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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TV]박영선, 잘난척 했던 톱모델 1세대는 왜 돌아왔나(마이웨이) 박아름 기자
박아름 기자 2018-02-09 06:02:01


[뉴스엔 박아름 기자]

"내게 런웨이는 고향이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버릴 수 없는 곳이다."

1세대 모델 박영선이 돌아왔다. 2월 8일 방송된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는 15년 만에 컴백한 ‘원조 톱모델’ 박영선의 인생 이야기가 공개됐다. 올해 나이 쉰의 박영선은 은퇴 15년만에 무대에 돌아와 주목받고 있다.
박영선은 1987년 19세 어린 나이 모델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각종 상을 거머쥐과 다수의 광고를 찍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톱모델. 차승원과 함께 영화에 출연하기도 했다. 왜 대중들은 그렇게 박영선에 열광했을까. 박영선은 "정말 잘 나갔다. 내 위에 아무도 없었다. 너무 잘난 척인가? 그때 당시엔 나만한 모델이 없었다. 키가 크고 얼굴이 작고 예쁜 모델이 없었다. 톱모델 1세대라 디자이너들이 찾는 모델 쪽으로는 내가 최고였다"고 잘나갔던 과거 기억을 떠올렸다.

전성기 시절 누구보다 잘 나갔지만 박영선의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만은 않았다. 박영선은 "30대 초반 사춘기가 왔다. 그 전까진 윗사람이 시키는 대로 스케줄이 있고 내가 선택하는 게 아니라 그 일정에 내가 맞춰나갔다. 생일 파티도 해본 적이 없고 추석도 없었다. 생각 자체를 바빠서 못했다. 그러니까 거의 90년대 말쯤 모델 활동을 그만둘 때 사춘기가 온 것 같다. '나는 뭘까? 숨 막히고 힘들고 다 싫어. 그냥 없어질래' 이렇게 된 거다"고 1999년 돌연 은퇴를 선언하고 미국으로 떠난 이유를 공개했다. 이후 박영선은 재미교포 전남편과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는 듯 보였다.

평범한 삶을 꿈꾸며 은퇴를 선언했지만 박영선의 미국생활은 쉽지 않았다. 전남편과 결혼 후 미국에서 생활했던 박영선은 "내게 30대는 아이를 키우고 엄마로서 살아간 그런 삶이다. 완전히 일쪽으로는 돌아도 안 보고 집에만 있었다. 맨얼굴에 머리를 질끈 묶고, 트레이닝복 입고 운동화, 단화만 신고 다녔다. 패션과 뷰티와는 관계가 전혀 없을 정도로 그렇게 지냈다"고 미국에서의 삶을 고백했다.

이어 박영선은 "언어 장벽, 문화의 장벽도 있었다. 내가 살았던 동네는 백인 동네였다. 그래서 대놓고 하진 않지만 ‘넌 우리랑 달라’ 그런 것도 있엇다. 많은 장벽 때문에 힘들었다. 그리고 아이 아빠는 참 좋은 사람이다. 하지만 그 사람도 밖에 일로 바쁜데 집에 오면 자기만 바라보고 있는 안사람 때문에 어쩌면 어깨가 더 무거웠을 수 있다. 거기다가 내 짐까지 얹으니까 많이 힘들었을 것이다"고 이혼에 대해 언급했다.

