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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TV]노력도 허락 필요한 헬조선 ‘꿈은 언제?’(안녕하세요) 지연주 기자
지연주 기자 2018-04-10 06:20:27


[뉴스엔 지연주 기자]

“요즘 젊은 것들은 노력이 부족해.”

개인의 자기계발을 가혹하게 요구하는 어른들의 독설이 현재 헬조선을 만들었다. 그 어느 때보다 흙수저와 금수저 간 차이를 절실히 느끼며 상대적 박탈감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젊은 세대에게 필요한 것은 가혹한 독설이 아닌 칭찬과 격려다. 그러나 이제 노력마저 허락이 필요한, 더 깊은 수렁의 헬조선으로 빠져들고 있다.
4월 9일 방송된 KBS 2TV ‘안녕하세요’에서는 딸의 꿈을 독설로 짓밟는 엄마가 등장했다. 엄마는 싱어송라이터를 꿈꾸는 14살 딸에게 “어차피 안 될 거다”는 말로 일관했다. 엄마의 가혹하고 냉정한 독설은 MC들과 방청객을 경악게 했다.

딸은 “초등학교 4학년 때 악동뮤지션을 보고 싱어송라이터를 꿈꾸게 됐다. 노래를 통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는 게 꿈이다”며 “하지만 엄마가 계속 반대해왔다. ‘K팝 스타’ 1차 오디션에 합격했음에도 불구하고, 엄마가 부모님 동의서에 사인을 해주지 않아 2차 오디션에 아예 응시조차 못 했다”고 토로했다. 달은 억울함에 눈물을 보였다.

엄마는 “가수는 아무나 하나. 쟤 외모는 연예인 될 외모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보다 못한 정찬우가 “어린 나이에 꿈이 있다는 게 중요한 것이다”고 반박했지만, 엄마는 “딸이 늘 집에서 연습한다. 그 모습을 보면 웃기다. 싱어송라이터가 아닌 개그맨이 더 잘 어울릴 듯”이라고 딸의 노력을 깎아내렸다. 이어 엄마는 “다른 사람이 상처 주는 것보다 엄마인 내가 상처 주는 게 낫다”고 덧붙여 방청객과 MC들의 공분을 샀다.

이날 게스트로 출연한 방송인 이지애는 “15개월 아이를 키우는 입장에서 감히 덧붙여 말하겠다. 뜨거운 것도 뜨거운 걸 알아야 안 만진다. 부모는 아이가 도전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응원해주는 게 맞는 역할이다”고 일침을 가했다. 정찬우 역시 “성장하면서 받는 건 상처가 아닌 하나에 배움이다. 엄마는 지금 그 배움을 막고 있다”고 조언했다.

엄마의 더 큰 문제는 ‘웃음’에 있었다. 딸은 손이 덜덜 떨릴 정도로 긴장된 상태에서 자신의 노래 실력을 뽐냈다. 모든 방청객과 MC들이 집중해서 딸의 노래를 들을 때도 엄마는 웃음을 터뜨렸다. 신동엽은 그 모습을 보고 “지금 딸의 꿈을 우습게 만드는 건 어머니 혼자다”고 분노했다. 정찬우는 “딸은 사회에 따뜻한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서 싱어송라이터를 꿈꾼다고 말했다. 그건 자기가 따뜻하지 못하다는 의미기도 하다. 어머니께서 반성을 많이 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딸은 엄마의 비웃음에도 무대 위에서 엄마의 애창곡 이선희 ‘인연’을 불렀고, 자신이 지금까지 적어온 가사 노트를 공개하는 등 꿈을 향한 진지한 노력을 펼쳐 보였다. 엄마는 딸의 노력해 온 모습을 보면서 “엄마가 미안해. 엄마가 앞으로는 네가 하고 싶은 거 많이 도와줄게. 정말 사랑해. 네가 상처받는 게 싫을 정도로 엄마는 너를 사랑해”라고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넸다.

엄마가 딸의 꿈을 반대한 이유는 ‘싱어송라이터로 성공할 수 있는 재능을 지니지 않았다’는 것 하나였다. 현재 헬조선이라 통용되는 대한민국은 어느 순간부터 꿈꾸는 것, 노력하는 것마저도 허락을 받아야 하는 시대가 됐다. 꿈의 사전적 정의는 ‘실현하고 싶은 희망이나 의상’이다. 그 어디에도 ‘재능’이나 ‘성공’의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딸의 절실함을 본 엄마의 뒤늦은 뉘우침처럼 대한민국 사회도 청소년, 청년들의 꿈을 재능과 성공의 가능성으로 재단하지 않는 사회가 되길 바라본다.



(사진=KBS 2TV ‘안녕하세요’ 캡처)


뉴스엔 지연주 pla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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