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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보고서]‘환절기’ 퀴어물이 이렇게 자극적이지 않다니
2018-02-11 08:54:25


[뉴스엔 박아름 기자]

이토록 자극적인 소재를 이토록 감성적으로 풀어낸 영화라니.

배종옥 이원근 지윤호 주연의 작은 영화 '환절기'가 베일을 벗었다. '환절기'는 마음의 계절이 바뀌는 순간, 서로의 마음을 두드린 세 사람의 가슴 아프고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으로,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 뉴커런츠 섹션에 초청되며 KNN 관객상을 수상, 주목받고 있다.
'환절기'는 민감한 동성연애를 다루는 퀴어물이다. 겉으로는 절친한 친구로만 보여졌던 용준(이원근) 수현(지윤호)이 알고보면 은밀한 사이다. 영화에서는 두 사람의 애정신도 등장한다. 그런데도 이 영화는 웬 일이지 자극적이지 않고 잔잔하다. 애정신의 수위도 높지 않을 뿐더러, 두 남자의 시선이 아닌 중년의 여성이자 수현의 엄마 미경(배종옥)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그렇다. 또한 '환절기'엔 불륜이라는 자극적 소재가 또 하나 등장하기도 한다. 아니, 스쳐간다는 표현이 적절하겠다. 미경은 바람 핀 남편(박원상)에게 뺨 한 대도 때리지 못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런 식으로 '환절기'는 자극적인 영화로 가는 길을 대놓고 피해간다.

엄마의 시선을 따라가는 '환절기'는 과거와 현재를 왔다갔다하는 구조 속에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고3 아들 수현을 키우며 남편과 떨어져 사는 미경. 수현은 엄마에게 그리 살가운 편은 아니지만 착한 아들이다. 어느 날 수현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친구 용준을 데리고 와 함께 내게 된다. 용준은 말수가 적고 어두운 표정의 청년이다. 그런데 꼭 안 좋은 일은 한꺼번에 온다. 사고 한 번 안 쳤던 착한 아들이 성인이 된 후 대형사고를 친다. 몇 년 후 군에서 제대한 수현이 용준과 함께 떠난 여행길에서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식물인간이 된 것. 아들 수현의 투병생활을 곁에서 지키는 미경은 혼자만 멀쩡히 돌아온 용준이 원망스럽기만 하고 보기 힘들어한다. 뿐만아니라 수현과 용준이 서로 사랑하는 사이였다는 것을 뒤늦게 알게 된 미경은 용준 몰래 아들 수현과 함께 자취를 감춘다. 미경은 그런 아들을 지켜보며 그간 자식에 대해 잘 몰랐다는 것을 느끼고 심란해하고, 그렇게 홀로 남겨진 용준은 힘든 상황 속에서도 수현과 미경을 찾아헤맨다.

이같이 '환절기'는 이제껏 본 적 없던 특별한 삼각관계를 다룬다. 남남케미보다 '엄마와 아들 친구'라는 독특한 케미가 돋보일 정도다. '환절기'는 엄마를 중심으로 아들과 아들 친구가 천천히 그들만의 트라이앵글을 만들어가고 관객들은 이를 차근차근 따라가는 이야기다. 굳이 감정을 마구 분출하거나 쏟아내지 않아도 충분히 그 감정이 관객들에게 고스란히 전달된다.

그 안에서 베테랑 배우 배종옥은 미경의 내면에 담긴 격정을 절제되게 표현했고, 떠오르는 충무로 기대주 이원근 지윤호는 풋풋함과 애틋함을 동시에 살렸다.

많은 이들이 환절기에 감기도 걸리고 크고 작은 변화를 겪는다. '환절기' 속 주인공들도 그렇다.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2월 22일 개봉



. (사진=명필름랩, 리틀빅픽쳐스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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