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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와치]‘바람바람바람’ 이엘, 호감 캐릭터가 될 수 없는 그녀의 변 박아름 기자
박아름 기자 2018-04-11 09:31:00


[뉴스엔 박아름 기자]

'바람 바람 바람'에서 관객들의 마음을 복잡하게 하는 인물이 있다. 바로 이엘이다. 영화 속 이엘은 비호감과 호감의 경계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한다.

지난 4월 5일 개봉해 절찬 상영중인 영화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은 20년 경력을 자랑하는 바람의 전설 석근(이성민 분)과 뒤늦게 바람의 세계에 입문하게 된 매제 봉수(신하균 분), 그리고 SNS와 사랑에 빠진 봉수의 아내 미영(송지효 분) 앞에 치명적인 매력을 가진 제니(이엘 분)가 나타나면서 걷잡을 수 없이 꼬이게 되는 상황을 그린 어른들을 위한 코미디다.
불륜을 소재로 한 19금 코미디 '바람 바람 바람'에서 이엘이 차지하는 비중과 임무는 막중하다. 두 남자 사이를 오가는 것은 물론, 심지어 미영의 집까지 들어와 살게 되는 불륜 유발 캐릭터이기 때문. 이 설정만 놓고 본다면 절대 호감이 될 수 없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자칫 잘못하면 불륜 미화 우려가 있는 영화의 중심에 서서 비호감 캐릭터나 악역으로 전락할 수 있는 위험요소도 갖고 있다.

이같은 위험요소를 이병헌 감독도, 직접 연기한 배우 이엘도 너무 잘 알고 있었다. 안 그래도 체코 원작 영화를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각색하는 과정도 어려운데 제니 캐릭터를 설득력 있게 만드는 과정이 여간 힘든 일이 아니었다. 최대 골칫 덩어리였던 제니 캐릭터를 이병헌 감독과 이엘은 어떻게 만들어 나갔을까.

이엘도 최근 인터뷰에서 "아슬아슬한 지점이 있다"고 인정했다. 그래서 이엘은 제니 캐릭터 자체를 생각할 당시 먼저 봉수(신하균)와 석근(이성민)을 유혹하고 집안에 풍비박산을 일으키는 캐릭터로 잡지 않았다. 이엘은 "일단 제니는 시나리오를 읽고 생각을 해봐도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 강한 사람이다. 그리고 애초에 자기가 가진 내면의 상처도 있다. 그러면서 '내가 인간 제니로서 다시 사랑받을 수 있을까, 다시 사랑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내면에 강하게 갖고 있는 캐릭터라 나도 그 지점에서 많이 고민했다. '다시 세상에 나와서 사람들한테 다시 사랑받고 사랑을 주고 이 관계를 다시 맺어나갈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있는 친구였다. 그래서 오히려 미영(송지효)하고도 쉽게 가까워질 수 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문제가 될 수 있는 부분은 봉수, 석근 두 남자 캐릭터와 모두 관계를 맺으면서 어떻게 그 중심에 있는 미영과도 친해질 수 있느냐다. 이는 많은 관객들이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엘은 "그건 오히려 사람에 대한 호기심이었다. 그게 나와 제니의 가장 큰 공통점인 것 같다. 내가 사람들을 대하고 항상 많은 사람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하면서 낯도 많이 가리고 그런 캐릭터다. 나도 사람이나 사랑에 받은 상처도 있다. 인간 김지현이 많이 갖고 있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냥 내가 사랑할 수 있느냐, 사랑받을 수 있느냐가 아니라 ‘다시’라는 두 음절이 진짜 중요하다. 인간적인 고민이 맞닿아있는 지점이다"고 털어놨다.

이병헌 감독도 가장 어려웠던 것도, 끝까지 자신을 힘들게 했던 것도 제니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각색하고 2주 정도는 멘붕 상태가 되어 키보드에서 손을 놓기도 했다고. 이병헌 감독은 "이엘씨와 '우리가 이 캐릭터를 답을 찾는게 이상한 것 같다. 우리가 모르는게 맞는 것 같다. 모르는게 정답인 캐릭터 같다'고 얘기했을 정도로 답이 아예 안 보이는 상태에서 작업을 하는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병헌 감독은 자신과 배우 이엘, 그리고 관객들을 설득시킬 방법을 생각했다. 고민에 빠져있던 이병헌 감독에게 힌트를 준 건 우연히 보게 된 셀프 포트레이트였다. 이는 연인과 헤어지고 치고박고 싸운 뒤 멍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자신의 사진을 찍고 방에 걸어놓은 것. 이병헌 감독은 "그 사진을 보면서 영감을 받았다. 우리가 생각했을 때 그런 과거, 아픔이 있구나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만 '그 안에 복잡하고 여러가지 생각, 감정들이 제니한테 있었구나, 과거가 있었구나' 유추할 수도 있고, 제니라는 캐릭터가 자신은 그것을 다 이겨내고 성장한 상태라고 착각하고 있는 상태라고 생각했다. 이 영화가 끝나는 지점에서 제니가 가져가는 성장 지점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이런 상태였구나'를 알아가는 정도"라고 소개했다.

캐릭터 구현이 영화의 가장 큰 고민거리였던만큼 제니는 가장 테이크를 많이 간 배역이기도 하다. 심지어 한숨 하나를 넣냐 빼느냐 하는 부분까지도 고민을 많이 했던 캐릭터라고. 게다가 엔딩으로 갈수록 더 어려워졌다. 이에 오히려 인간적인 감정을 많이 드러내려 노력했다는 이엘은 "비호감으로 보일 수도 있고 내 감정을 따라오기 어려울 수도 있다. 근데 제니의 인간적인 외로움을 봐줬으면 좋겠다. 제니 전사가 없어 어렵긴 할 테지만 내면의 상처나 그런 것들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불륜 미화 우려에도 불구, 4월 11일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바람 바람 바람'은 지난 10일 5만4,862명의 관객들을 끌어모으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지난 4월 5일 개봉한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은 현재까지 누적 관객수 72만8,736명을 동원, 100만 관객



돌파를 앞두고 있다. (사진=NEW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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