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데도 다음이 기다려지고 몰입도는 높아진다. 곧 이 답답한 상황을 어떻게 타개해나갈 것인지에 대한 기대가 저절로 따라오기 때문이다. JTBC 월화드라마 '보좌관 시즌2'(극본 이대일/연출 곽정환)을 보는 시청자들의 반응이다.
장태준이 국회의원이 됐으나 정치판은 아름답지 않다. 송희섭과 장태준의 싸움은 더 치열해졌다. 법무부장관 송희섭은 더 거대한 권력이 됐고 더 나쁜 짓을 한다. 장태준이 부와 권력을 잡고 있는 송희섭을 잡기란 쉽지 않다. 자연스럽게 고구마 먹은 듯 답답한 상황이 반복된다.
송희섭의 편인 척 그를 곤경에 빠뜨리려던 계획이 들키거나 아버지가 뇌물을 수수했다는 누명을 써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을 받아 서울검찰청장 최경철(정만식 분)의 타겟이 됐다. 주진화학 피해자들은 두려움에 증언을 거부하고 국정조사 성사 직전엔 조갑영(김홍파 분)이 비리로 검찰 조사를 받게 돼 송희섭에게 당권이 넘어갔다. 11월 26일 방송된 6회에서는 긴급체포된 이창진(유성주 분)이 투신 사망하는 모습으로 엔딩을 맺어 충격을 안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좌관2'는 앞으로를 기대하게 되는 전개를 계속 선보이고 있다. 답답한 전개 후 장태준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가게 될지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 앞서 "최악의 상황에서도 길을 만들어내는 장태준의 능력이 제대로 빛을 발하며 시청자들에게 짜릿한 쾌감을 선사할 것이다"이라던 제작진의 설명대로다.
송희섭에게 속내가 들켰을 때는 오히려 이빨을 드러내며 쾌감을 안겼고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을 때는 역으로 송희섭의 비리 자료를 검찰이 발견하도록 만드는 반전을 선사했다. 조갑영이 검찰 조사를 받게 돼 송희섭에 반감을 가진 틈을 타 그가 국세청을 움직이도록 만드는가 하면 주진화학 피해자들과의 만남 등 정보가 새어나갔을 때는 내부스파이를 역이용해 이창진이 비자금의 위치를 스스로 드러내도록 만들었다.
고구마 상황 뒤에 통쾌한 이야기가 이어지고 장태준이 과연 이 상황을 어떻게 이용할지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보니 답답하고 충격적인 위기 상황이 등장해도 몰입도 높게 극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든다.
'보좌관2'는 동시에 권력과 자기 자리 보존을 위해 서로 뒤통수를 치고 뻔뻔하게 또다시 손을 잡는 국회의원들의 모습,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사람들을 향한 권력자의 비열한 행위, 약자를 밟고서 강자 앞에 고개를 조아리는 법무부장관, 정치싸움에 움직이는 검찰 등 현실 정치 상황에 대한 풍자와 실랄한 묘사를 놓지 않는다. 그러면서 권력을 무너뜨리기 위해 위험한 싸움을 하는 장태준, 소신을 잃지 않는 국회의원 강선영(신민아 분), 그들을 돕는 보좌관 윤혜원(이엘리야 분)와 비서관 한도경(김동준 분), 외압에 흔들리지 않는 검찰 최경철 등이 보는 이들을 응원하게 만든다.
6회 방송 말미 이창진의 투신이 충격을 안겼다. 역외탈세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최경철이 송희섭의 방문으로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사망한 것. 마지막까지 자신의 자리 보존을 위해 장태준에게 거래를 제안했던 그가 스스로 투신했으리라 생각하는 시청자들은 많지 않다. 그 역시 권력자에 의해 희생됐으리라는 추측이 가능한 상황. 장태준이 이 최대 위기를 또 어떻게 극복할지 앞으로의 전개에 관심이 집중된다. (사진=JTBC)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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