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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라오스 댐 붕괴, 자연재해라 하기 찜찜한 이유(종합)
2018-11-11 00:13:52


[뉴스엔 이민지 기자]

라오스 댐 붕괴 사고는 정말 자연재해일까.

11월 10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라오스 댐 붕괴 사고 석 달 후, 사고를 둘러싼 의혹들과 수면 아래 잠겨있는 진실을 파헤쳤다.

우기라는 의미의 라두 폰, 비오는 계절이 지나가기 전 이곳은 평범한 마을이었다. 모든 것은 물 속에 잠겼고 이 마을에는 더이상 아무도 살지 않는다. 잠겨버린 마을보다 더 깊은 곳에 가라앉은 그날의 진실은 무엇일까. 사라져버린 여섯마을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을까.
과거 사회주의 일당독재 체제 국가였던 라오스. 마냥 낯설기만 했던 라오스가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지게 시작한건 한 방송 프로그램에 소개되면서였다. 그 후 연간 17만명의 한국인 여행자가 라오스를 찾았다. 우리에게 이곳은 느리지만 평화롭고, 가난하지만 아름다운 나라로 기억될 수 있었다. 지난 여름, 라오스 남부에서 벌어진 충격적인 비극이 전해지기 전까지 말이다.

마치 쓰나미 같았다는 수마는 7월 24일 저녁부터 다음날까지 19개 말을 덮쳤고 6개 마을을 파괴했다. 집채보다 더 큰 물이 쏟아졌다. 홍수는 예상보다 빨랐고 짐작보다 멀리 갔다. 누군가는 지붕 꼭대기에서, 누군가는 나무 위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야 했다. 물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울음소리가 맴돌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마을 곳곳에 드리워져 있었다. 피해자 라씨는 "사람들을 배에 태우려 했는데 물의 힘에 맞설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한살짜리 아이의 손을 놓치고 등에 업혀있던 네살짜리 딸이 급류에 휩쓸려 간건 순식간의 일이었다.

3일 뒤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라오스 정부가 발표한 실종자는 131명, 사망자 수는 27명이었다. 외신기자들은 이 수치에 대해 의혹을 품었다. 피해직후 피해자들을 만난 태국 기자를 직접 만났다. 그는 "수치는 라오스 정부에서 정확하게 알리지 않아서 보도하지 않았다. 직접 현장에서 본 피해 상황으로 봐서는 실종자가 얼마나 많은지 모르겠다. 그들이 발표한 수치가 확실한지 모른다"고 말했다.

실제로 7월 26일 27명이 숨졌다고 밝혔던 라오스 정부. 그러나 국영방송에서는 4명으로 보도했고 현장 구조대장은 사망자가 8명이라고 밝혀 논란에 휩싸였다. 오히려 SNS에 올라오는 일반인의 글이 더 신뢰 가는 상황이었다.

더 큰 문제는 마을이 물에 잠기게 된 이유였다. 천재지변으로 벌어진 사건인 줄 알았던 마을 사람들. 그러나 태국 기자는 "홍수가 아니라 댐 붕괴사고다. 일반 홍수가 아닌 댐 붕괴사건이라 알려야 했다"고 말했다.

무너진 댐은 2013년 11월 착공한 뒤 내년 2월 수력발전소 상업 가동을 목표로 한 보조 댐 중 하나다. 시공사는 한국의 SK 건설이었다. 사고 다음날 SK건설은 댐이 무너진 이유에 대해 "막강한 폭우다. 100년만의 폭우라 하더라. 기존에 오던 양보다 하루 강수량이 3배 이상 많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거기는 비가 많이 내리는 지역이다. 매년 강수량이 4,000mm 이상이다. 이런 문제를 예상했어야 했다. 이건 자연재해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실종, 사망자의 1/3을 차지한 것은 10살 미만의 아이들이었다. 댐 공사는 작년 초에 완공된 뒤였다. 그런 상황에서 댐은 왜 허망하게 무너져 사람들과 마을을 집어삼켰을 것일까. 정말 예상치 못한 폭우 때문이었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건기가 찾아온 라오스를 찾았다. 댐이 무너진 뒤 완전 파괴된 마이 마을엔 그날의 흔적이 여기저기 남아있었다. 잠시 집을 살펴보기 위해 들렀다는 쌈씨 가족을 만났다. 그는 "사고 당일 세남노이 댐을 세콩강으로 방류한다고 해서 이틀동안 짐을 높은 곳으로 옮기고 있었다. 진흙이 물과 함께 밀려왔다. 파도 같은 물이 나무로 만든 다리와 밀려왔다. 시간이 이미 늦었었다. 8시에서 11시까지 물이 굉장히 많이 왔다"고 회상했다. 주민들은 현재 임시거주지에서 생활하고 있다.