결국 박영선은 전남편과 아들의 양육권을 두고 3년간 법정 공방 끝에 이혼에 이르게 됐다. 그래도 결혼생활을 통해 얻은 게 한 가지 있었다. 아이를 낳은 일과 엄마가 된 것. 박영선은 미국에서 전남편과 함께 지내고 있는 아들 이야기가 나오자 눈물을 흘렸다. 급기야 인터뷰가 중단되는 돌발상황까지 벌어졌다. 한참을 흐느낀 박영선은 "아이 때문이라도 이혼을 안 하고 잘 맞춰보려 했는데 그게 그렇게 안돼 결국 이혼이라는 걸 했고 또 아이와 떨어져 있긴 한데 아이한테 너무 미안하다. 그리고 이혼하고 바로 한국으로 나왔다. 근데 처음에 왔을 때 일도 없었고 집에 있는 시간도 많고 혼자 있으니 많이 우울하고 아이 생각하면 '내가 지금 뭐 하고 있는거지?' 아이 떨어뜨리고 한국와 일도 못하고 있고 한심하고.. 미안한 마음이 진짜 많이 들었다. 아이와 같이 있질 못하니까. 그리고 내가 챙겨주지도 못하니까 항상 그 마음에 죄책감이 있다"고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조심스레 털어놨다. 이어 "미국에서 움츠러들고 우울한 엄마보다는 행복해하고 웃고 일 많이 하는 멋진 엄마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다"고 덧붙였다.

박영선은 멋진 엄마가 되기 위해 다시 달린다. 박영선은 적지 않은 나이에도 다시 런웨이로 돌아와 차근차근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복귀한 지금, 주부로서 살아온 공백을 채우기 위해 더 열심이다. 최근엔 후배들에 뒤쳐지지 않게 꾸준히 필라테스를 하며 몸매관리에 힘쓰고 있다. 완벽해 보이지만 결코 만족할 수 없다는 박영선은 일상생활에서도 운동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오랫동안 대중에게서 잊혀졌던 박영선은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됐다. 자신이 메인이 아니면 무대에 서지도 않았다는 박영선은 이제 자신을 낮출 줄 아는 사람이 됐다. 무대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간다는 그녀. 예전과 비교하면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졌다. "패션모델로서 쉽지 않은 나이지만 무대에 선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무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 박영선은 "강산이 변했다. 지금 사람들은 나를 모른다. 하다못해 모델들도 날 잘 모르더라. 그래서 '중고신인'이라 소개한 뒤 쉬다 나왔다고 예쁘게 봐달라 얘기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 가운데 박영선은 자신의 정신적 지주였던 故 앙드레김 묘를 찾아가 기렸다. 앙드레김이 있었기에 톱모델 박영선도 있었다고. 박영선은 "모델 일을 껍데기처럼 했는데 시간이 날 때마다 나에 대해 관계자들에게 설명을 잘해주셔서 감사했다. 그땐 감사한 지도 몰랐다. 껍데기만 예쁜게 아니라 마음 속까지 헤아려주시고 키워주신 분이다. 이제 조금이나마 그런 걸 느끼게 됐는데.."라며 눈물을 보였다.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준 스승은 지금 곁에 없지만, 박영선은 그 가르침을 기억하고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려 한다.

인생의 단맛과 쓴맛을 모두 본 박영선의 두 번째 데뷔는 현재 진행중이다. 복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박영선은 이를 극복했다. 현재 자신에겐 옛날과 같은 젊음과 미모가 없다는 것 역시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 박영선은 "이제 감사할 줄 안다. 내가 메인이 아니면 안하고 그랬다. 잘난척 하느라. 근데 지금은 작은 일이라도 찾아주면 너무 감사하고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와 함께 "살아온 연륜과 성숙미를 풍겨야 하고 능력이 있어야 한다. 뭘 마다하겠는가. 어떤 역이든 지금은 다 하고 싶다. 많이 목말라 있다. 많이 쉬었다"며 활발한 활동에 대한 욕심을 내비친 뒤 "내 진짜 전공분야는 꼭 쥐고 가고 싶다. 80세가 되어도 말이다. 패션 무대에 서고 싶고 연기도 하고 싶다"며 욕심쟁이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주부 생활하면서 나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다. 날 타박했다. 그런데 지금은 내가 잘 나가든 못 나가든 내가 날 귀학 게 여기지 않으면 누가 날 귀하게 여기겠나. 그래서 날 사랑하는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박영선은 더 당당한 자신을 위한 힘찬 발검음을 내딛고 있다. 그녀의 전성기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사진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캡처)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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