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싸움 드라마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었던 ‘아테나:전쟁의 여신’이지만 역으로 총 덕분에 확실히 얼굴을 알린 연기자도 있다. 바로 극중 차승원의 부하로, 수애를 저격했다가 유동근에게 사살되며 최후를 맞은 탤런트 김신우(27)다.
여균동 감독의 영화 ‘기방난동사건’에 이어 드라마는 ‘아테나’가 처음이었다는 이 청년. 알고보니 연기 욕심 때문에 대학(중부대)까지 자퇴한 전형적인 B형 남자였다.
“그렇다고 욱하는 성격은 아니고요.(웃음) 03학번으로 산업디자인을 전공했는데 2학년 재학 중 아무래도 이건 아닌 것 같아 자퇴했어요. 3년 장학생으로 입학했지만 마음이 콩밭에 가있는데 공부가 될 리 없죠. 대학 때 하도 권총(F학점)을 많이 차서 그런가? ‘아테나’에서 총 연기를 하는데 왠지 모르게 친숙하더라고요.(웃음)”
부모 모르게 학업을 접고 그가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서울 논현동에 있는 한 연기학원이었다. 스파르타 교육으로 유명한 그곳에서 1년 넘게 발성과 딕션(대사 전달)을 배우고 익혔다. 남들이 볼 땐 하루하루가 고됐지만 정작 본인은 구름 위를 거니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난생 처음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즐거움 때문이었다.
김신우는 “너무 연기를 하고 싶어 신사동에 있는 극단을 찾아갔고 무대에 오를 때마다 말로 형언할 수 없는 희열을 느꼈다. 내가 이제서야 제자리를 찾았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 것도 바로 그 시기였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건 아들의 연기자 선언을 앞장서 반대한 그의 부친 역시 아역 연기자 출신이라는 사실이다. 김신우의 아버지는 흑백 영화 ‘꿈이 꽃필 때’를 비롯해 여러 영화에 출연했고, 신성일과 같은 작품에 출연한 적도 있는 촉망받는 배우였다고 한다.
김신우는 “연기자의 길이 얼마나 외롭고 힘든지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아버지가 그렇게 반대하셨던 것 같다”며 “이제 아버지가 못다 이룬 연기자의 꿈을 제가 대신 갚아드리게 됐다. 그만큼 어깨가 무거워졌지만 왠지 가업을 잇는 것 같은 알 수 없는 자부심도 느낀다”고 말했다.
경력은 일천하지만 혹시 연예인 중 친한 인맥이 있을까. 별 생각 없이 툭 던진 질문이었는데 의외로 월척 같은 답변이 돌아온다.
“JYJ 믹키유천 영웅재중과 친해요. 일주일에 평균 2~3일은 얼굴 볼 겁니다. 연기자 동생의 소개로 알게 됐는데 정말 진국인 친구들이더라고요. 세상에 제가 뭐라고 ‘아테나’ 나올 때마다 ‘형, 이 장면은 아쉬웠다’ ‘형, 죽는 연기 완전 대박’이라며 실시간으로 문자메시지 모니터링을 해줬어요. 유천이 같은 경우 ‘아테나’ 종방했다고 저를 위해 직접 쫑파티까지 해줬고요. ‘아테나’ 종방연에 초대받지 못하는 저를 위해 동생이 마음을 써준 거에요. 가끔은 그 친구가 저보다 정신연령이 높은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들어요.(웃음) 다 빚이죠. 열심히 해서 부끄럽지 않은 연기자가 될 겁니다.”
김범석 kbs@newsen.com / 이재하 rush@newse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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