보다 상류지대에 있었던 다른 마을 상황은 어떨까. 다리가 끊어져 임시 바지선으로만 갈 수 있는 힌랏 마을은 폐허가 돼 있었다. 힌랏 마을 주민은 총 800여명, 그 중 2/3는 이번 사고로 실종됐다. 끼암씨는 "새언니와 할머니가 죽었다. 시신을 발견했는데 뼈만 찾았다. 모든게 바뀌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그녀는 "댐이 무너진 날 비가 많이 왔냐"는 질문에 "아니다. 그 전에는 비가 많이 왔었다. 강 수위가 올라가는 일반적인 홍수가 있었지만 마을까지 물이 넘치진 않았다"고 답했다. 다른 마을 주민 역시 "그 전날에 비가 왔다. 사고 당일엔 비가 안왔다"고 말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무너진 댐이 있던 현장을 찾아가려 했지만 현장은 10km 전부터 SK건설 직원과 라오스 군인에 의해 통제되고 있었다. 라오스 정부에서 사고 조사를 이유로 현장 접근을 불허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SK건설 현장 담당자는 "(댐에 대해)폭우가 쏟아진 이후에 보고를 받았다. 22일이든가, 23일이든가. 지금 구체적인 날짜, 숫자들은 자세히 답변드리기 어렵다. 라오스 정부의 통제하에 있어서 자료를 유출할 수 없다. 공문을 보내드려도 알려드릴 수 없는 부분이 많을거다. 모든 관련 부분은 라오스 정부의 통제하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너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인 것도 사실이고 당시에 엄청난 폭우가 와서 진입로가 막혔고 산사태도 일어났다"고 말했다.

SK건설은 사고 전 수일 동안 기록적인 폭우가 왔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사고 전날 400mm가 넘는 비가 왔다고 강조했다.

세계 기상기구에 자료를 요청했고 사고 지역의 10년치 강수량을 입수했다. 10년사이 가장 많은 비가 내린 것은 지난해 800mm 이상의 내렸을 때였고 7월 22일 강우량은 그 1/3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고 댐이 무너진 날은 오후 1시에 2mm의 비가 관측됐다. 그런데 왜 SK건설에서는 수일간 쏟아진 비를 강조한 것일가.

SK건설 전 직원은 "라오스에 그때쯤 비온다는건 다 안다. 진짜로 폭격이 터졌다면 어쩔 수 없지만 이건 충분히 막을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SK가 월류했다는 얘기를 하려면 '비가 얼마가 왔다'가 아니라 '수위가 얼마였는데 비가 와서 수위가 올라가서 넘쳤다'는 팩트로 언론대응을 해야 한다. 그렇게 대응했으면 믿었을 텐데 그런 말은 없었다"고 말했다. 케리 시에 싱가포르 지구 관측소 소장은 "지난해 800m 비가 내렸을 때도 수위는 2미터 이상 오르지 않았다. 사고 전날 비가 400mm가 왔다 하더라도 저수지가 이만큼 차올라 새들댐을 범람했다는 것은 타당하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또 "댐 높이를 결정할 때 상당히 많은 양의 비가 와도 버틸 수 있게 설계하는게 보통이다"고 말했다. 댐 사고로 쏟아진 물은 5억톤이다. 이 때문에 댐 설계단계부터 많은 가능성을 염두에해 둔다는 것이다. 전문가는 "만약 원류가 됐다면 SK에서는 최대 가능 강수량보다 더 많은 비가 왔다는걸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SK건설의 말이 사실이라면 설계 문제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리처드 미한 스탠포드대 토목 및 환경공학과 전 겸임교수는 "내가 젊었을 때 태국에 비슷한 댐을 설계한 적이 있다. 문제는 열대지역에 있는 오래된 돌들은 매우 약하다. (붕괴된) 댐은 홍토로 만들어졌다. 보크사이트 같은거다. 잘 부러지는 지질이고 힘을 주면 균열이 생긴다. 균열이 생기면 물이 빠져나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외신들이 만난 주민 중에는 "댐 중간에 이미 금이 가 있었고 그 금에서 물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걸 봤다. 건설사에 연락했지만 (오지 않았다) 만약 그들이 제 시간에 와서 경고했다면 아타푸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한 사람이 있었다. 붕괴 전 이미 댐에 균열이 있었고 물이 새어나오고 있었다는 것이다. 댐이 무너지기 전 찍은 듯한 사진도 공개됐다. 댐 상부 여러 곳에는 균열이 가 있고 주저앉은 모습도 보인다.

