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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 싶다’ 15년전 의문의 제보와 새로운 목격자 ‘소름’(종합)
2018-08-12 00:05:29


[뉴스엔 이민지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가 새로운 제보자로 15년 전 사건을 다시 주목 받게 했다.

8월 11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03년 있었던 인제대교 추락 사망 사건의 비밀을 파헤쳤다.

지난 2003년 2월, 고 김지현 씨는 집에서 5km 떨어진 인제대교 아래 하천 부지에서 발견됐다. 몸 왼쪽에만 집중적으로 의문의 타박상이 있던 김지현 씨의 사망 원인은 다발성 실질장기부전. 뼈가 심하게 골절되며 장기를 손상시켰다. 전문가는 다리에서 떨어져 피해자가 사망했다고 분석했다. 그런데 피해자의 유류품은 발견되지 않았다. 강원도 인제군 인제대교는 완복 4차선 도로다. 지현씨는 어쩌다 이 다리에서 추락한 것일까.
사건 현장에서는 자살의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다. 법의학자들도 타살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얼굴에 난 상처는 추락 당시 생긴 찰과상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구타 당한 흔적이라는 것이다. 지현 씨가 추락하기 전 누군가에게 공격을 당했고 두 팔을 올려 저항한 흔적도 보였다. 분석을 종합해보면 누군가가 지현씨를 폭행하고 목을 조른 뒤 실신한 틈을 타 다리 아래로 떨어뜨려 살해했다는 것.

사건 발생 한달 뒤 경찰에 제보 하나가 들어왔다. 당시 제보자는 사건 날짜 즈음 새벽 도로 한쪽에 정차된 흰색 마티즈를 봤다고 했다. 흰색 마티즈가 시신 유기 반대 방향인 서울 방면으로 서 있었다는 것. 하지만 경찰은 마티즈 운전자를 찾지 못했고 이 제보에 대해서도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없었다. 유류품도, 흔적도 없이 오직 시신만 발견된 의문의 사건. 범인은 누구일까.

수사 초기 경찰은 처음 현장 상황만으로 누군가 피해자 시신을 유기했다고 추측했다. 추락했다고 보기엔 시신의 손상이 심각해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검에서 뼈가 성한데 없이 골절됐고 전형적인 추락사 흔적이 발견됐다. 15년간 제보는 단 한건이었다. 견인차 운전기사가 다리 위에서 흰 색 마티즈를 목격했다는 것 뿐이다. 당시 경찰은 전방위 수사를 했지만 별다른 성과 없이 사건이 종결됐다.

고 김지현씨는 왜 그날 인제대교에 있었던 것일까. 지현씨가 고등학교 3년간 아르바이트를 했던 식당 주인은 "같이 지내보니 너무 마음씨가 예뻤다. 너무너무 순수하고 예쁜 아이였다"고 회상했다.

그는 "형편이 너무 안 좋았다. 아저씨는 일을 못 하셨던 것 같다. 많이 아프셨다. 아줌마 혼자 돈을 벌어서 가정을 꾸렸어야 했다. 지현이가 엄마를 도와주고 싶어서 아르바이트를 한거다. 대학에 가고 싶은데 대학에 가기 너무 힘들 것 같다고 했다"고 밝혔다.

식당 주인은 간호사를 꿈꾸던 지현씨에게 간호학원에 다닐 것을 권유하며 도와줬지만 간호학원 기숙사에 입소하는 날 지현씨가 시신으로 발견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전날 지현씨와 함께 놀았다는 친구들을 만났다. 토요일이었던 그날 오후 6시께 지현씨와 친구들은 주점에 모였다. 스무살, 대학교로 사회로 각자의 길을 찾아 떠나기 전 함께 하는 마지막 자리였다. 밤 12시께 모임이 끝난 후 친구 유선(가명)씨의 제안으로 지현씨와 진희(가명)씨는 유선씨의 집으로 향했다. 불과 20분 뒤 지현씨가 누군가를 만나러 간다며 집을 나섰다고 한다. 한사코 지금 다녀와야 한다는 지현씨에게 유선씨는 자신의 휴대전화를 빌려줬다. 그날 밤 지현씨가 만나러 간 사람은 짝사랑했던 친구 광현(가명)씨였다.

작별을 앞두고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기 위해 나섰던 것. 그리고 얼마 후 지현씨가 친구들에게 전화를 걸어왔다. 진희씨는 "만나고 다시 집으로 오려고 돌아오는 길이다. 체육관이 보인다고 했다"고 말했다. 새벽 1시38분께였다. 돌아올 시간이 되도 돌아오지 않자 친구들은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고 얼마 뒤 전화기 전원이 꺼졌다고 한다. 경찰 조사 결과 전화기 전원이 꺼진건 새벽 2시6분 인제대교 근처 기지국으로 확인됐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만난 광현 씨는 "농담을 주고 받다가 나랑 있으면 좋다든지, 좋아했었다는 이야기를 했다. 얘기 나누다 헤어졌다. 한시간 채 안 됐을거다. 보건소, 남초등학교 쯤에서 헤어진 거로 기억한다. 나는 친구가 PC방에 있다고 해서 PC방에 갔다"고 말했다. 당시 경찰 역시 광현씨의 알리바이를 조사했고 광현씨는 용의선상에서 제외됐다.

