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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이 알고싶다’ 성형외과 의사 위에 사무장, 사비나는 어디에(종합)
2018-02-04 00:05:06


[뉴스엔 이민지 기자]

'그것이 알고싶다' 성형외과가 시청자들을 분노케 했다.

2월 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성형 제국의 여왕 - 그녀는 왜 자취를 감췄나?' 편이 공개됐다.

타고난 얼굴과 운명을 바꿔 스스로 성공 신화가 되고자 했던 여인이 있다. 화려한 용모, 병원에서 일하고 돈을 불리는 재주가 남달랐던 김모씨의 정체는 무엇일까. '성형외과의 장영자', '성형외과의 큰 손'이라 불린 그녀는 성형외과로 성공했지만 의사는 아니었다.
김씨가 운영한 성형외과 전직 직원들은 "반영구 회장으로 돈을 많이 벌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실장님, 부원장, 이사님으로 불렸던 성형외과는 모두 4개. 작은 규모로 시작해 점차 규모가 커졌고 월 매출 평균 10억에서 20억 정도까지 됐다. 보건복지부가 선정한 외국인 환자 유치 우수 병원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일명 사무장 성형외과를 운영했다는 김씨는 그 과정에서 엄청난 재산을 모았다. 집에 금괴를 사두고 집도 10채를 가지고 있다는 소문이 있었다. 최종 목표는 요양병원 목표였다고.

그러나 화려한 성공신화를 만들며 승승장구하던 김씨가 어느날 지인들에게 이상한 소리를 했다. 김씨 사촌동생 김현수 씨는 "내가 갑자기 연락이 안되거나 변사체로 발견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실제 다음날 자취를 감췄다.

김씨가 운영한 성형외과 관계자는 "이 분 근무 안한지 오래다. 3년이 넘었다"고 말했다. 김씨가 3년 전 해당 성형외과를 전담하는 홍보대행사를 설립했다고. 홍보대행사도 김씨가 사라짐에 따라 세무조사까지 받았다. 반려견 2마리를 자식처럼 키웠던 김씨, 성형계의 대모로 불리던 그녀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간호조무사였고 불법 미용시술을 했고 성형외과 실장, 부원장, 이사로 불렸던 김씨. 대형 성형외과 실제 운영자로 알려진 김씨가 자취를 감춘건 2015년 5월이었다. 지난해부터 꾸준히 그녀를 찾아달라는 복수의 제보가 있었다. 제보자들은 장문의 글로 김씨의 범죄 행각들을 고발해왔다. 김씨 때문에 감옥에 가고 삶이 망가지고 목숨도 잃었지만 죗값을 치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김씨의 모든 범죄 행각이 벌어진건 사무장 병원이었다. 현행법상 의사나 한의사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없다. 김씨처럼 의사가 아닌 사람이 운영하는 사무장 병원은 불법이다. 김씨가 실소유주인 것으로 알려진 병원과 홍보대행사 역시 그녀가 자취를 감춰 오해와 피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의 행방을 찾아달라며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을 찾아온 제보자는 2005년 김씨가 설립한 성형외과에서 함께 일한 사촌동생 김현수씨다. 김현수씨는 김씨가 운영하던 병원의 비밀장부까지 공개했다. 그는 "김씨나 의사들은 돈에 혈안이 돼 사람들을 공장 물건 다루듯 하다 보니까 사람이 죽는 일도 생겼다"고 말했다.

10년 전 쌍꺼풀 수술 뒤 사망한 사건이었다. 당시 병원에서 근무했던 박모씨는 "데스크에 앉아서 컴퓨터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간호사가 산소통을 끌고 수술방으로 들어갔다. 가서 보니 환자 얼굴에 청색증이 왔었다. 내가 119에 신고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때까지 그냥 계속 두들기고만 있었던 상황이었다"고 밝혔다.

수술방에 있던 간호사 역시 "산호포화도가 떨어졌다. 원장님이 인투베이션을 할 줄 모르더라. 우왕좌왕 해서 CPR이라도 하라니까 원장님이 '어떻게'만 했다"고 말했다. 당시 수술을 집도한 윤모씨는 전문의 수련을 마친 뒤 몇개월 되지 않은 30대 중반의 원장이었다. 뒤늦게 도착한 구급대가 큰 병원으로 이송했지만 환자는 사망했다.

그 시각 병원에 나타난 김씨는 간호사를 따로 불렀다고. 간호사는 "네가 했다고 하면 이거 별일 아니라고 했다. 유가족들한테는 충분히 보상해줄거라고 했다. 당시에는 김씨가 무서웠다. 그 사람들이 시키는대로 내가 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수술실에는 윤 원장과 간호사 외에 각종 약물을 주사했던 인물이 있었다. 김씨의 고향 동생 오씨였다. 오씨는 "내가 수술방 왔다갔다 한게 잘못된지 몰랐다. 내가 주사 한건 맞다. 김씨가 '너 수술방에 들어왔다고 하면 안돼'라고 하니까 왜냐고 했다. 일반인은 원래 수술방에 들어오면 안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진실이 알려지면 윤원장 면허가 중지되고 병원에 문제가 생길까봐 김씨는 직원들 입단속을 시켰다. 살인사건 재심이 진행됐고 직원들은 진실을 밝혔지만 재판 결과 김씨에게 적용된 건 의료법위반 한가지 뿐이었다.

