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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문의 일승’ 지나친 현실 반영, 오히려 독됐다[종영기획①]
2018-01-31 06:00:01


[뉴스엔 이민지 기자]

"사회 숨은 적폐들과 싸워 이겨내는 모습에서 시원함을 느끼셨으면 좋겠다"

SBS 월화드라마 '의문의 일승'(극본 이현주/연출 신경수) 시작 전 제작진과 배우들이 말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누명 쓴 사형수에서 어쩌다 탈옥수가 된 김종삼(윤균상 분)이 가짜 형사 오일승이 돼 숨어있는 적폐들을 쳐부순다는 이야기는 현실 정치와 맞물려 관심을 모았다.
"현 시국과 연관된 소재들이 등장해 주연배우로서 부담감이 있다"던 윤균상의 말대로 '의문의 일승'은 마치 뉴스를 보는 듯 현실에서 일어나는 온갖 권력형 비리들이 등장했다.

전 재산을 털어 재단을 만들고 그만큼 세금을 아끼는 전직 대통령, 그를 따르는 태극기 부대, 국정원의 특수활동비의 사적 사용, 권력에 붙어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국정원장과 그의 말을 따르는 국정원 직원들, 공천을 받기 위해 서로를 물고 뜯는 이들, 권력 뜻대로 움직이는 경찰청 총경, 권력자의 비리를 캐다가 좌천 위기에 빠진 검사,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판사 등의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녹아들었다.

김종삼이 탈옥하고 가짜형사 오일승이 되기까지의 이야기가 다소 비현실적이었지만 권력자들의 악행 대다수는 "너무 지어낸 이야기 아니냐"는 말이 나오기 힘들 정도로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이 상당수 담긴 드라마였다. 실제 인물들 몇몇이 겹쳐 보인다는 반응도 많았다.

방영 전 경쟁작들 중 최약체로 평가 받았던 '의문의 일승'이 나름의 성과를 거둔 것 역시 현실을 반영한 스토리의 힘이 컸던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지나친 현실반영이 시청자들을 답답하게 했고 지치게 만든 것. 엄청난 권력과 자본력을 지닌 세력을 소시민들이 단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이 사실을 각인이라도 시키겠다는 듯 전직 대통령 이광호(전국화 분) 세력을 무너뜨리기에 김종삼은 너무 나약했다.

말단 형사인 김종삼이 전직 대통령을 잡기란 쉽지 않았다. 친동색 같았던 인물 딱지(전성우 분)를 잃고 복수를 다짐한 김종삼이지만 번번히 이광호의 권력 밑에 모인 사람들의 방해로 무산됐다. 김종삼이 이광호를 벌하려다 끌려가고 얻어터지고 죽을 뻔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러한 모습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사형수 출신 가짜 형사가 수십년간 정치권력을 휘둘러온 전직 대통령을 잡는 것은 거의 불가능할 일일 수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이기에, 시청자들에게 카타르시스와 사이다를 안기기 위해, 또는 적폐청산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안기기 위해서라도 드라마다운 모습을 보였다면 시청자들의 지적을 피할 수 있지 않았을까.
애초에 사형수가 가짜 형사가 된다는 상상력을 발휘했다면 이광호를 단죄하는 과정도 드라마틱할 수 있었을터다. 뿐만 아니라 김종삼이 이광호의 아들이었다는 흔한 출생의 비밀까지 사용했다면 앞선 복수 과정도 더 속시원한 전개가 가능했을 것. 통쾌한 사이다 전개 없이 답답한 상황만 이어진 것은 결과적으로 시청자들을 지치게 했다.

이광호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이광호에 의해 사망했다는 사실을 안 국수란(윤유선 분), 자신만 살고자 한 장필성(최원영 분)과 안태정(김영필 분)의 배신 등으로 파멸의 길에 들어섰다. 김종삼과 김윤수(최대훈 분) 검사, 박수칠(김희원 분) 등의 고군분투가 결말을 냈다.

한편 '의문의 일승' 후속으로는 감우성 김선아 주연의 '키스 먼저 할까요?'가 방송된다. (사진



=SBS '의문의 일승' 캡처, SBS)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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