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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수살인’ 감독 “살인범 추격 NO, 피해자 찾는 이야기”[EN:인터뷰]
2018-10-14 08:04:01


[뉴스엔 박아름 기자]

"'암수살인'은 피해자를 찾는 이야기다."

영화 '암수살인'은 개봉하기도 전 실제 사건 유가족의 상영 금지 가처분 신청으로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영화가 전하고자 하는 진정성과 제작사의 진심어린 사과에 유가족은 극적으로 소를 취하했고, 영화는 정상 개봉, 성공적인 흥행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인기리에 절찬 상영중인 ‘암수살인’의 김태균 감독은 최근 뉴스엔과 인터뷰에서 영화가 진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해 말했다.
지난 10월3일 개봉한 김윤석 주지훈 주연의 '암수살인'은 감옥에서 7건의 추가 살인을 자백하는 살인범과 자백을 믿고 사건을 쫓는 형사의 이야기를 다룬 범죄실화극이다.

'암수살인'은 실제 부산에서 일어난 사건을 소재로 했다. 영화에서도 배경이 되는 곳은 부산이다. 살인범 태오 역시 부산사투리를 쓴다. 다른 지역이 아닌 꼭 부산을 배경지로 설정해야 했던 이유에 대해 김태균 감독은 "혼자서 영화를 준비할 때 사람들이 심각하게 '왜 부산이어야 하냐. 서울로 바꾸면 안되냐'고 했다. 사투리를 넣으니까 배우 캐스팅하기도 힘들었다. 근데 내가 이 사건을 바라보고 영화를 할 때 첫 번째가 '실화'였다. 난 태오(주지훈)가 불가시적이어서 무서웠다. 다 이해되는 인물이 아니었다. 부산은 전국에서 볼 때 알 수 없는 도시이기도 하다. 그 불가시성이 이 영화에서 굉장히 중요하고, 이 영화를 관통하는 지점이라 봤다. 다 이해가 되고 표준말을 쓰고 그랬으면 뉘앙스가 달랐을 것이다. 물론 영화를 만들긴 더 편했을 수도 있다. 그런 유혹도 있었고, 사투리를 표준말로 바꿨을 때 출연한다는 분도 계셨다. 근데 부산은 서울을 제외하고 큰 대도시이기도 하면서 알 수 없는 여러 지역의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그래서 더 부산을 추구했다. 실화에서 오는 불가시적 뉘앙스를 잃고 싶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암수살인'이 영화화되기까지 '친구'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사랑' '똥개' '극비수사' 등을 만든 곽경택 감독의 도움이 컸다. '암수살인'은 곽경택 감독의 지분(?)이 상당한 영화다. 김태균 감독은 "곽 감독님이 우리 영화의 주인이다"고 소개한 뒤 "'닥터K' 조감독 출신이고 나한테 곽 감독님은 스승님이시고 하다보니 내가 부탁했을 때 '그래!' 하고 시작을 하신 거다. 여러가지로 너무 감사하다. 곽 감독님이 없었으면 이 영화가 세상에 안 나왔을 수도 있다. 2012년부터 준비하다가 곽 감독님한테 손을 내밀었고, 함께해주셔서 많이 의지가 됐다. 22년이 넘는 신뢰 관계다. 안 그러면 외로웠을 것이다"며 곽경택 감독을 향한 고마움을 드러냈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곽경택 감독은 사투리 연기에 처음 도전한 주지훈에게 사투리 특훈을 해주기도 했다. 흡수력이 좋은 주지훈은 이를 잘 받아먹었고, 현실감 넘치는 사투리뿐 아니라 스펙트럼 넓은 연기로도 살인범 태오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내 호평받고 있다.

"곽 감독님한테 사투리 지도를 부탁드렸다. 이는 작품 완성도에 어마무시하게 도움이 됐다. 주지훈 배우는 로컬처럼 완벽하진 않지만 영화 퀄리티를 훼손하지 않는 관용도 범위 안에서 너무 잘했다. 사실 현장에 왔는데 사투리에 갇힐까봐, 사투리 억양을 신경쓰느라 연기를 못할까봐 걱정했다. 근데 그 사투리 안에 자유로움을 느끼더라. 그 정도로 주지훈은 열심히 했던 배우다. 너무 칭찬하고 싶고, 감사하다. 마치 사투리를 잘해서 연기를 잘한 거라고 오해할 것 같다. 근데 그렇지 않다. 그 사투리 안에서 감정 표현을 디테일하게 해줘서 고맙다. 사투리를 잘해줘서 고맙다는 얘기가 결코 아니다. 그 사투리에 묶일 수도 있는데 순진한 어린 아이 같다가 양아치 같다가 악마 같기도 한 스펙트럼을 표현하는 지점에서 감사하다."

