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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치]뛰는 박서준 위에 나는 ‘김비서’ 박민영, 캔디 아니라 치료제였다 지연주 기자
지연주 기자 2018-06-29 16:16:32


[뉴스엔 지연주 기자]

대기업 부회장과 연애하는 비서. 흔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의 설정이다. 이때 여성은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형 캐릭터인 경우가 부지기수다. 가난해도 당찬, 그러나 결국엔 부유한 남성 캐릭터에 의지해 생존하는 캐릭터 말이다. 그러나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극본 백선우, 최보림/연출 박준화) 속 박민영은 다르다. 캔디가 아닌 박서준 트라우마 치료제로 나선 박민영이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어 냈다.
박민영이 극중 맡은 김미소는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여성 캐릭터의 전형성을 두루 갖추고 있다. 김미소가 낮은 스펙에, 이영준의 눈에 띄어 뽑혔다는 점은 여타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의 무능력한 캔디형 여성 캐릭터와 유사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차별점이 눈에 띄는 매력적인 인물이다. 김미소는 9년간 까칠한 부회장 이영준(박서준 분)을 보필해왔다. 김미소는 '전설적인 비서'라고 불릴 만큼 특출난 업무능력을 선보이며 캐릭터의 차별화를 이끌었다.

차별점이 가장 돋보이는 부분은 3회다. 김미소는 3회에서 신축 도서관 개관 행사에 북 콘서트 아이디어를 내고, 갑자기 정전된 상황 속에서도 이영준보다 차분하게 길을 찾는 등 완벽한 비서의 면모를 뽐냈다. 김미소는 케이블 타이를 보고 패닉에 빠진 이영준도 진정시켰다. 직접 케이블 타이를 끊어냈고, 차를 끓여서 내왔다. 후임 비서를 이영준 앞에서는 감싸 안는 동시에 뒤에서 호되게 꾸짖은 것도 김미소였다.

이처럼 김미소는 이영준의 곁에서 자신의 능력을 한껏 발휘했다. 김미소는 남성 캐릭터에 의지하는 여성 캐릭터가 아닌, 남성캐릭터가 의지하는 강인한 여성 캐릭터로 자리매김했다.

김미소의 주체적인 면모는 업무뿐만이 아니라 애정 표현에서도 돋보였다. 나르시시즘과 트라우마에 갇혀 사랑하는 감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이영준과 달리 김미소는 적극적으로 마음을 드러냈다. 김미소는 "연애 해줄 테니 일은 계속해"라는 이영준의 고백을 당돌하게 거절했다. 진심이 담겨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영준은 김미소의 거절에 당황해했고, 이후 자신의 진심을 조금씩 표현하기 시작했다. 김미소의 당돌한 모습이 이영준을 변화시킨 것이다.

앞서 김미소는 어린 시절 자신을 유괴범에게서 구해준 '오빠'의 존재가 이영준일 것이라 추측했다. 이영준의 발목에 케이블 타이로 묶인 상처가 남아있고, 이영준이 선물한 캐러멜이 과거 '오빠'가 자신에게 건넸던 캐러멜과 똑같았기 때문이다. 김미소는 추측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이영준에게 "어렸을 때 유괴당한 적이 있는지 궁금하다. 내가 생각하는 '오빠'가 맞는지 알고 싶다"고 물었다. 또 고백도, 키스도 자신이 주도적으로 해 나가며 시청자에게 색다른 설렘을 안겼다.

김미소는 이영준의 어머니인 최여사(김혜옥 분)의 과거 이야기를 듣고, 그를 자신이 생각하는 '오빠'라고 확신했다. 이후 이영준에게 "보고 싶었다. 제가 부회장님을 좋아한다"고 고백했다. 이영준은 김미소의 마음을 확인하고 키스하려 했지만, 눈을 감는 순간 트라우마가 발동해 김미소를 밀어냈다. 김미소는 그런 이영준에게 천천히 다가가 먼저 입을 맞췄다. 곧 이영준도 자신의 트라우마를 이겨내며 김미소의 입맞춤을 받아들였다.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에서 키스 장면은 남성 캐릭터가 주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김미소는 달랐다. 이영준이 트라우마로 입을 맞추지 못하자, 오히려 자신이 먼저 다가갔다. 또박또박하게 자신의 마음을 밝히고, 먼저 입을 맞추는 박력까지 지닌 김미소는 기존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속 여성 캐릭터에서 찾아볼 수 없는 저돌적인 매력을 지녔다.

남성 캐릭터가 의지할 정도로 똑 부러진 업무 능력, 남성 캐릭터의 상처까지 보듬어 안는 카리스마까지, 김미소는 전형적인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속 캔디형 여성 캐릭터를 완벽히 비틀었다. 말 그대로 뛰는 보스 이영준 위에 나는 비서 김미소다. 캔디가 아닌 치료제로서 과연 김미소는 이영준의 상처마저 치료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사진=tvN &#



039;김비서가 왜 그럴까' 캡처)


뉴스엔 지연주 pla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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