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이미지를 그렇게 보시는 분이 있어서 너무 놀랐어요"
직접 본 고아라는 소탈했다. 어떤 질문에도 "이건 좀 대답하기가.."라며 빼는 일이 없고 하나부터 열까지 열의로 똘똘 뭉친 아가씨다. 정성스럽게 준비한 질문을 허투루 넘기지도 않았다.
평범한 고교생에서 스타가 된 신인 영화배우(SBS 드라마 '눈꽃'), 까칠엉뚱 만화가 지망생(MBC 드라마 '누구세요?'), 제 힘으로 살아가는 축구 에이전트(MBC 드라마 '맨땅에 헤딩'), 장대높이뛰기 선수(영화 '페이스 메이커') 등 고아라는 지금까지 소위 말하는 싸가지 캐릭터 안하무인 재벌 딸을 연기한 적이 없다. 일부 대중이 고아라를 바라보는 도도 캐릭터는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고아라는 CF에서 원인를 찾았다.
"저를 얼굴만 예쁜 도도하고 새침한 도시적인 여자로 바라보셔서 너무 놀랐어요. 그렇게 보시는 분도 있더라고요. '반올림' 이후 작품에서 캐릭터가 또렷하게 도드라지지 않았던 점도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그것보다 제 이미지를 광고로 접할 기회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광고에서 노출된 이미지가 기억에 오래 남지 않았나 생각해요"
조막만한 얼굴과 늘씬한 팔다리, 질투를 유발하는 그녀의 외모도 이미지 형성에 한 몫했고 외형적인 부분이 화제가 되면서 주목 받았다. 그런 이유 때문인지 24세 여배우가 작품 고르는 기준이 또래들과 조금 다른 듯 보였다.
"광고 덕분에 얻게 된 '인형', '여신' 낯부끄러운 단어들이 작품 고를 때 저를 더 신중하게 만들어요. 이번 작품 '파파'도 물론 그랬어요. 외모적인 부분이 크게 상관없는 작품을 선택했죠. '파파' 때는 거의 메이크업 안 했어요. '페이스 메이커'도 맡은 역할이 운동선수라 눈썹을 밀고 깔끔하게 보이도록 노력했거든요. 비비크림만 발랐죠"
다음주 개봉인 영화 '파파' 속 고아라 얼굴은 민낯에 가깝다.
고아라는 절대 외모로 주목 받고 싶은 생각이 없다고 했다.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운 모습, 그런 모습을 꼭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연기를 통해 뭔가 어필하고 싶었던 고아라에게 '파파'(감독 한지승/2월1일 개봉) '페이스 메이커'(감독 김달중)는 꼭 도전하고 싶은 캐릭터였고 평가는 이제 관객에게 달렸다.
이처럼 연기에 대한 갈증과 고민이 생길 때 고아라가 찾는 여인네들이 있다. 바로 같은 SM엔터테인먼트 소속사 식구 보아와 이연희다. 86년생 보아, 88년생 이연희, 90년생 고아라까지. 아이돌 그룹이 많은 SM에서 솔로가수 보아와 연기자 이연희는 고아라에게 절대적으로 의지가 되는 사람들이다.
"셋이 아주 친해요. 집도 가깝고 사는 곳이 그리 멀지 않아 동네에서 만나요. 만나면? 이야기하고 가볍게 생맥주 한잔해요. 차를 마시거나 카페에 갈 때도 있고 보통 여자들이 만나서 하는 것들 하죠. 저희도 똑같아요"
보아 이연희 고아라 SM 미녀 3인방이 모이는 곳엔 남녀를 불문하고 시선이 집중될 터. 아무리 꽁꽁 싸매도 예쁜 외모는 감추지 못한다.
"조용한 곳을 가죠. 조용한 곳에서 조용하게 만나고 스케줄이 엇갈려 못 만나면 서로 문자나 통화를 해요. 연희 언니와 빨리 보자고는 하는데 자주 만나는 건 불가능이에요. 상담이나 고민거리 있으면 제가 언니들한테 의지를 많이 하는 편이랍니다."
80%에 가까운 미국 현지 촬영으로 고난이도 영어 대사를 소화한 '파파'를 준비하면서 보아가 도움을 줬다. 고아라는 "미국 가기 전에 보아 언니와 만났는데 '미국 촬영 걱정된다'고 이야기했더니 경험 있는 언니가 이런저런 조언을 많이 해줬어요. 보아 언니가 영어를 알려줬다고 기사가 났는데 그런 건 아니고 미국 현장 시스템이나 스태프들의 일하는 방식을 설명해줘 큰 도움을 받았죠. 고마웠어요" 이외에도 고아라의 영화 시사회 현장에 늘 찾아와주는 SM 소속 연예인들은 가족이나 다름없다.
인터뷰가 마무리될 무렵 "흥행성이 보장된 것과 작품성이 보장된 것 중 어떤 작품을 고르겠냐?"는 질문에 던졌다. 고아라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제가 그런 걸 가리면서 선택하기에는 능력도 없고 부족한 것 같아요. 고르기 힘드네요"(웃음)
한편 '파파'는 한국 가요계 미다스의 손이었지만 미국으로 도망간 톱스타를 찾다 불법체류자 신세가 돼버리면서 시민권을 필요로하는 매니저 춘섭(박용우)이 동생들과 뿔뿔이 헤어지지 않기 위해 법적 보호자가 필요한 준(고아라)과 서로의 생존을 위해 가족으로 뭉친다는 이야기다.
하수정 hsjssu@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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