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도 벗어났고 밑바닥 인생도 없다. 말끔한 수트를 차려 입은 배우 박희순의 모습은 소위 말해 '빛이 났다'.
박희순은 영화 ‘의뢰인’을 통해 엘리트 검사의 면모를 선보인다. 냉철하지만 고독한 그는 아버지에게 인정받고 싶은 살리에르의 트라우마를 내면 깊이 묻어둔 채 연기했다.
영화 판에 들어선지 어느덧 10년. 연극배우에서 영화배우로 활동하며 배우로서 혹은 개인적으로 달라진 점도 분명 있을 성 싶다. 박희순은 그 경계를 ‘딜레마’라 표현했다.
“사실 별반 달라진 점은 없다. 아직 많이들 못 알아보셔서..하하. 물론 배우로서 대표 흥행작을 남긴다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흥행을 하면서 인기가 많아지고, 대중들이 알아보고 대중들이 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면면들은 항상 딜레마다. 조금 알려졌다고 해서 이 정도로 생활하는데 불편함까지 있는 것은 아니지만(웃음) 배우로서 나에게 기대하는 부분을 어느 정도는 충족시켜야 한다는 것은 고민이 되더라.”
박희순은 연극 배우로 12년. 영화 배우로 거진 10년을 살았다. 남들은 한 번 듣기도 힘든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낮게 느껴질 만큼 그의 연기는 늘 명품이라 찬사 받았고 이번 영화에서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임팩트 있는 법정 신은 박희순의 장면이라 할 정도로 강렬하다.
“영화배우로 활동하며 힘들었던 만큼 보람을 느낀 적도 많을 것 같다” 물었더니 박희순은 “훨씬 더 많은 대중들이 나를 본다는 것에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주변 상관없이 자신의 연기만 생각하고 집중하는 외골수 배우가 아니었다.
“사회성 짙은 혹은 감동적인 영화들을 많이 찍어서 그런지 이상하게 책임감이 더 느껴진다. 연극도 물론 그런 것이 있겠지만 영화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또 인식이 바뀌어 질 수 있는 부분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대중들의 호평과 혹평은 내게 채찍이 된다. 유일하게 할 줄 아는 것이 연기라 다른 직업은 생각도 못했지만 늘 배우고 공부한다.”
박희순만의 검사 연기가 돋보이는 ‘의뢰인’은 시체가 사라진 살인사건 용의자(장혁)를 두고 벌이는 변호사(하정우)와 검사(박희순)의 치열한 공방이 펼쳐지면서 예측하기 어려운 치열한 법정 대결을 그리며 9월 29일 개봉 예정이다.
조연경 j_rose1123@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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