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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모이’ 감독 “사람 사는 이야기, 가르치려는 영화 아냐”[EN:인터뷰]
2019-01-13 13:12:01


[뉴스엔 글 박아름 기자/사진 유용주 기자]

"그리 딱딱한 영화 아니다."

영화 ‘말모이’를 만든 엄유나 감독은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1월 9일 개봉해 절찬 상영중인 영화 '말모이'는 우리말 사용이 금지된 1940년대, 까막눈 판수(유해진)가 조선어학회 대표 정환(윤계상)을 만나 사전을 만들기 위해 비밀리에 전국의 우리말과 마음까지 모으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말모이'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어사전을 뜻하지만, 영화 '말모이'를 봤을 때는 달리는 말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먼저 엄유나 감독은 독립운동 영화라고 쉽게 생각하기 힘든 제목에 대해 "어렵다는 이야기들이 있어서 우려를 하시는 분들이 있었던 건 사실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엄유나 감독은 "영화를 보고나면 '말모이'란 제목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고, 말모이란 단어 자체가 귀하다고 느껴져서 영화를 보신 관객들한테 시간이 지나면 영화의 줄거리 같은 게 잊혀질 수 있지만 말모이란 단어 자체는 남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말모이가 영화의 정서나 감정을 상징적으로 담고 있어 주변의 우려가 있었지만 난 너무 좋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엄유나 감독은 어떻게 이같은 소재의 영화를 떠올리게 됐을까. 엄유나 감독은 "영화 속 인물들은 다 허구의 인물들이다. 애초에 조선어학회가 사전을 만드는데 이름없는 수많은 사람들이 보내온 편지에 마음이 움직였고, '그 사람들의 마음이 무엇이었을까?'란 고민에서 시작한 이야기다. '어떤 인물이 이름 없는 사람들을 표현해낼 수 있을까?'란 고민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판수(유해진) 캐릭터가 만들어진 것이다"고 털어놨다.

조선어학회 소재 영화를 제대로 만들기 위해 꼼꼼한 취재도 필요했다. 엄유나 감독은 "기본적으로 조선어학회 회원들이 지금의 한국어 문법을 다 정리하신 분들이라서 기록이 많이 남아있는 편이다. 지금 조선어학회가 한글학회로 이름을 바꿨는데 거기서 발행한 서적도 있다. 책 중심으로 자료를 많이 찾았고, 글을 쓰면서 한글학회를 찾아 뵙고 갖고 있는 자료 같은 것들도 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한글학회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또 엔딩에서 등장하는 조선어학회 33인 자료 사진에 대해선 "그 분들에 대한 기록들이 많이 남아있어서 그 기록들을 많이 보기도 했고, 많이 공부도 해서 그 특징이 자연스레 녹아들었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의미있는 영화인만큼 고민이 많았던 결말에 대해선 "지극히 자연스럽게 이야기가 흘러갔다고 생각한다"며 "'말모이'가 시대의 아픔을 다루고 있는 이야기다보니까 이야기 자체가 판수(유해진)의 성장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그게 단지 까막눈이 글을 배우고 소중함을 깨달아서가 아니라 한 인간이 선택하고 지난 시절의 자기와는 다른 모습으로 거듭나는 이야기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평범하고 보잘 것 없는 인간이 큰 일을 해내는 이야기라 생각, 되게 자연스럽게 생각했다. 그리고 역사 속에서 그렇게 희생당한 인물이 많기도 하다. 꼭 그게 사전뿐만이 아니고 일제 강점기여서가 아니다. 역사라는 것 자체가 누군가의 희생으로 이어져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우리 말에 대한 자부심과 진심을 담아 만든 영화 '말모이'의 진정성에 관객들도 서서히 반응하고 있다. 엄유나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촬영을 할 때에도 우리 말의 소중함을 다루고 있는 영화이기 때문에 다소 교훈적일 수 있지만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특히나 일상생활에서 말을 줄여서 한다거나 영어와 우리말을 섞거나 신조어를 많이 쓰는 요즘, 그걸 쓰지 말자고 주장하는 게 아니라 한번쯤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 생각했다"고 '말모이'가 관객들에게 어떻게 다가갔으면 좋을지 소개했다. 이어 "내용적으로는 그렇지만 영화적으로 따뜻한 영화라서 가족들이 함께 보고 따뜻함을 느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욕심을 부린다면 온가족이 보고 아이들과 부모들이 함께 서점에 가서, 책 한 권을 샀으면 좋겠다. 그리고 친구들끼리 술 한 잔 기울일 수 있는 영화였으면, 혼자 본 사람들은 전화기에 적혀있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 수 있는 영화였으면,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책 냄새, 사람 냄새 나는 영화였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따뜻한 영화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엄유나 감독은 절대 가르치려는 영화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엄유나 감독은 "우리 영화가 역사적 사실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사람 사는 이야기다. 재밌고 이상한 사람들이 나와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역사적 사실을 다루고 있다고 해서 딱딱할 거란 선입견을 안 갖고 편한 마음으로 누구나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영화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절찬 상영중인 '말모이'는 1월13일 100만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 유용주 yongj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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