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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 배우 개런티 깎아 만든 북한신, 장관일 수밖에[무비와치]
2018-08-10 06:16:01


[뉴스엔 배효주 기자]

영화 '공작'(감독 윤종빈)은 총기 액션이나 카체이싱 장면 없이도 규모가 큰 블록버스터처럼 느껴진다. 어디로 어떻게 흘러갈지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긴장감 넘치는 스토리에 충무로 최고 배우들의 열연, 거기에 더해 마치 다큐멘터리를 스크린으로 옮겨 놓은 듯 장엄한 시퀀스 때문이다.
영화 중반부터 등장하는 북한 평양신은 '공작'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 중 하나다. 윤종빈 감독과 제작진은 철저한 자료조사와 고증을 통해 90년대 북한을 영화관으로 데려다놨다. "몰입감을 주기 위해 평양 장면이 가장 중요했다"는 윤종빈 감독은 "아시다시피 대한민국 국적자는 북한에서 촬영을 할 수가 없다. 외국 국적자는 가능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가능한 모든 것들이 동원됐다. 윤종빈 감독은 "외국에 북한 촬영 소스를 따다 파는 업체가 있어서 구매해 합성도 했다. 평양과 비슷한 연변에서 촬영을 많이 했다. 연변이 평양을 본 따서 만든 도시라 하더라. 오픈 세트도 짓고, 강원도 폐탄광촌에 있던 옛날 숙소도 리모델링했다. 다양한 방식으로 평양을 구현했다"고 설명했다.

안기부 스파이 박석영(황정민 분)이 김정일 국방위원장(기주봉 분)을 만난 곳 역시 세트다. 윤종빈 감독은 "돈 많이 썼다"며 "예산 때문에 어려움이 있기는 했다. 액션 없는 스파이물에 거액을 투자한다는 건 투자자로서는 어려운 결정이다. 최대한 빠듯하게 찍었다. 주연 배우들이 개런티를 깎아 출연했다. 저도 마찬가지다. 그렇게 마련된 예산은 제작비로 다 넣었다"고 말했다.

기주봉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변신시키기 위해 할리우드의 도움을 받았다. 윤종빈 감독은 "제작팀에게 '최대한 똑같았으면 좋겠다' 주문했더니 '어떻게 그렇게 하느냐?' 하더라. CG를 사용해볼까 했지만 예산 측면에서도, 퀄리티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결정이 났다. 결국 특수분장으로 돌렸다. 미국에서 특수분장 잘하는 팀을 서치했다. '나는 전설이다' '맨인블랙3' 담당했던 팀으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기주봉은 3명의 후보 배우 중 할리우드 특수분장팀이 직접 선택했다. 윤종빈 감독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키가 비슷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배우 세 명을 추려서 특수분장팀에 넘겼다. 기주봉 선생님을 보고 가장 비슷하게 만들 수 있겠다고 하더라. 어느 정도 비슷함이 있는 사람에 덧댈 수 있지, 전혀 비슷하지 않은 사람을 분장시키면 티가 난다 하더라. 기주봉 선생님이 직접 미국으로 갔고, 본 뜨는 데만 몇 달이 걸렸다"고 수고로움을 밝혔다. 각고의 노력 끝에 만들어낸 90년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영화를 보던 외국인 관객을 술렁이게 만들 만큼 감쪽같았다.

극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귀티가 흐르는 강아지와 함께 등장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이 역시 철저한 고증 끝에 탄생한 것이다. "한국에 있는 북한 관련 서적은 다 봤다"는 윤종빈 감독은 "'친애하는 지도자에게'라는 책을 보면 저자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처음 만난 기억을 상세히 적어두었다. 영화에서처럼 산넘고 물건너 별장에 가 손까지 소독하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기다리고 있는데, 말티즈 한 마리가 함께 걸어 들어와 자신의 발을 핥았다고 한다. 실제로 김 국방위원장이 애완견을 굉장히 좋아해 많이 키웠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순종 강아지를 섭외해 털에서 윤기가 나도록 관리하는 데 시간만 3개월, 비용은 2500만 원이 들었다고 하니 기절할 디테일이다.

영화 후반부 구룡강 인근 장마당 장면은 북한의 참혹한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굶주린 북한 주민은 마구잡이로 죽어나가고, 박석영은 쓰레기 더미에 아무렇게나 쌓여있는 시체를 보며 깊은 생각에 잠긴다. 이 장면을 꽤 길고 자세하게 연출한 것은 리명운(이성민 분)의 내면을 관객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다.

리명운은 북한의 대외경제위 처장으로서 북한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엘리트다. 강인한 신념, 냉철한 판단력과 함께 인류애도 갖췄다. 박석영을 사사건건 의심하고 위협하는 국가안전보위부 과장 정무택(주지훈 분)과는 달리, 박석영과 깊이 교감할 줄 알며 "북한도 변해야 한다"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인물이다. 윤종빈 감독은 "북한의 실상이 참혹하게 그려져야 리명운의 진심을 알 수 있다"며 "그 사람이 무엇 때문에 그러려고 했나 알 수 있는 장면이기 때문에 길게 보여주려 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작'은 8월 8일 개봉해 절찬 상영 중이다



.(사진=영화 스틸, CJ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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