당시 경찰은 "처음부터 끝까지 은폐만 하려고 했고 진실성은 하나도 없었다. '나 변호사 있으니까 알아서 할거야' 했다. 정말 괘씸하더라. 어떤 사람이길래 법망을 피해서 돈을 벌어가면서 저렇게 살아갈까"라고 말했다.

그리고 재판에서 진실을 말한 직원들은 권고사직을 당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김씨가 병원명과 대표원장만 바꿔 사무장 병원을 계속 운영했다는 것이다.

사촌동생 김현수 씨는 김씨의 불법을 고소했고 김씨에게 20억 세금 추징금이 내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김씨가 김현수씨를 공갈협박죄로 역고소하고 김현수 씨가 유치장에 있을 때 김현수 씨는 어머니의 임종 소식을 들었다.

김현수 씨는 "(어머니가 김씨에게) 현수 나오게 해달라고 했는데도 욕하고 대들었다고 하더라. 엄마가 충격 받아서 심장마비로 돌아가셨다"고 밝혔다. 이어 "제대로 된 처벌을 안 받다 보니..현재는 돈 밖에 모르는 악마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씨의 사무장 성형외과는 대형병원으로 성장 가도를 달렸다. 김씨는 중국까지 진출했고 김씨가 운영한 성형외과에서 일했던 국외홍보팀장은 "중국팀만 월매출 4억에서 6억정도 됐다. 당시 웬만하면 현금이었다"고 밝혔다. 중국 환자를 유치하며 수술 스케줄을 무리하게 잡아댔고 부작용이 늘어났다. 결국 해당 성형외과 피해자 관련 뉴스가 중국 현지에서 보도됐을 정도다. 불법 브로커 때문에 2배 이상의 수술비를 내기도.

중국 환자가 사망하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전 직원은 "잘됐다는 식으로 말하더라. 피해자가 마침 이혼했고 보호자로 온 사람이 초등학생 아들이었다. 옆집에 사는 이모뻘인 사람이 와서 합의봤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당시 성형외과가 지급한건 의료비 8천만원과 위로금 1억2천만원이었다.

비난이 거세지자 한국 검찰이 대대적인 수색에 나섰다. 김씨의 성형외과는 가장 먼저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당시 검찰 조사를 받아야 했던 직원 최씨는 "김씨가 날 데려가 '너 나한테 돈 보내준거 몇건 있는데 그거 가서 얘기하주면 돼' 했다. 나한테 화내더니 '너희들이 보낸걸 왜 기억 못하냐'고 말했다"고 밝혔다. 서류에는 직원들의 통장에서 김씨에게 보낸 입금 내역이 적혀있었다. 직원들 몰래 직원들의 통장을 개설해 현금 수익을 빼돌린 것으로 추정된다. 직원들은 김씨를 명의도용으로 고소했다.

김씨는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김현수씨에게 전화해 "사무장 병원이라고 하면 어떻게 이야기 하려고? 아니라고 해야지. 내가 너한테 부탁하고 싶은건 그 사람들이 너한테 진술해달라고 하면 아니라고 해줬으면 좋겠어. 네가 나를 도와줘야 해"라고 말했다.

김씨는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그날 사라졌다. 김씨가 출석하지 않은 채 재판이 2년여간 계속됐고 법원은 해당 병원을 사무장병원으로 판단, 의사들에게 유죄판결을 확정했다. 병원장은 의료법 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고 김씨는 도주 중이다.

그런데 문제의 병원은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게다가 제보자들은 김씨가 여전히 성형외과 주변에서 목격된다고 주장했다.

사라진 김씨는 어디에 있을까. 사는 집도, 전화번호도 알 수 없지만 결정적 단서가 있다. 사비나와 딸기라는 반려견을 키우고 있다는 김씨. 사비나를 특히 친자식처럼 대하고 있다고. 제작진은 '사비나와 딸기의 주식 이야기'라는 블로그를 발견했다. 블로그의 주인이 마지막 게시글을 작성한 날짜는 김씨가 잠적한 2015년 4월. 같은 시기 사비나와 딸기의 사진이 올라온 곳은 동물병원이다.

동물병원 수의사에게 사진을 보여주자 수의사는 김씨를 기억하고 있었다. 진료차트에 기록된 사비나와 딸기의 이름은 김정화라는 가명이고 주소와 전화번호도 저장하지 않았다. 매달 정기적으로 약처방을 받았고 지난 1월 8일 마지막 약을 처방받았다. 병원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와 약을 지어놔달라고 연락이 오곤 한다고. 해당 동물병원은 김씨의 성형외과 근처에 있었다.

