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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번 올림픽 끝 마침내 金’ 사브첸코 “역사를 썼다”
2018-02-16 05:59:01


[뉴스엔 주미희 기자]

올림픽 금메달은 하늘이 정해준다는 말이 있다. 세계 챔피언이어도 올림픽 금메달을 따긴 쉽지 않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피겨 전설 미셸 콴은 세계선수권에서 5번 우승했지만 올림픽 금메달과는 인연을 맺지 못 해 은퇴하는 순간까지 그 부분을 아쉬워했다.
왼쪽부터 알리오나 사브첸코, 브루노 마소
▲ 왼쪽부터 알리오나 사브첸코, 브루노 마소
왼쪽부터 웬징 수이-총 한(은메달), 알리오나 사브첸코-브루노 마소(금메달), 메간 두하멜-에릭 래드포드(동메달)
▲ 왼쪽부터 웬징 수이-총 한(은메달), 알리오나 사브첸코-브루노 마소(금메달), 메간 두하멜-에릭 래드포드(동메달)
이번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금메달을 딴 알리오나 사브첸코도 유독 올림픽 금메달과 인연이 없었다. 세계선수권 우승 5번,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5번, 유럽선수권 우승 4번을 차지한 명실상부 '페어의 여왕'이지만 과거 4차례 출전한 올림픽에선 금메달을 따지 못 했다. 그런 사브첸코가 평창에서 드디어 꿈에 그리던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알리오나 사브첸코(34)-브루노 마소(29, 이상 독일)는 2월15일 강원도 강릉시의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페어 부문서 쇼트프로그램 76.59점, 프리스케이팅 159.31점, 총점 235.90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사브첸코-마소는 이날 열린 프리스케이팅에서 트리플 트위스트 리프트, 트리플 플립 스로우 점프, 트리플 살코-더블 토루프-더블 토루프 3연속 점프와 트리플 토루프 사이드 바이 사이드 점프, 트리플 살코 스로우 점프를 비롯해 난이도 높은 리프트까지 한치의 오차 없는 감동의 연기를 선보였다. 이들은 자신들의 프리 세계 신기록을 새롭게 경신했다.(종전 157.27점, 2017 그랑프리 파이널)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은 사브첸코-마소의 금메달 소식을 전하며 "그들은 어려운 요소도 쉬워 보이게 소화했다. 연기를 마친 사브첸코-마소는 얼음 위에 행복한 모습으로 쓰러졌다"고 설명했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혼신의 연기를 마친 뒤 빙판에 쓰러진 사브첸코-마소를 보고 "지금까지 올림픽에서 금메달이 확정됐을 때의 최고의 반응"이라고 적었다.

사브첸코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ISU와 인터뷰에서 "어제 경기 후에 긍정적인 마음을 가졌다. 마소에게 '우린 오늘 역사를 쓸거야'라고 말했다. 상상했던대로의 일이 일어났다. 우린 오늘 역사를 썼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 했다.

사브첸코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올림픽 무대에 개근했다.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부터 2006 토리노올림픽, 2010 밴쿠버올림픽, 2014 소치올림픽에 이어 평창올림픽까지 왔다. 만 34세의 나이. 이미 은퇴하고도 남을 나이였지만 사브첸코는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목표만을 바라보고 선수 생활을 지속했다.

독일 대표로 출전한 사브첸코는 원래 우크라이나 출신이다. 우크라이나 대표로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 출전해 15위를 기록했다.

이후 사브첸코는 2003년 독일의 로빈 졸코비와 새롭게 짝을 이루면서 2005년 국적을 독일로 바꿨다. 올림픽에 출전하려면 남녀 선수의 국적이 같아야 하기 때문이다. 졸코비와 2006 토리노올림픽에서 6위를 기록한 사브첸코는 이후 기량에 물이 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올림픽 금메달은 좀처럼 사브첸코의 것이 되지 못 했다. 사브첸코는 2008년,2009년 세계선수권을 제패했지만 2010 밴쿠버올림픽에선 동메달에 그쳤다. 다시 2011년,2012년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차지한 사브첸코는 2014 소치올림픽의 강력한 우승 후보였지만, 파트너인 졸코비가 빙판에서 넘어지는 실수를 하며 다시 동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소치올림픽을 끝으로 졸코비가 은퇴를 했고, 사브첸코는 마소를 만나 다시 올림픽 꿈을 꿨다. 마소의 국적 역시 독일이 아닌 프랑스였고 마소가 독일로 국적을 바꾸기로 했다. 프랑스 협회가 1년 넘는 시간을 질질 끌다가 마소를 풀어줘 이들은 2015-16시즌부터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했고, 포디움을 휩쓸었다.

사브첸코-마소는 평창올림픽 직전 열린 왕중왕격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우승해 올림픽 금메달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섰다.

대망의 평창올림픽 쇼트프로그램. 마소가 사이드 바이 사이드 트리플 살코 점프를 2회전 처리하는 실수를 하고 4위로 떨어지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사브첸코의 금메달의 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마소는 미안함에 고개를 들지 못 했다.

하지만 사브첸코가 마소에게 힘을 줬다. 마소는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사브첸코가 '아직 끝나지 않았다. 프리 프로그램이 남았다'고 말했다. 우린 금메달 감 경기를 했고 세계 신기록을 세웠다. 4위에서 1위로 올라간 건 정말 놀라운 일이다. 믿을 수 없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마지막 우승 후보 네 팀만 남은 프리스케이팅. 이중 가장 먼저 연기한 사브첸코-마소는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이후 등장한 메간 두하멜-에릭 래드포드(캐나다), 웬징 수이-총 한(중국)은 살짝씩 실수를 범했다. 사브첸코-마소가 계속 1위를 유지했다.

가장 마지막으로 등장한 예브게니아 타라소바-블라디미르 모로조프(OAR 러시아)의 결과에 따라 메달의 색이 결정될 참이었다. 쇼트프로그램 2위였던 타라소바-모로조프는 점프 실수를 두 번이나 저지르며 4위로 밀렸다. 이미 타라소바-모로조프의 경기가 끝날 때부터 금메달을 예감하고 눈시울이 붉어졌던 사브첸코-마소는 이들의 점수가 발표되고 금메달이 확정되자 눈물을 펑펑 흘렸다. 사브첸코는 5수 끝에 드디어 목표를 이룬 기쁨의 눈물이었고, 마소는 자신의 실수를 만회하고 파트너에게 도움이 됐다는 안도의 눈물이었을 것이다.

마소는 "금메달을 따기 위해 얼음 위에 섰고 포기하지 않았다. 머리 속엔 금메달밖에 없었다. 사브첸코가 또다른 동메달을 받는 건 바라지 않았다. 그녀는 금메달을 딸 자격이 있는 선수"라고 소감을 밝혔다.

사브첸코의 포기하지 않는 도전 정신은 피겨 동료 선수들에게도 감동을 줬다. 2006 토리노올림픽 남자 금메달리스트 예브게니 플루셴코(러시아)는 자신의 SNS에 "사브첸코-마소는 너무 아름다웠고 깨끗했고 얼음 위의 걸작을 보여줬다. 사브첸코는 20년 동안의 인생의 목표에 도달했다. 브라보, 사브첸코"라는 글을 남겼다.

그랑프리 파이널 5번, 유럽선수권 4번, 세계선수권 5번 우승컵을 들어올린 사브첸코의 커리어에 드디어 올림픽 금메달이 추가됐다. 마침내 사브첸코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하며 완벽한 커리어를 완성했다.(사진=알리오나 사브첸코-브루노



마소)



뉴스엔 주미희 jmh0208@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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