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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포레스트’ 임순례 감독 “김태리 먹방? 뱉지도 않고 잘 먹어”(인터뷰)
2018-03-15 06:05:01


[뉴스엔 배효주 기자]

팍팍한 세상, 위로는 통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가 120만 관객 돌파를 앞두며 순항 중이다. 대규모 상업 영화도 아니고 스펙터클한 반전이나 화려한 볼거리도 없지만 박스오피스 상위권을 차지하며 많은 관객을 모을 수 있었던 건 근래 보기 힘든 따뜻한 감성의 힐링 영화여서다.
일본의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는 시험, 연애, 취업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혜원(김태리)이 모든 것을 뒤로 한 채 고향으로 돌아와 오랜 친구인 재하(류준열), 은숙(진기주)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다뤘다. 팍팍한 서울살이가 괴로웠던 이들이라면 한 번쯤은 모두 버리고 한적한 곳으로 훌쩍 떠나고 싶다는 열망에 사로잡혀본 적이 있을 터. '리틀 포레스트'가 그 지점을 정확히 자극했다.

영화를 연출한 임순례 감독은 영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제보자'(2014) 등으로 유명세를 탔다. 그만의 아름다우면서도 뚝심 있는 연출력에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등 요즘 잘나가는 배우가 뭉쳤으니 관객이 좋아하지 않을 리 없다. 사계절의 아름다움, 거기에 꼭 어울리는 다채로운 음식이 선사하는 볼거리가 호응을 얻었다.

임순례 감독은 실제로도 전원생활 중이다. 경기도 양평에서 작물도 직접 키우고, 동물도 사랑하며 그렇게 지내고 있다. "시골에 살다 보니까 계절의 변화, 풍경에 대해 민감할 수밖에 없더라"고 말문을 연 임순례 감독은 "조그맣게 텃밭 농사도 짓고 있다. 상추 같은 거 키워서 별다른 반찬 없이 먹곤 한다"고 소탈한 일상을 밝혔다.

단단한 팬층을 보유한 감독이다. 몇 안 되는 소중한 여성 감독이기도 하다. 그는 "원래가 영화를 자주 만들던 사람은 아닌데, '제보자' 이후 4년 만의 복귀더라. 반갑게 맞아주셔서 감사하다"며 "사계절을 모두 담아야 하는 영화 특성상 오래 찍을 수밖에 없었다. '리틀 포레스트'와 아주 긴 시간 함께 한 느낌"이라는 소회를 전했다.

무엇보다 김태리의 음식 솜씨가 흥미롭다. 아주 간단한 수제비에서부터, 웬만해선 만들 수 없을 것 같은 시루떡이나 막걸리까지 뚝딱 해내는 게 이채롭다. 마치 '한국인의 밥상'을 연상케도 한다는 말에 임순례 감독은 "등장하는 요리가 열 가지가 넘는다. 요리 과정은 최대한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주인공이 먹는 걸 예쁘게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 가장 고생했던 음식은 아무래도 시루떡이라고. 임순례 감독은 "'가성비' 떨어지는 신이다. 3일 동안 찍었으니 말이다. 관객들에게 '저런 걸 집에서 만들어 먹는단 말이야?' 하는 느낌을 주고 싶었으니, 어느 정도는 성공했다"고 뒷이야기를 밝혔다.

만드는 것도 김태리, 먹는 것도 김태리다. 어쩜 그리 복스럽게 잘 먹는지, 임순례 감독은 "잘 먹어야 한다는 것도 배우를 캐스팅하는 데 있어서 고려한 부분이었다. 김태리가 워낙 마른 몸매를 자랑하니까, 과연 맛있게 먹을 수 있으려나 했는데 엄청 잘 먹더라. 사실 먹는 장면 찍는 게 가장 고역이다. 먹고 뱉거나 하는 일도 많다. 하지만 김태리는 한 번도 뱉은 적 없다. 참 잘 먹더라"고 회상했다.

훈훈한 시골 청년 류준열은 또 어땠는지. 임순례 감독은 "순박한 시골 청년 같은 이미지가 있지 않나. 성격도 털털하고, 부드럽고, 배려심도 깊다"고 칭찬했다. 이어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셋이 모이면 얼마나 시끄러운지. 왁자지껄하다. 특히 류준열이 유머 감각이 있어서 김태리와 진기주를 많이 웃겨줬다. 헤드록을 거는 장면은 그들이 노는 그 모습 그대로를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화를 보고 불쑥 '귀농하고 싶다'는 생각이 치밀었다고 하자, 임순례 감독은 "영화를 보는 젊은 친구들에게 미안한 부분이 그 점"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혜원(김태리 분)은 시골에 집도 있고, 친구도 있고, 밥 챙겨줄 고모도 있지만..그렇지 않은 젊은이들이 훨씬 많다. 그들이 영화를 보고 '우린 어떻게 하라는 거지'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요즘 젊은 친구들을 보면 정말로 안쓰럽다. 한 시간 일해서 번 돈으로 커피 한 잔, 밥 한 끼 못 사 먹으니까. 영화를 보려고 하면 두 시간 동안 일해야 하지 않나. 노동의 가치가 너무나 야박한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생각을 밝혔다.

이어 "귀농은 현실적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빈손으로 할 수 없는 것이 귀농이다. 우리 영화는 시골 생활을 장려하거나, 다 같이 떠나버리자는 내용의 영화는 아니다. '리틀 포레스트'를 보고 무모하게 귀농을 결정하는 분들도 없으리라 본다. 다만 영화를 볼 때만큼은 대리만족하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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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메가박스(주)플러스엠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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