 운은 그 이름대로 원작 '해품달' 내내 태양 이훤을 호위하며 월과 설을 지켰다.
★ 설-염, 눈과 불꽃 그 결말은?
드라마 '해품달'에선 설(윤승아 분)이 한양 월 집을 멀리서 바라보는 장면이 방송됐다. 설(雪)은 기억을 잃은 월 대신 월의 본가에 가서 하염없이 어둠 속에 서 있었다.
원작 '해품달'에선 어린 설이 몸종으로 들어와 염(송재희 분)을 사모하게 된 과정이 소설 중반부에 상세하게 그려졌다. '이년' 이라 불렸던 천한 몸종이 따뜻한 염(炎)에게서 곶감과 함께 '설'이란 이름을 받았던 것. 설은 신분 차로 인해 염을 바라만 볼 수밖에 없었다.
원작 '해품달'에서 설이 그리움에 묵묵히 칼만 휘두르자 장씨도무녀(전미선 분)는 한탄하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쯧쯧. 눈이 불꽃을 향해 가면 어찌 되간대? 애시당초 혼자만이 품었던 감정. 그러니 그리움이란 것도 혼자만의 것이어니.”
장씨도무녀 예언처럼 눈이 불꽃을 향해 가면 결과는 눈 혼자 사라질 뿐이다. 결국 설은 원작 '해품달'에서 염과 민화공주를 지키려 칼을 들었다가 조용히 스러져 갔다. 드라마 '해품달' 에서도 설이 이름의 운명을 따라갈지 주목된다.(사진=MBC 캡쳐)
김미겸 기자 mikye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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