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엔 황혜진 기자]

이토록 훈훈한 서바이벌이 또 있을까. Mnet 걸그룹 컴백 전쟁 예능 '퀸덤'이 악마의 편집 대신 유머와 인간미를 담은 서바이벌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10월 31일 막을 내린 '퀸덤'은 총 6팀의 여성 가수들이 한 날 한 시에 동시 컴백, 새 싱글을 발매하는 콘셉트의 컴백 전쟁 예능 프로그램이었다. AOA를 시작으로 (여자)아이들, 러블리즈, 마마무, 오마이걸, 박봄은 매주 신선하고 강렬한 무대를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퀸덤' 방영 초반 시청자들의 시선은 그리 곱지 않았다. 경쟁을 부추기는 서바이벌 형식의 프로그램이 지루하다는 반응도 있었고, Mnet '프로듀스X101' 의혹이 불거진 후 방송된 프로그램이었기 때문. 연출자로서도 방송 초반 부담감을 느꼈을 법한 상황.

'퀸덤' 연출을 맡은 조욱형 PD는 11월 7일 서울 마포구 상암 CJ ENM 사옥에서 진행된 뉴스엔과의 인터뷰에서 "팬덤 싸움을 붙이는 거 아니냐는 반응도 많았고, 사실 아이돌 팬덤에 대한 이해가 깊은 편이 아니라 어찌 보면 무모한 기획을 했던 것 같다. 기획 단계에서 그런 우려들에 대해 우리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다만 기존에 했던 경쟁과는 다르게 갈 것 같다고 생각했다. 누군가 쓰러지는 경쟁이 아니라 다 같이 좋은 면을 보여주는 경쟁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뒤로는 그런 이야기들이 줄어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고 덧붙였다.

방영 초반의 혹평은 금세 호평으로 뒤바뀌었다. 아티스트들의 웰메이드 무대와 자극적이지 않은 연출과 편집 덕에 회가 거듭될수록 '퀸덤'의 화제성은 몰라보게 높아졌다.

조 PD는 "검투사처럼 싸워서, 누구 하나 피 흘리고 쓰러지고 누구 하나 올라가는 그런 기존의 서바이벌 형식이 아니었던 것이 주효하지 않았나 싶다. 가수들 본인이 스스로 평가하는 부분도 어떻게 보면 좀 잔인할 수도 있었지만, 그런 부분에 있어 솔직한 모습들이 나오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각 아이돌 팬들은 사실 좀 궁금해했을 거다. A라는 아이돌의 팬이라면 A라는 아이돌은 B 아이돌의 무대를 어떻게 생각할까 등의 궁금증을 방송을 통해 풀어드리지 않았나 싶다. 참가자들 모두 상대 팀의 잘하는 부분에 대해 마치 팬 같은 리액션을 해주며 박수를 보내줬다. 그런 부분들이 다른 경쟁과 달랐던 게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한다"고 덧붙였다.

'퀸덤' 종영 후 다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시즌2 제작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서바이벌과 차별화된 형식을 도입해 많은 팀들의 '재발견'을 이뤄낸 만큼, 시즌2를 통해 더 많은 팀들의 색다른 매력을 보고 싶다는 의견이 중론을 이루고 있는 것.

시즌2 제작 가능성 관련 질문에 조 PD는 "우선 의견은 구하려고 한다. 여러 참여 안 하셨던 분들이나 의견을 묻지 않았던 분들, 여성 아이돌이든 남성 아이돌이든 전반적으로 의견을 구해보려고 한다. 만약 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들어보고 그 후 다음 시즌을 할 수 있을지 없을지 결정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응해주시는 분들도 팀별로 성격도 달라야 하기 때문에 그런 점도 고려해 시간을 갖고 생각해야 하는 문제인 것 같다"고 답했다.

'퀸덤'을 통해 서바이벌 연출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조 PD는 '퀸덤2', '킹덤' 외 여러 프로그램을 구상 중이다.

조 PD는 "아직은 망상 속에 있는 정도"라며 "'이거 어떨 것 같니' 등의 이야기들을 하는 수준이다. 큰 규모의 프로그램이 있으니 작은 규모의 프로그램들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며 "음악 외 분야에도 관심이 있다. Mnet으로 옮기기 전 MBC에 있다 왔고, 음악 관련 프로그램을 한 건 MBC 음악 방송 외 처음이었기에 사실 다른 쪽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 아무래도 음악이 주가 되는 채널이다 보니까 그런 것들의 교집합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행보를 귀띔했다.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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