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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애하는 판사님께’ 정의로운 판결이 비극을 낳는 현실[TV와치]
2018-08-02 09:10:28


[뉴스엔 이민지 기자]


'친애하는 판사님께'가 묵직한 메시지를 던졌다. 주인공의 기행으로 웃게 만들던 드라마는 순식간에 보는 이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8월 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극본 천성일/연출 부성철) 5-6회에선는 가짜 판사 한강호(윤시윤 분)의 정의구현 재판이 통쾌함을 안겼다.
한강호는 갑질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재벌 3세 이호성(윤나무 분)의 재판을 앞두고 있던 상황. 한강호는 의문의 남자로부터 1억원 제공을 제안 받았고 오상철(박병은 분)은 이호성 측이 원하는 판결이 선고유예임을 전했다. 한강호는 1억원에 눈이 멀어 이호성에게 선고유예를 판결하려 했다고 시보 송소은(이유영 분)과 대립했다.

그러나 한강호는 모두의 예상을 깨는 행보를 보였다. 한강호는 변호사에게 50억을 주면서 자신에게는 1억 밖에 주지 않는다는 것에 화가 난 채 재판에 들어갔고 작정한 듯 이호성을 몰아세웠다. 이호성이 굽히는 척 하면서도 제대로 굽히지 않고, 반성한다는 말도 하지 않자 한강호는 그 자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했다. 집행유예도 없는 실형이었다.

한강호는 양심이나 정의를 위해 정의로은 판결을 내린 것은 아니었다. 게다가 그에게 1억을 약속했던 이는 이호성이 아니었고 라이벌 그룹이었다. 한강호는 라이벌 그룹으로부터 1억원을 챙겼고 10억을 걸고 다른 재판의 청탁까지 접수했다. 정의나 양심이 아닌 불량판사 한강호의 캐릭터가 고스란히 드러난 대목.

한강호의 의도는 아니었지만 그는 양심적이고 정의로운 판사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그의 목적이 뭐가 됐든 결과적으로는 정의로운 판결이었기 때문이다.

진짜 문제는 그 다음에 찾아왔다. 한강호의 재판은 정의로웠지만 그 결과는 비극적이었다. 당초 이호성의 폭행으로 실명한 피해자 측은 이호성의 죄를 물을 생각이 없었다. 이호성 회사의 하청 업체에서 일하고 있던 아들은 위로금을 받고 모든 것을 묻으려 했다. "어차피 이기지 못할거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생각이었다. 거대한 바위와 부딪혀봤자 깨지는건 계린일테니.

한강호의 재판은 피해자들에게 지옥이 됐다. 각막 이식 수술을 앞두고 있던 피해자는 병원의 수술 거부로 시력을 회복할 기회를 놓쳤다. 피해자의 아들은 회사는 하청계약이 해지됐고 그는 회사에서 쫓겨났다.

피해자의 아들은 한강호와 송소은을 찾아와 "당신들이 말하는 정의가 이런거냐. 사람 못살고 죽게 만드는게 네가 원하는거냐. 내가 뭘 잘못 했는데"라고 호소하고 "당신들이 이긴거지 내가 이긴게 아니다. 당신들 재판 하나가 우리 가족 살 길을 다 망쳤다. 퇴직금 가압류 당하고 이러다 우리 가족들 다 굶어죽는다"고 원망했다. "어차피 못 이긴다고 그냥 놔두라고 했잖아"라며 오열하는 피해자 아들의 모습은 가슴 아픈 현실이 고스란히 투영됐다.

빈정상한 한강호의 비뚤어진 마음이 정의로운 판결을 내렸고, 그 정의로운 판결은 비극적인 현실을 만들었다. 드라마에서 통쾌한 재판은 시청자들의 속을 뻥 뚫리게 하지만 현실은 정의로운 재판이 정의롭고 속시원한 결과를 담보하진 않음을 보여준 것.

이 현실에서 한강호가 피해자 아들을 질책하며 한 말은 이 드라마가 그리고자 하는 앞으로의 행보를 짐작케 한다. 한강호는 피해자 아들에게 "이호성이랑 싸우면 된다. 무서워서 못하는거지. 지금까지 이긴 사람이 없으니까 당연히 못 이기는줄 알고. 똑바로 들어라. 노예가 주인 만드는거다. 주인이 노예 만드는게 아니다"고 일침했다. (사진=SBS



'친애하는 판사님께'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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