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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의 희열’ 이국종 교수, 의료계 트러블메이커 자처[어제TV]
2018-11-11 06:02:01


[뉴스엔 황수연 기자]

"대단한 정의가 아니라 자기 할 일을 하는 것이다. 윗사람과 여론의 눈치로 유불리를 따져서 움직이면 안 되지 않나"

외과의사 이국종 교수는 11월 10일 방송된 KBS 2TV '대화의 희열'에서는 마지막 게스트로 출연해 외상센터의 현실과 자신의 사명감에 대해 털어놨다.
이날 이국종은 의사가 된 계기에 대해 "아마 나안시력이 괜찮았으면 학비가 해결이 되는 사관학교를 갔었을 거다. 의사가 된 건 경제적으로 안정되고 환자를 돌보는 일 자체가 좋은 일이라고 생각해서다. 어린 시절 동네 의사분들 중에 좋은 분들이 많았다. 그렇지만 이런 이유보다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보내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게 정확하다"고 밝혔다.

간담췌외과를 전공했지만 독일에 갔지만 진행하던 프로젝트가 무산되며 취업의 기회가 날아갔다. 이국종은 당시가 IMF 직후라 의사들도 취업이 쉽지 않았던 시기였다고 떠올렸다. 나라에서 지원하는 사우디 의사면접의 기회도 날아간 뒤, 모교에서 1,2년 있다 자리가 생기면 불러주겠다는 약속을 받고 불모지였던 외상외과에 들어가게 됐다.

외상외과란 내부 장기 파열, 팔다리 절단, 과다출혈 등 한 시간 이내에 수술적 치료가 안 되면 사망할 위험이 높은 환자를 치료하는 전문 분야다. 이국종은 "커피 열 잔이면 사람이 죽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 한 시간을 골든아워라고 부른다"며 "우리 나라는 통상적인 방법으로 이 병원 저 병원 들렸다 오면 4시간을 넘는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닥터헬기 사업이 있지만 국내에 6대뿐이며 그마저도 '누군가의 편의'를 위해 야간비행을 할 수 없는 규정이 만들어져 있다고. 이에 이국종 교수팀은 많은 경우를 소방응급헬기를 요청해 환자를 이송해오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하도 답답해하니까 관료로 있는 지인이 1991년 회의록을 보여줬다. '한국과는 맞지 않는다', '도로가 좁아서 착륙을 못한다'는 이야긴데 여전히 해결이 안 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011년 아덴만 여명 작전 이후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고, 국가가 이를 행·재정적으로 지원하도록 하는 소위 이국종법이 생겼다. 이에 이국종은 "처음엔 어느 정도 지원이 되면 곧 성과가 있을 거라고 했는데 가시적인 효과는 고사하고 어처구니없는 죽음들만 뉴스에 보도되는 게 현실이다"며 "외상센터는 제대로 운영하면 적자 나는 게 맞다. 병원으로서는 그 돈을 다른 부분에 투자하면 어마어마한 수익을 창출하는데 그렇지 못하지 않나. 지금도 정책결정권자의 사인 하나면 외상센터는 그날로 문을 닫을 수 있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외상센터를 위해 문제를 제기하며 트러블 메이커를 자처하는 것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이국종은 "저도 갈등이 많다. 문제 제기는 누구나 할 수 있으니 솔루션을 내놔야 한다. 그래서 어떻게든지 세계표준을 따르자고 한다. 최근 2,3년치가 세계표준에 근접한데 지금 저희는 죽을힘을 다해 밀어붙이고 있다. 이 정도 버텨내면 위로부터 어떤 지원이 있겠지 생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말하는 정의란 대단한 것이 아니다. 각자 자기 자리에서 자기 할 일을 한다는 건데 자신의 일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누구의 의중에 맞춰 업무지시방향이 이럴거라고 지레 짐작해서 윗사람, 여론 눈치로 그 방향이 유불리를 따져서 움직이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비관적인 시스템에도 이 일을 하는 이유에는 "그냥 직장생활이니까 하는 거다. 직장생활하는 게 답답하다고 다 관둘 수는 없지 않나. 숭고하다는 표현도 저에게 쓸 말은 아닌 것 같다. 처음엔 그런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려서 정리했다. 특별한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사진=KB



S 2TV '대화의 희열' 캡처)

뉴스엔 황수연 suyeo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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