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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보고서]‘버닝’ 유아인의 애처로운 원맨쇼
2018-05-17 06:00:02


[뉴스엔 배효주 기자]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이창동 감독 신작 '버닝'이 5월 17일 국내 개봉한다. 제71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이기도 한 '버닝'은 16일(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시사회를 갖고 전세계 대상으로 최초 공개됐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각색한 영화 '버닝'(감독 이창동/제작 파인하우스필름, 나우필름/배급 CGV아트하우스/홍보사 호호호비치)은 유통회사 알바생 종수(유아인)가 어릴 적 동네 친구 해미(전종서)를 만나고, 그녀에게 정체불명의 남자 벤(스티븐 연)을 소개 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세 명의 캐릭터가 등장하는 것은 원작과 같다. 여자 주인공이 팬터마임을 하고, 아프리카로 떠났으며, 그 곳에서 헛간(영화에선 비닐하우스)을 태우면서 쾌감을 얻는다는 수상한 취미를 가진 남자를 만난다는 기본적인 설정 역시 동일하다. 그러나 등장인물 간의 감정선, 또 결말은 원작 소설과는 전혀 다르다.

소설의 화자가 '나'라면 영화의 시선은 종수를 따라간다. 종수를 연기한 유아인은 '버닝'을 통해서야말로 자신에게 딱 맞는 인생 연기를 펼친 듯 하다. 영화 '베테랑'에서 안하무인 재벌 2세 조태오로 분했던 그는 어디에도 없고, 문예창작과를 졸업한 후 변변한 직업도 없이, 분노조절장애가 있는 아버지 밑에서 자란 암울한 청춘 그 자체가 됐다. 패배감에 젖은 비주류 청춘을 표현하는 데는 아직까지 유아인을 대체할 배우가 없다고 느껴질 정도다.

반면 신예 전종서의 연기는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 처음 보는 얼굴이 신비감을 주고, 묘한 매력을 풍기는 비주얼을 연출하긴 하지만 대부분의 장면에서 연기가 튄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같은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인 데다 노출 장면이 있고, 신인의 데뷔작이라는 점에서 '아가씨' 김태리와 비교될 만 하지만, 김태리가 하정우, 김민희 등 쟁쟁한 배우 사이에서도 결코 존재감을 잃지 않고 오히려 이야기를 주도했던 것에 비하면 '버닝' 전종서는 훨씬 아쉽다.

스티븐 연 역시 어딘지 모르게 찝찝하고, 의뭉스러운 연기를 보여주기보다 마치 로보트처럼 감정이 없어 보인다. 교포 특유의 말투가 '발연기'를 하는 것처럼 들리기도 한다. 어울리지 않는 세 사람, 그 사이에서 유아인만 고군분투하고 있다.

비닐하우스를 태운다는 것은 결국 연쇄 살인을 의미한다. 스티븐 연이 연기한 벤은 두어달에 한 번씩 죽이기 만만한 여자를 골라잡아 살해하는 걸 즐기는 남자다. 전종서가 연기한 해미가 아무리 매력이 있다 한들, 살인 대상 혹은 종수의 도움을 받지 못해 죽어버린 안타까운 여자에서 그치게 된다. 요즘 시대에 '여자 안 죽이면 안 되는 한국 영화'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도 보인다. 물론 이는 원작을 따른 것이지만.

'버닝'은 이창동 감독이 2010년 영화 '시'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해외 영화제가 사랑하는 이창동 감독답게 돌아오자마자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공식 초청되는 쾌거를 안으며 명성을 입증했다. 적지 않은 수의 외신은 이창동 감독이 '버닝'으로 최고상에 해당하는 황금종려상을 받을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국내



흥행 점수는 어떨지, 귀추가 주목된다.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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