실제 사건 자체도 아직 결말이 맺어지지 않은데다가 실화를 바탕으로 해 유독 더 조심스러웠던 '암수살인'. 그래서 결말에 대한 고민도 많았다. 오랜 고민 끝에 '암수살인'은 '암수살인'만이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결말을 만들어냈다.

"오랫동안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결말에 대한 이슈가 컸다. 실화 자체가 현재진행형 상태였고, 재판 결과도 안 나왔었다. 그러다보니 결말이 많이 바뀌었고, 버전도 많았다. 다행히 재판부의 결말이 나왔고, 마무리가 된 사건이 나서 유혹은 있었다. 좀 더 장르적으로 결말을 만들어볼까도 생각해봤는데 다 버렸던 게 우리의 이야기 옷에 안 맞더라. 그래서 애초 의도대로 담백하게 가기로 했다. 이런 용기있는 결말도 필요하지 않나 싶었다. 근데 사실 이런 결말을 선택하는 게 나 혼자 결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제작자, 투자자, 주연배우 등이 다 동의를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 영화는 이렇게 가야 맞는 것 같다고. 그렇게 달려온 영화고, 모두가 동의해줬기 때문에 이런 결말을 낼 수 있었다."

그러면서 김태균 감독은 "우리 영화는 엔딩을 위해 달려가는 영화다. 끝까지 사건에 집중하는 형사가 있다. 실제로 그 형사가 수사하고 계시고, 충분히 동의를 얻을 수 있고, 만족스러울 수 있다고 판단해 난 만족스럽다"며 결말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가을에 개봉한 '암수살인'의 전체적 분위기는 쓸쓸한 가을과 어울린다. 그래서 시기적으로도 옳은 선택이라는 의견이 많다. 예상대로 추석대전이 끝나고 비수기에 접어든 10월 초 '암수살인'은 '베놈'과 함께 극장가를 접수하는데 성공했다. 김태균 감독은 "모든 것들이 결과적으로 보면 맞아 떨어지는 지점이 있었다. 배우 캐스팅부터 개봉 시기까지 말이다. 가을에 꼭 개봉하겠다고 한 게 아니라 이야기를 쓰다보니 가을 장면이 만들어졌고 가을에 찍었다. 근데 전체 정서에 맞더라. '가을에 찍겠다'는 계산은 없었다. 근데 자연스럽게 만들다보니 가을에 찍을 수 밖에 없는 프로덕션이었고, 어떻게 보면 얻어걸렸을 수도 있는데 가을에 너무 어울리는 영화가 됐다. 개봉 시기도 많은 시기가 있었을텐데 투자 배급사 측에서 이 시기가 맞다 해서 가을에 개봉하게 됐다. 근데 이게 잘 맞는 것 같다. 분위기에 맞게 가을에 영화가 드러나게 되고 영화 엔딩 장면도 가을에 찍은 거다"고 털어놨다.

끝으로 김태균 감독은 쟁쟁한 경쟁작들 사이에서 '암수살인'만이 갖는 강점과 매력에 대해 소개했다. 일단 '암수살인'은 기존의 범죄물과는 다른 이야기다. 초점도 다른 곳에 맞춰져 있다. 당시 경찰들도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수사했다면 나머지 사람들이 희생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유일하게 이 사건에 관심을 가져주는 형사 형민(김윤석) 때문에 진짜 묻힐 수 있었던 진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암수살인'은 그런 영화다.

김태균 감독은 "우리 영화는 피해자를 찾는 이야기다. 그 다음엔 두 배우의 강렬한 연기가 있다. 두 배우가 너무 잘해줬다. 상업적 재미뿐 아니라 담고 있는 사회적 함의 이런 것들이 이 시대에 필요한 영화인 것 같다. '이런 얘기하면 재미없나?'라고 할 수 있지만 '암수살인'의 비극이 무관심 때문에 온 거다. 사회적 유대관계가 요즘 시기 약하니까 말이다. 그걸 모르고 살았다고 생각하니까 스스로가 무책임해지고 무서워 보이는데, 이런 영화를 통해 환기시켜 남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이야기처럼 받아들이게 하고, '관심이 이런 비극을 막을 수 있지 않나'라는 사회적 함의가 있는 영화다. 상업적으로도 재밌고, 배우들의 긴장간 넘치는 연기도 있고, 다른 영화와는 결이 다르다"고 아직 영화를 보지 않은 관객들에게 어필했다.

"살인범을 추격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피해자를 쫓아가 진실을 규명하는 이야기. 새롭지 않나. 이것이 관객들이 보셔야 되는 이유가



아닐까 싶다." (사진=쇼박스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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