지난 7월 25일 국회에서 진행된 산업통상자원 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서부발전 김병숙 사장은 "7월 20일 금요일 세남노이 저수지 조성을 위해 축조한 보조댐 5개 중 하나가 지속적인 폭우로 약 11cm가 침하됐다"고 말했다. 댐 붕괴 사고 3일 전 이미 지반이 무너지고 있었다는 것이다.

피해 주민들에 따르면 경고 방송, 사전고지도 없었다고 한다. 댐이 무너지기 전 SK건설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SK건설 관계자는 "여기는 정글에 띄엄띄엄 하나씩 있다. 이거를 우리가 직접 그 사람들 찾아가지고 대피시키기에는 시간상 너무 없다. 그 마을의 이장이 있으니까 이장을 통해 연락될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사고발생 4일 전 지반 침하를 알게 된 SK건설은 육안으로 점검했지만 눈에 띄게 물이 새는 곳이 없었다고 한다. 사고 전날 댐의 균열을 발견했고 붕괴 9시간 전 긴급 보수장비를 수배, 그제야 가까이 사는 마을 주민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지반 침하에 대해 "흙으로 만든 댐이다. 이때는 물을 채우는 과정이었다. 흙이라는 것이 자기 자체의 중량 때문에 주저앉는다. 안정화라고 한다. 그런 과정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다짐을 잘못했다면 전체적으로 일률적으로 내려앉는다. 주저앉는 정도가 미비하다. 10cm씩 주저앉는건 허용치를 넘어서는거다. 보통 1~3cm 정도다. 전형적인 파이핑 현상이다"고 지적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우리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었던게 아니고 감독관에게 보고했더니 감독관이 조금 더 지켜보자고 했다. 이걸 가지고 몇천명이나 되는 직원들, 저 밑의 주민들을 대피시키는건, 결과가 이렇게 돼 그렇지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SK건설은 하청업체의 장비를 썼다고 한다. 댐공사가 끝난 것은 지난해 3월 말. 이후 하청업체는 철수했다. SK건설에는 장비가 없었다는 제보자의 말이 나왔다.

흙댐의 경우 물의 침투를 막기 위한 코어가 있어야 하는데 이 댐의 설계도에 코어가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흙으로 만들어진 댐의 정중앙에는 단단한 코어가 세워져 있다. 댐의 안전과 직결되는 코어. 그러나 붕괴된 새들댐에는 코어의 존재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SK건설 관계자는 "이 설계가 제대로 된 설계인지 아닌지를 우리가 자의적으로 판단하는게 아니고 삼자 검증을 한다"고 말했다.

실시 설계 업체 관계자는 "우리가 원안 설계를 했지만 문제가 된건 SK문제다. 기술적으로 이미 내부적으로 검토된 상황이다. 진행하다 보면 시공자 입장에서 부분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후 서면으로 라오스 정부에서 조사 중인 사안으로 인터뷰가 불가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이 사업의 경우 발주자가 SK와 태국회사, 라오스 회사 이렇게 몇개가 컨소시엄 투자를 해서 만들어진 조인트 벤처다. 발주자가 SK나 마찬가지다. 감리도 SK가 고용했을거다. 그 태국회사가 아마 발전사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해관계가 같은거다"고 말했다.