광현씨와 헤어진 뒤 친구들과 통화에서 지현씨는 유선씨 집으로 가는 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통화부터 전화기 전원이 꺼진 사이 28분간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광현씨와 헤어진 뒤 친구들에게 말한 인제체육관은 광현씨와 헤어진 남초등학교와 일직선으로 연결돼 있다. 초등학교에서 체육관까지 직선거리고 약 700m, 유선씨 집에 가기 위해서는 초등학교를 지나 육교를 건너야 한다. 납치 예상 지점에서 범행장소인 인제대교까지는 약 4km. 중간에 터널도 있다. 분명 차를 타고 이동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지현씨가 평소 모르는 사람의 차를 절대 타지 않는 성격이라면 범인은 면식범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비면식범이라도 불가능하진 않다. 무력을 사용해 강제로 태웠을 수 있다. 지현씨 몸에는 폭행 흔적이 있었다.

범인이 지현씨를 유기한 곳은 인제대교 인제방면 세번째 교각 아래다. 그런데 이 방향은 지현씨를 납치한 읍내로 돌아가는 방향이다. 프로파일러는 "범행이 다 끝나고 나면 검거되지 않고 살아야 된다는 것이 각성되는 시점이다. 시신을 빨리 유기하고 은폐할 수 있는 곳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범인은 이 지역 주민일 가능성이 높다.

국과수 부검에서 피해자 몸에서 DNA가 검출되지 않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법의학자들은 "성폭행에서도 반드시 정액이 있는 것은 아니다. 정액 반응이 음성이라고 성폭행을 제외할 수는 없다", "성폭행 피해자 사망자의 사인이 대부분 목졸림이다"고 말했다. 특히 지현씨의 시신이 알몸 상태인 것으로 봐서는 성폭력이 의심되기도 하는 상황이다. 경찰은 지역의 연고가 있는 누군가가 우발적으로 성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을 두고 수사에 나섰지만 유력 용의자는 없었다.

그런데 한 통의 제보 전화가 SBS로 들어왔다. 자신의 이 사건의 목격자라며 전화를 걸어온 남자는 확신에 차 있었다.

제보자는 지난 2015년 11월에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인제대교 추락사건을 봤다고. 그는 "'내가 목격한건데?' 그런 생각이 딱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양쪽으로 가로등이 하나도 없다. 쌍라이트를 켰다. 켜는 순간 반대편에서 나는 마네킹이라 생각하는걸 집어던지는 장면을 보고 '마네킹을 왜 저기다 버리지?'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다"고 밝혔다.

제보자는 "한 올도 안 걸친 것 같다. 내가 그 생각을 못했다. 마네킹은 머리카락이 없지 않냐. 머리카락이 길었다. 남자는 키가 좀 컸다. 둘러메고 있었다. 여자 뒷모습만 보이고 (남자) 팔만 보였다. 다마스 화물차였다. 겨울인데 눈은 그렇게 안 왔다. 그낭 도로 양쪽으로 얼음이 많이 있었다. 눈이 오지는 않고 바닥에 쌓여있는거였다. 숙소에서 미시령 넘어서 국도를 타고 오다가 다리가 있는데 그게 인제대교인지는 몰랐다"라고 말했다. 당시 날씨는 기억하면서도 대교 이름이나 목격한 시간에 대해서는 차이가 있다.

전문가는 제보자의 이야기를 분석한 후 "신빙성이 높다. 길 건너편에서 이쪽을 보고 다리 위에서의 행위를 봤을 때의 여러가지 감각적인 정보도 생생하다. 속이려는 의도나 과장하려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아주 특이하다고 생각하는 장면 자체를 마네킹을 버린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는 것이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 요일, 장소, 시간 이런 것을 구체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오히려 타당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야간에 반대편 난간에 서있는 피실험자를 발견하는 것이 가능한지 실험에 나섰다. 그런데 피실험자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제보자의 기억이 잘못된 것 아닐까. 맞은편 차량의 불도 켜자 중앙분리대 촘촘한 구멍들 사이로 피실험자의 모습이 뚜렷하게 확인된다.

15년 전 찰나의 기억을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제보자에 최면을 시도했다. 제보자는 "아무것도 안 보여서 상향등을 켰다. 마네킹이 보였고 작은 하얀 차가 있었고 그 뒤로 견인차가 있었는데 레카차에서 서치라이트를 비춰서 내가 거기를 주시하고 있는 동안에 마네킹을 버리는 줄 알았다"고 말했다. 마네킹을 버리는 사람 곁에 소형차와 견인차가 있다는 것.

