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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TV]‘리턴’ 박진희, 21세기 함무라비의 귀환
2018-03-02 06:17:21


[뉴스엔 지연주 기자]

기원전 1750년 고대 바빌로니아 왕 함무라비는 법전을 만들었다. 함무라비 법전은 흔히 ‘눈에는 눈, 이에는 이’로 표현되는 복수주의를 원칙으로 한다. 법치의 초석을 닦아낸 함무라비는 역설적이게도 ‘복수’를 원칙으로 법을 세웠다. 21세기 함무라비가 있다며 바로 ‘리턴’ 박진희일 것이다.
박진희가 19년 만에 갈고 닦았던 복수의 칼날을 빼 들었다. 자신이 당한 고통만큼 가해자에게 똑같이 칼을 휘두르기 시작했다. 과연 누가 그녀를 벌할 수 있겠는가?

3월 1일 방송된 SBS 수목드라마 ‘리턴’(극본 최경미/연출 주동민) 21-22회에서는 최자혜(박진희 분)가 고석순(서혜린 분)을 고문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최자혜는 수조에 갇힌 고석순에게 “내가 당신을 죽이지 못한 건 나도 한때 아이 엄마였기 때문이야. 대신 내 계획이 끝날 때까지 당신은 딸을 보지 못할 거야”라며 “그게 당신이 지은 죄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해도 좋아”라고 경고했다. 최자혜의 날카로운 경고는 시청자까지 소름 돋게 만들었다. 바닥에는 로쿠로늄 빈 병이 굴러다녔다. 김정수(오대환 분)와의 공조, 빈 로쿠로늄 한 병과 사인을 익사로 꾸며내기 위한 수조까지. 모든 증거가 최자혜를 염미정(한은정 분), 안학수(손종학 분) 살인사건의 진범으로 가리키고 있었다.

최자혜는 고석순을 살렸지만, 결국 김정수가 차로 들이받아 숨지게 했다. 최자혜로부터 “협조하지마”라는 메시지를 받은 김동배(김동영 분)는 그저 지켜보기만 했다. 최자혜는 체포된 김정수의 변호를 자처했다. 두 사람이 함께 복수극을 계획하게 된 이유도 밝혀졌다. 10년 전 김정수는 동생 김수현 성폭행 사건 재판에서 김학범(봉태규 분)과 서준희(윤종훈 분)가 무죄로 풀려나자 억울함에 분신자살을 시도했다. 당시 배석판사였던 최자혜는 김정수에게 “네가 몸에 불붙인다고 세상은 알아주지 않아”라며 “억울하면 칼을 쥐어. 세상에 상처 낼 수 있을 만큼 예리한 칼”이라고 소리쳤다. 김정수에게 복수를 꿈꾸게 만든 사람이 바로 최자혜였다. 최자혜의 울분섞인 외침은 시청자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극의 말미에는 ‘악(惡)벤저스 4인방’ 강인호(박기웅 분), 오태석(신성록 분), 김학범, 서준희가 저지른 살인사건이 그려졌다. 피해자는 9살 정소미(최명빈 분), 가해자는 태민영(조달환 분)이었다. 앞서 최자혜가 정소미의 납골당을 찾았던 점, 정소미가 사체로 발견된 태인 앞바다에 자주 들렸다는 점, 고석순에게 스스로 ‘한때 엄마’였음을 밝혔다는 점을 근거로 일각에서는 ‘최자혜 정소미 모녀설’을 주장하고 있다. 즉 악벤저스 4인방으로부터 딸이 살해되자, 최자혜가 복수극을 펼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시 악벤저스 4인방의 범죄를 묵인해 준 것이 안학수 형사였고, 정소미 부검 결과를 뺑소니 사고에서 익사로 위장한 것이 고석순이었기 때문이다.

최자혜는 법으로 약자를 수호해야 하는 변호사다. 그러나 그녀는 되레 법을 이용해 복수에 나섰다. 염미정 살인사건에 강인호를 연루시켜 악벤저스의 분열을 일으켰고, 자백한 김정수를 무죄로 풀려나게 했다. 최자혜가 10년 전 김정수에게 “억울하면 칼을 쥐어”라고 말했던 것은 어쩌면 자신을 향한 다짐이었을 것이다. 고졸 출신인 그녀가 사법고시를 합격할 수 있었던 것도, 수석으로 사법연수원을 수료할 수 있었던 것도 모두 복수 때문이었다.

엄마 최자혜는 조작된 증거들로 억울하게 죽어간 딸을 위해 복수의 칼을 쥐었다. 돈으로 매수된 사법기관이 미처 해내지 못한 처벌을 그녀는 스스로 해내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복수가 마냥 통쾌하게 느껴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무고한 피해자도 있었기 때문이다. 강인호의 부인이라는 이유로 금나라(정은채 분)는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입었고, 외제차 딜러 김병기(김형묵 분)는 살해당했다. ‘리턴’은 복수라는 외나무다리를 아슬아슬하게 걸어 나가는 최자혜의 모습을 통해 21세기 함무라비 법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든다.

각종 범죄가 난무하는 사회다. 그 속엔 억울한 피해자들이 너무나도 많다. 그럼에도 사법질서가 존재하고, 직접적인 복수를 규제하는 것은 사회적 평화와 안전을 위해서다. 최초의 성문법인 ‘함무라비 법전’이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금 폭주하는 최자혜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사법체계에 속해있는 독고영 형사다. 과연 독고영 형사가 최자혜의 핏빛 복수를 막고, 더 이상 무고한 피해자 발생을 막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사진=SBS ‘리턴’ 캡처)


뉴스엔 지연주 play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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