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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 심각하다” 작정한 ‘블랙하우스’ 축구협회 저격[TV와치]
2018-07-13 11:11:25


[뉴스엔 이민지 기자]

'블랙하우스'가 축구협회를 제대로 정조준했다.

7월 12일 방송된 SB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에서는 '2018 러시아 월드컵 특집 한국축구를 말하다'가 진행됐다.

SBS 축구해설위원 박문성, 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축구 칼럼니스트이자 스포츠 에이전트 S&P 최호택 대표, 스포츠에이전트 DJ매니지먼트 이동준 대표가 출연해 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논했다. 이날 '블랙하우스'에서는 축구협회에 대한 실랄한 비판의 목소리가 오갔다. 특히 이들은 작심발언을 하는 듯 축구협회와 한국 축구 시스템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에서 대한민국 대표팀은 2연패 후 피파랭킹 1위 독일을 격파했다. 선수들은 투혼을 보여줬지만 한국축구의 위기는 월드컵 때마다 계속되는 주제다. 특히 선수 선발 논란은 매번 반복되고 대한축구협회는 4년전과 전혀 달라진 부분이 없다. 축구협회 관련 기사는 4년 단위로 똑같은 내용이다.

홍명보 축구협회 전무의 발언이 먼저 도마 위에 올랐다. 홍명보 전무는 지난 5일 기자간담회에서 방송 3사 해설위원들에 대해 "현장이 얼마나 어려운지 경험했으면 좋겠다. 꼭 현장 지돚자나 감독으로 경험한다면 해설 내용이 깊어질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발언은 뜨거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최호택 대표는 박문성 위원에게 "해설 그만둬야 한다. 현장 경험이 없지 않냐. 해설을 그만두든지 아니면 축구협회 행정이나 지도력에 대해서는 이야기 하지 말든지. 전술, 전략만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명보 전무가 감독 시절 중국 진출을 담당했던 이동준 대표는 "옆에서 봤던 모습을 보면 기본적으로 조직에 충성도가 높은 분이다. 그래서 어폐가 생길 수 있는 부분도 강하게 이야기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박문성 위원은 "그 멘트를 포함해 월드컵 이후 관계자들이 내뱉는 이야기의 맥락을 보면 문제가 심각하다고 본다. 문제점을 본인들이나 협회에서 찾지 않고 외부로 돌린다. 팬들이나 선수에 대한 아쉬움을 이야기 한다. 선수들이 기술을 부족한 것이나 문제를 반복하지 말라고 협회가 있는거다. 협회가 할 이야기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류청 기자 역시 "위기가 있는 것을 공감하는 멘트를 못 들었다. 실패한 것에 대한 공감을 전혀 못하고 있다는게 가장 아프더라"고 덧붙였다.

박문성 위원은 "생각보다 훨씬 더 큰 위기다. 이번에 16강을 못 가서가 아니다. 한국축구가 이번에 러시아에서 보여준 축구가 뭐냐고 물어보면 대답하기 어렵다. 선수들이 눈물 날 정도로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전술적으로 어떤 축구였냐. 우리 색을 모르겠다. 우리 색을 만드는게 지도자의 문제가 지도자를 투자하고 보호해주고 밀어주는게 협회이다. 우리나라만 이렇게 싸웠다. 한심했다"며 "독일전 2-0 승리는 오랫동안 기억될 우리 선수들의 승리이지만 한편으로는 협회가 이거로 매를 덜 맞는구나 생각이 들더라"며 안타까워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문제도 꼬집었다.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경우 1997년 이후 79명의 감독이 바뀌었다. 월드컵 예선부터 본선까지 치른 감독은 허정무 감독 뿐이었다. 이렇게까지 잦은 감독 교체는 이례적인 일이다. 전문가들은 축구협회가 월드컵 성과로 비판을 받을 때 감독 뒤에 숨고 감독을 경질하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한다고 비판했다.

박문성 위원은 "협회는 어디 있느냐. 협회가 진짜 혼나야 될게 감독 선임 문제라고 생각한다. 혼나고 욕 먹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 홍명보 감독 실패했다. 욕먹을 수 있다. 그런데 홍명보 감독, 선수 밟아서 던지면 끝나냐. 4년 뒤에 얻은게 뭐있냐. 이번에 신태용 감독 16강 못갔고 몇몇 선수 부족했다. 이번에도 버리면 한국축구가 나아가는거냐. 왜 협회는 책임이나, 협회가 해야할 일을 이야기 하지 않죠?"라고 의문을 표했다.

비난이 있을 때마다 감독을 바꿔서 돌파하려 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해왔다는 것. 박문성 위원은 "일본의 경우, 웬만하면 한명의 감독을 선임해 4년간 팀을 이끌어가서 그 철학과 흐름대로 월드컵을 치른다. 4년간 배운걸 일본축구의 자산으로 만든다. 우리는 1년5개월마다 계속 잘라왔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축구대표팀 차기 감독 후보에 신태용 감독이 후보로 올라 눈길을 끈다. 기존의 후보들과 신태용 감독이 경쟁해 차기 감독이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류청 기자는 "안타까운 것은 평가하지 않고 감독 선임을 시작한 것이다. 평가가 끝난 다음에 우리가 뭘 잘못 했으니 이 감독을 유임시킬 것인가 자를 것인가를 결정한 후에 감독선임위원회를 열고 발표해야 한다. 이제 감독 선임을 시작하는데 신태용 감독을 후보에 넣는다고 한다. 평가를 안했는데 후보에 넣는다는건 특채인가?"라고 의문을 표했다.

