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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와치]‘나의 아저씨’ 착하지 않아 더 좋은 이지은의 新여성 캐릭터 지연주 기자
지연주 기자 2018-04-05 14:45:46


[뉴스엔 지연주 기자]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형 여자주인공은 미니시리즈 드라마의 성공공식과 같았다. 불행한 상황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은 선한 여자 주인공은 직업과 나이, 이름만 바뀌었을 뿐 거의 모든 드라마에 등장했다. 그러나 '나의 아저씨'는 달랐다. 박해영 작가는 지금까지 없었던 거칠고 날것 같은 新여자주인공을 탄생시켰다.
tvN 수목드라마 '나의 아저씨'(극본 박해영/연출 김원석) 이지안(이지은 분)은 생기도 웃음도 없는 캐릭터다. 추운 겨울에도 발목을 드러내고, 낡은 운동화와 코트 하나로 버틴다. 회사에서 훔친 커피믹스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다. 시간이 날 때마다 일자리를 늘려가지만 버는 족족 사채업자 이광일(장기용 분)에게 빼앗기고 만다. 이지안은 사채와 할머니 봉애(손숙 분)의 치료비에 매몰된 채 살아간다. 이지안에겐 삶이란 '사는 것'이 아닌 '버티는 것'의 연장선이다. 때문에 이지안의 모든 선택의 기준은 생존이다.

이지은은 민낯에 가까운 얼굴과 날카로운 말투로 이지안의 삶을 표현했다. 짙게 내려온 다크서클과 각질이 일어난 입술, 핏기없는 얼굴은 이지안의 고된 삶을 여실히 드러냈다. 삶에 치이며 살아가는 이지안에게 설렘이나 두근거림은 사치일 뿐이다. 그래서일까. 이지안은 박동훈(이선균 분)의 호의에도 "잘 사는 사람들은 좋은 사람 되기 쉬워"라고 냉소할 뿐이었다.

이지안은 심지어 박동훈을 돈벌이에 이용했다. 그녀는 박동훈을 회사에서 내보내면 1000만 원을 받기로 도준영(김영민 분)과 계약했다. 이후 이지안은 도준영에게 박동훈의 도청 파일을 넘기며 그를 해고시키기 위한 계략을 세웠다. 이지안은 회사에서 유일하게 호의를 베푼 사람에게도 배신을 서슴지 않았다. 시청자들은 엄연한 악행임에도 불구하고 이지안의 행동을 이해했다. 이지안에겐 사람보다 돈이 더 신뢰할 수 있는 대상이었기 때문이다. 무거운 삶의 무게 탓이었다.

대부분 드라마는 팍팍한 현실을 잊게 만드는 판타지라고 한다. 그렇기에 지금까지 드라마는 좌절보다 희망으로, 팍팍함보다는 핑크빛으로 가득했다. 드라마에 항상 외로워도 슬퍼도 울지 않는 캔디형 여자주인공과 그녀를 도와줄 백마 탄 왕자가 등장하는 이유기도 하다. 냉혹한 현실 속에서 캔디로 살아남는 것도, 백마 탄 왕자를 마주치기도 극히 어렵다는 것을 알면서도 드라마는 캔디와 백마 탄 왕자의 만남을 다양한 모습으로 변주, 반복해왔다.

그래서 '나의 아저씨' 이지안 캐릭터가 더 반갑다. 처절한 삶과 차가운 세상을 가감 없이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힘겹고 치열한 삶을 미화하거나 판타지로 둔갑하지 않았기에 시청자들은 이지안 캐릭터에 더 공감하고 응원하게 된다. 가끔은 위로의 말보다 나만큼 불행한 사람의 존재가 더 큰 위안으로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나의 아저씨' 이지안은 그렇게 시청자에게 위로를 선사한다. 이지안이 착하지 않아 더 좋은 이유다. (사진



=tvN '나의 아저씨' 캡처)


뉴스엔 지연주 pla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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