제보자는 또 "마네킹을 버리는 것 같다. 들고 있는 남자 왼팔이 보였다. 옷은 중간에 파란색 입고 온 젊은이가 하나 있었다. 바지는 안 보인다. 까맣게만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견인차에 대해 "안 보인다. 사람들이 안 보이고 견인차가 출발했다. 한참을 달려가는데 견인차가 내 옆에 붙었다. 내가 1차선을 달리고 있었기 때문에 조수석 옆으로 다가와서 깜짝 놀랐다. (반대편에 있었던) 견인차 색깔이랑 똑같다. 노란색"이라고 말했다.

대교 반대편에 있던 견인차가 대교 끝에서 유턴해 그를 따라온다. 그런데 최면 전문가가 번호판이나 얼굴 등 구체적인 것을 묻자 제보자는 불편한듯 몸을 움직였다. 제보자ㅣ는 "정지화면에서 밑에 번호판을 보려고 내리는데 화면이 밑으로 안 내려가더라. 내가 기억을 하고 있으면 좋았을텐데 못 봐서 안타깝다"고 말했다.

사건 발생 한달 뒤 들어왔다는 흰색 소형차 마티즈 제보. 당시 제보자는 누구였을까. 당시 경찰은 "제보가 사건 발생 한달 후에 이루어졌고 지금처럼 CCTV나 장비가 없어서 차량 정보가 없었다. 공업사에 일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왔다갔다 다니니까. 견인차 기사였다"고 말했다.

우연일까. 최초 제보자인 견인차 기사는 이 사건에 대해 뭔가 더 알고 있는 것 아닐까. 새로운 제보자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그는 살인 장면을 목격했을 뿐 아니라 공범 가능성을 시사하는 중요 목격자가 된다.

제보자의 기억은 현장에 나온 뒤 더 선명해졌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현장에 간 제보자는 "내가 인제대교 미제사건을 목격한 사람인데 이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했더니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 왔다갔다 시간 버리고 일 못하고 쫓겨다닌다. 잊고 살았다. 문득 잠자기 전에 생각이 나서 제보했다. 그때 내가 전화 한 통만 했어도 바로 그 자리에서 범인을 잡았을텐데 그런 생각이 아쉽다. 영혼이 얼마나 억울했으면 자꾸 나한테 나타나겠냐. 안쓰럽다"고 말했다.

그가 봤다는 노란 견인차는 어떤 새로운 진실을 알려줄까. 제보자는 당시 노란색 견인차가 매섭게 자신을 따라왔다고 했다. 그가 본 견인차는 노란색 2.5톤 규모, 차량 기둥에 조명이 달려있었다. 견인차 기사가 사건과 관계 있다면 전문가의 분석처럼 그는 이 지역에 연고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 지역 견인차 관계자들에 따르면 2000년대 초반엔 2.5톤 노란색 견인차(마이티)가 많았다고 했다. 그런데 견인차에 부착한 조명은 제보자가 본 것과 다르다. 대부분 조명이 차 뒷쪽을 비춘다고 했다. 차량 앞쪽에 조명을 설치한 견인차는 흔치 않다는 반응이었다.

제보자의 기억이 정확하다면 수사 대상 견인차가 조금 더 좁혀질 수 있다. 이 사건에 등장하는 또다른 견인차 운전기사, 사건 발생 한달 뒤 인제대교에서 서울방향으로 정차한 흰색 마티즈를 봤다는 사람이다.

이수정 교수는 "그 제보자를 찾아 확인을 해봐야 한다. 마티즈가 맞느냐가 핵심일 수 있다. 견인차 운전자가 제보한 것이라면 또다른 제보자가 견인차가 쫓아왔다고 이야기 하니까 충돌 지점이 생긴다. 그 사람이 봤던게 진짜 마티즈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수사에 혼선을 야기하기 위한 허위제보일수도 있다"고 말했다.

2003년 당시 제보자가 일했던 공업사를 찾았다. 관계자는 "원래 여기 사람이 아니다. 그냥 아무 얘기도 없이 어느날 그만뒀다. 서울 쪽에서 사고치고 멀리 도망와서 여기서 일한다고 그렇게 들은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그를 아는 사람을 만날 수 없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이 내용을 경찰에 제보했다. 경찰 측은 "재감정도 해보고 친구들, 주변사람들 진술 청취도 해봤으나 특이한 단서가 발견되지 않았다. 수사의 단서가 부족해 수사가 어려운 상태였다"며 "그분(새로운 제보자)이 특별한 날에 왔다가 서울로 가는길에 인제대교에서 봤다는 상황과 통과 시간이 비슷해서 신빙성은 충분할 것으로 보인다. 최우선적으로 검토해 수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사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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