2012년 김씨가 거주했던 강남의 한 아파트 주민은 "그동안 월세 줬던 집이다. 우리가 들어와서 산지 3년 됐다"고 말했다. 부동산 관계자는 "200만원 내고 월세로 살았다. 이상했다. 계약 와서 사인하라고 했는데 안와서 우편함에다 계약서 넣었다. 2014년 12월 15일까지 살았다"고 말했다.

김씨 남동생은 "어디있는지 알았는지 알아야 자수를 하라고 하지. 아픈 어머니를 모시고 있는데 추석 때 '엄마 괜찮냐'고만 공중전화로 연락온다. 걱정되는데 연락할 방법이 없다. 재판장에 하도 답답해 내가 직접 가봤다. 우리 누나를 악마로 해놨는데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김씨가 억울한 오해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씨와 오랫동안 일한 심모 원장은 "모든 책임은 내가 제일 잘못했다. 내 욕심이 만든거다. 윤원장이 도와달라고 해서 제안해 취직하게 됐다. 입사해서 김씨가 있었는데 '윤원장이 고용해 사용하고 있었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신원장은 성형외과에서 일한지 6개월 뒤 선배 의사와 김씨가 사망사건으로 체포된 후 사무장 병원이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신원장은 "며칠 후에 풀려났고 윤원장이 설명하면서 자기가 운영 못할 수도 있으니까 나에게 일부를 투자해서 내 이름으로 병원을 맡아달라고 했다. 그 선택을 한게 나의 큰 잘못이지만 병원을 맡아주는게 일종의 의리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김씨와 거래를 이어간 이유에 대해 "병원 규모가 커지는 것도 있어서 대출을 받아야 하는데 더이상 받을수 없었다. 윤원장이 김씨한테 돈이 좀 있고 환자도 많이 소개해주니 초반 운영에 도움이 될거라고 같이 가는게 났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연20%의 높은 이자로 의사에게 돈을 빌려주고 이 성형외과 이사로 들어왔다. 신원장은 "요구한 것도 있었지만 나도 빨리 갚고 싶어서 2013년에 변제했다. 실소유주는 당연히 나와 윤원장이었고 2014년 모두 갚았다"며 현재 병원 실소유주가 자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부분 현금 거래라 신원장이 김씨의 돈을 갚았는지 알 수 없다. 이 때문에 법원은 병원의 진짜 주인은 신원장이 아닌 김씨라 판단했다. 신원장은 "내가 김씨를 은닉했다 생각하는 것 같다. 내가 도주 시킨 것도 아닌데"라며 억울해 했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사비나와 딸기의 사진으로 제보를 받았고 한 아파트 주민들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해당 아파트 CCTV에서 김씨의 모습을 발견했다. 그러나 제보자들은 김씨가 1월 24일 수요일부터 보이지 않는다고. 김씨는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이 지인들과 통화한 후 사라졌다. 제작진이 남동생과 통화한 것도, 김씨 지인과 통화한 것도 1월 24일 수요일이었다.

아파트 비상연락망에 있던 김씨의 동거인은 제작진의 연락에 당황했고 30분 후 가겠다고 했지만 나타나지 않았다. 제작진은 경찰에 신고를 했다. 김씨는 A급 수배자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다.

동거인은 이후 제작진에게 "저는 사실 그 아파트에 산 적도 없고 가본 적도 없다. 단지 주민등록증만 보내준 상황인데 지인분이 그런 사람이라는 사실은 생각도 못했다. 더이상 이 일에 연루되고 싶지 않으니 나에게 연락하지 말아달라"고 문자를 남겼다.

아파트 주민들에 따르면 지난해 8월께 이사온 김씨는 편안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했다. 수배자로 보기 힘든 모습이다. 가명을 사용하고 현금만 사용하며 부동산을 차명으로 거래하는 등 그녀는 처벌이 두려워 도피했다기 보다 투명인간으로 법망을 피해 살아갈 자신이 있었던 것 아닐까 추측된다. 본격 추적이 시작되자 잠적한 것으로 봐 가족, 지인들과 연락두절된 상태도 아닌 것으로 보인다.

대형 성형외과에서는 이런 일이 비일비재하다. 의사보다 상담실장이 더 강한 권력이 계약서에 명시돼 있기도. 성형외과를 가면 대부분 의사가 아닌 상담실장이 환자를 맞이한다. 상담실장은 의사도 간호사도 아닌 경우가 많다. 실장이 수술을 결정하는 기준은 환자의 수술비를 지불한 능력이 있는지라는 증언도 나왔다.

환자가 의사와의 상담을 원하면 수술하던 의사를 불러 상담을 시키려 하기도. 이 때문에 유령의사가 하는 유령수술, 대리수술이 벌어지고 부작용을 호소하는 피해자들이 늘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이웃 나라들이 의료와 관광을 합쳐 새로운 미래 산업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규제 때문에 이것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국 원정성형이 브로커를 양산하며 문제가 된건 2009년 의료관광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의료법이 개정된 후다. 김선웅 대한성형외과의사회 특임이사는 "환자의 인신매매다. 데려온 브로커한테 일정량을 주고 심지어 수술비 천만원 받아서 900만원 떼어준 사례도 있다. 매매가 벌어지는거다"고 지적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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