박문성 위원은 "끼리끼리 문화가 너무 강하다"며 인맥축구를 지적했다. 이에 이동준 대표는 "외국인 감독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박지서 히딩크 같은 인연이 있는 것처럼 외국인 감독이 들어왔을 때는 기술 뿐 아니라 그의 네트워크가 들어온다. 그 네티워크가 강력하다"고 외국인 감독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박문성 위원은 "슈틸리케 감독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그때 영입이유가 독일 축구 시스템을 배우겠다는 것이었다. 지금 생각하면 황당하다. 감독 한명 데려와서 독일 축구 시스템을 한국 축구에 입히겠다고 한거다"고 꼬집었다. 박항서 감독의 베트남 진출을 도운 이동준 대표는 "한명 감독이나 시스템이 들어와서 바꿀 수 있다 생각했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들어왔을 때 우리가 어떻게 수용할 수 있을까가 더 포인트라고 봤다"고 다른 시각을 제시했다.

국가대표팀의 기반이 되어야 할 K리그와 유소년 축구 시스템의 문제점도 심각하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박문성 위원은 "독일 분데스리가에는 20,30대 감독이 많다. 분데스리가는 열어둔거다. '당신이 과거에 무엇을 했는지 중요하지 않다. 지금 보여주는 퍼포먼스가 중요하다'는 이야기다다. 좋은 지도자가 당연히 나온다"고 밝혔다.

이동준 대표는 이에 한국 축구가 유명선수 중심으로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K리그 감독들을 보면 고착화 돼 있다.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라는 이름으로 비스타 출신들이 다양한 길들을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문성 위원 역시 "이건 정말 심각한 문제다. 우리나라 지도자들의 현재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축구의 고질병으로는 늘 골 결정력 부족, 수비 불안이 꼽힌다. 여기엔 선수 개인 역량이 아닌 육성이 문제라는데 의식을 같이 했다.

박문성 위원은 "전문적으로 수비를 배운 선수가 적다. 미드필더나 공격수를 보다가 잘 못해서 내린 선수가 많다. 어린 선수들이 수비수를 안하려고 한다. 아이들에게 멋있지가 않은거다. 자기가 유명한 선수들은 다 미드필더나 공격수다. 아이들은 수비수를 시키면 운다"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다.

최호택 대표는 "중학교 축구팀을 데리고 벨기에에서 연수한 적이 있다. 감독이 따라갔는데 경기 할 때 선수들이 잘 못하면 소리지르고 쌍욕하는거다. 경기 끝난 후 벨기에 감독이 나에게 '저 사람 저렇게 소리지르면 경기장 못 오게 하겠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창의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유소년 교육 시스템부터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문성 위원은 "벨기에는 유로2000에서 조별예선 탈락했다. 15~20년 플랜을 만들어서 이번에 4강에 간거다. 창의적 축구를 위해 터치라인에서 작전지시를 아예 금지했다. 어린 선수팀 감독들은 경기 중 터치라인에서 지시를 못한다. 할 이야기는 훈련할 때 한다"고 말했다. 이동준 대표는 "선수가 도전적이고 창의적인 플레이를 할 때 리스크에 대해 본인이 책임져야 하니까 지도자들이 뭐라고 한다. 어릴 때부터 주눅이 들어 플레이 한다. 그게 성인이 돼서 바뀌겠냐"고 지적했다.

박문성은 "일본 기자한테 들었던건 '너희는 한국축구는 천재만 믿고 무너질거다. 너희가 무슨 시스템, 환경이 있냐. 너희는 항상 차범근 박지성 손흥민 등 하늘에서 가끔씩 태어나는 선수로 축구하잖아'라고 말했다"고 말했다.

축구협회가 경쟁자 없이 독점하고 있는 상황 자체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축구협회는 정몽준, 정몽규 등 현대가(家)에서 축구협회장을 많이 맡아오고 있다. 축구협회장은 지역축구협회 회장 등이 대의원이 돼 간선제로 선발하고 있다. 기존에 회장을 하고 있는 인물과 관련된 네트워크가 형성돼 있어 독점이 유리하다는 지적이다. 문제제기를 통해 조금씩 폭이 넓어지고 있다고.

박문성 위원은 "축구협회의 행정 자체보다 행정을 하는 사람이 문제다. 난 현대가의 독점이 문제라기 보다 경쟁체제가 없는게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동준 대표 역시 "축구협회는 경쟁상대가 없다. 경쟁상대가 없는 조직이 보여주는 전형적인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문성 위원은 "일을 잘하면 이해할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인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가가 궁금하다. 그분들이 매우 진지하게 현재를 봤으면 좋겠다.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최후의 보루인 대표팀도 이렇게 장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협회가) '현실이 어렵다'고 이야기 하는데 그러면 현실을 바꿀 수 있는 사람과 조직에게 기회를 줘야한다.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SB



S '김어준의 블랙하우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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