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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치]‘식량일기’의 교묘함, 황교익 맞는 말에 거부감 드는 이유 김예은 기자
김예은 기자 2018-06-14 06:06:59


[뉴스엔 김예은 기자]

무슨 말인지는 알겠는데, 거부감이 든다. 왜 굳이 황교익을 깜짝 섭외, 직접 기른 동물을 잡아먹는 것에 정당성을 부여한 걸까.

6월 13일 방송된 tvN ‘식량일기 닭볶음탕 편’에서는 닭볶음탕을 위해 농사를 짓는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방송 초반엔 맛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등장, 식량으로 키우는 가축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
‘식량일기’는 닭볶음탕 한 그릇을 먹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해 얘기하고자 만들어진 프로그램. 하지만 병아리를 알에서 부화시키는 것부터 보여주며 이를 닭으로 길러 결국은 잡아먹으려는 듯한 이야기를 그려내 쓴소리를 들었다.

제작진은 이와 같은 논란을 방송 전부터 인지하고 “지켜봐달라”고 했지만, 보는 이들은 그러지 못했다. 동물권 단체들은 닭을 직접 키워 죽이고, 먹는다는 제작진의 기획의도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비윤리적’이라는 이유로 프로그램의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때도 ‘식량일기’ 측은 ‘지켜봐달라’는 말만 반복했다.

그런데 이날 출연한 황교익은 도축을 두고 “잡아먹는 게 꺼림칙하지 않나. 그래서 다른 사람한테 시킨다”며 “현재 산업사회에서는 도축하는 것을 한군데 다 몰았다. 지금 네티즌이 반응하는 것은 동물을 먹어왔지만 동물을 잡는 것을 경험하지 않아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이라고 본다”고 짚었다. 그렇기에 이 프로그램이 의미 있다는 말도 했다.

또 그는 과거 할머니와 함께 닭을 잡은 경험을 예로 들었다. 할머니가 닭의 목을 꺾고 자신의 품에 준 뒤, 식칼로 목을 땄다고. 이에 황교익은 닭의 목숨이 달아나는 것을 몸으로 느꼈다. 그는 이 경험에 대해 “그때의 경험이 저한테는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 닭을 먹을 때 남김없이 먹어야 한다. 한 생명을 앗아가면서 먹는 일이다”고 말했다. 물론 맞는 말이다.

그런데 제작진은 방송에서 직접 기른 닭을 잡아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걸 정당화하는 듯하다가도 부화 못한 달걀이 쓰레기통에 버려지는 것을 보며 “혼란스럽다”고 말하는 박성광의 모습을 보여주고, 빠르게 성장한 병아리들을 돌보는 멤버들의 모습을 담으며 신비로우면서도 발랄한 배경음악을 사용했다. 황교익의 말과 멤버들의 행동은 상반된다.

닭볶음탕 한 그릇을 위한 노고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지만, 시청자들의 시선도 프로그램의 시선도 직접 기른 닭을 도축하는 것에 맞춰져 있다. 지켜봐달라고 했던 '식량일기' 측의 말은 어떤 의미였을까. 진짜 직접 기른 닭을 먹는 것에 큰 메시지가 있다면, 단순히 프로그램이 흘러가는 내용을 통해 보여줄 순 없었던 걸까. 황교익의 주장도 맞고, 멤버들이 느낄 감정도 이해가 된다. 다만 제작진의 교묘함에 설득이 되기보단, 거부감이 생기고 있다.(사진



=tvN ‘식량일기 닭볶음탕 편’ 캡처)

뉴스엔 김예은 kim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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