라오스 정부 조사를 이유로 시공사, 설계사, 감리사가 모두 침묵하고 있는 상황, '그것이 알고 싶다'에 제보 전화가 걸려왔다. SK 전직 직원이었다.

SK건설에서 오랫동안 근무했다는 제보자는 돈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물 관련 공정은 공기(공사기간) 단축이 어렵다. 공기를 그냥 만든게 아니다. 보수적으로 갈 수 밖에 없다. 임원 회의 자리에도 내가 들어갔는데 어떻게든 공기를 당겨서 인센티브를 받아야 한다, 그래야 원가가 절감된다고 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제보자 A 역시 "그 물을 받는데 2년에 걸쳐서 물을 받고 성과를 내면 보너스로 인센티브를 받게 돼 있는 계약조건이 있다"고 밝혔다. 2012년 SK건설의 내부문건을 공개했다. 댐의 재료와 사면 경사 조정 등으로 이윤을 높여야 한다고 적혀있다. SK건설 라오스 댐 사업에 참여한 또다른 제보자B도 "처음에 할 때는 비가 잘 안오는거다. 댐을 만들어놓고 물을 담아야 시운전도 해보고 발전이 되고 돈 팔아먹어야 되는데 당시에 공사 다 하고 물 담으면 댐이 안차고 상업 운영이 안되니까 그 전부터 (담수준비)하라고"라고 전했다.

SK건설 관계자는 "2년치 물을 받아야 전기 생산할 수 있는 물이 모일 수 있다는 전제하에 발주처하고 공사 스케줄을 8월 1일로 정했다. 전체 마스터 스케줄을 잡고 공사가 된거다. 실제 담수조건을 만들어준게 7월 25일이다. 5일 당긴걸 가지고 조기 담수라 그러면 말이 안 맞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2017년 4월 SK홈페이지에는 4개월 조기 담수했다는 글이 올라와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물이 돈이다. 발전하는 입장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발전소 속에선 물을 될 수 있으면 안 빼려고 할 것이다. 우기가 지나고 건기가 오면 물이 부족할 수도 있다. 최대한 발전을 많이 해서 전기를 팔아야 하는데. 그런 입장에서 둘의 이해관계가 엇갈렸을 수 있다"고 말했다.

SK 전 직원은 "SK건설은 댐 경험은 있는데 공동 도급사의 비주관사의 경험이다. 국내에서도 댐 경험이 없는 회사가 국외 나가서 댐 시작한다고 한거다. 갑자기 수주할게 없어져서 해외로 나갈 수 밖에 없었던거다"고 말했다.

개발도산국에 원조를 목적으로 하는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SK건설의 속내는 달랐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SK는 당시 4대강 담합으로 걸려서 2013년 5월 부정당업자, 그러니까 입찰 참가 제한 조치가 내려진다. 사실 EDCF(대외경제협력기금) 자체 규정에 의하면 차관 사업에 참가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SK건설 관계자는 "집행정지처분 대상이었다가 2015년 8월15일 사면됐다"고 설명했다. 박근혜 정부는 경제 살리기를 이유로 대통령 특별사면 조치를 취했다.

김경협 의원은 "당시 4개 국가에 큰 ODA(공적개발워놎) 사업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나머지 3개국 사업은 전체적으로 총리실 산하의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충분한 심사와 검토를 거치고 국회 예산 심의까지 거쳐 결정된 사업이다. 라오스댐 건설 사업은 이런 절차를 다 무시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 프로젝트에 많은 사람들이 연관돼 있고 누가 어떤 역할을 맡았는지 제대로 알리지 않고 있다. 때문에 책임의 소재를 파악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다. 미국 위스콘신대 이언 베어드 교수는 이 프로젝트의 주주인 라오스 정부는 사람들이 문제를 알게 되는 것 자체를 원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조사를 진행하는 사람들도 대부분 댐건설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라고 꼬집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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