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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경 “지하철 탔을 때 느끼는 사람 냄새가 좋다”(인터뷰) 박양수 기자
박양수 기자 2018-01-31 17:29:48


오랜만이다. 2015년 '살인의뢰' 이후 스크린에서 모습을 보기 힘들었던 배우 김상경(46)이 '1급기밀'(1월24일 개봉)로 돌아왔다. '화려한 휴가' 등 전작들 때문에 김상경은 지난 정권이 만든 블랙리스트 배우에 오르기도 했다. 세간에선 그로 인해 직접적인 불이익을 겪은 게 아니냐는 이야기도 자연스럽게 나왔지만 그는 작품을 쉰 적은 없다고 사람좋게 웃어 보였다.
김상경
▲ 김상경
김상경
▲ 김상경
김상경
▲ 김상경
김상경
▲ 김상경
"우리 엄마도, 엄마 친구들도 다 내가 노는 줄 안다. 드라마가 안 나오면 더 그러신다. 나는 내 페이스대로 가고 있다. 옛날에는 한 작품 하면 다음 작품을 빨리 하는 게 미덕이 아니었다. 자기만의 시간, 스스로 채우는 시간이 필요했다. 2006~2007년 이후부터 다작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나는 일을 계속하고 있었는데, 개봉이 늦어졌다."

김상경의 지난 연기 생활은,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타율'이 나쁘지 않았다. 시청률이 40%가 넘는 드라마를 이끌기도 했고, 주연으로 참여한 '화려한 휴가'는 7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인으로서는 최고의 영광인 칸 영화제 참석도 해냈다. 작품을 끝내면 3~4개월 정도 충분한 휴식을 취하는 덕일지도 몰랐다.

"나는 연기 스타일이, 확 빠졌다가 쫙 나온다. '생활의 발견' 할 때도 한 달 반 정도 산에 올라가 있었다. 영화 촬영지에 혼자 가 보기도 했다. 영화 하나 할 때마다 데미지가 있다. 할리우드 같은 데서는 심각한 역할을 하고 나면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더라. '화려한 휴가' 할 때, 동생이 죽는 아픔을 연기하는데 하루종일 울면서 촬영했다. 정상적인 김상경으로 돌아오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김상경의 최신작 '1급기밀'은 방산 비리에 얽힌 실화를 영화적으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방산 비리는 한국 드라마나 영화 역사상 한 번도 다뤄진 적 없는 소재였다. 김상경이 영화에 의미를 느끼는 이유이기도 했다. 그러나 '1급기밀'은 영화가 개봉되기까지 투자가 철회되는 등 난항을 겪었다.

"박근혜 정부 때 시나리오를 받았다. 박근혜 정권에서 방산 비리를 척결해야 한다고 하길래 '대박이다' 했다. 친정부적인 영화 아닌가. 그런데 모태펀드에서 투자를 철회했다네? 그거 정부에서 하는 거 아니냐니까 맞단다. 친정부적인 영화인데 왜 안 된다는 건지. 그래서 개런티는 나중에 받는다 그러고 찍었다."

한편, '1급기밀'이 좌편향적인 영화라는 공격을 받은 것에 대해 김상경은 의문을 표했다.

"안보, 방산 비리 이런 건 보수에서 가장 주장하는 거다. 우리 영화는 보수적인 영화일 수도 있다. 감독님이 사회 운동 하셨던 분이라서 그런 진보 그림이 덧씌워졌을 수도 있다. 그런데 그런 영화가 아니다. 보수와 진보가, 여당과 야당이 같이 손 잡고 극장에 올 수 있는 영화다."

'1급기밀'에는 2009년 10월, 현역 해군 장교로서 MBC 'PD수첩'에 출연해 해군 납품 비리 의혹을 고발한 김영수 당시 소령의 이야기가 많이 반영돼 있다. 김 소령은 현재 국방권익연구소에서 일하고 있다.

"김영수 소령님하고 인터뷰를 같이 한 적이 있다. 내가 '썰'을 터니까 몇몇이 너무 위에 있어 문제라는 얘기를 하더라. 말단의 실무자만 벌을 받는 거다. 김 소령님은 자기가 근성이 있단다. 자존심이 엄청 센 분이다. 원리원칙대로 한다. (폭로 후) 자긴 표창받을 줄 알았는데 오히려 공격을 당하니까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끼셨던 것 같다."

영화계에서 용기있는 발언을 많이 한 배우이기도 한 김상경은 최근 영화 '돌아와요 부산항애'의 교차 상영 문제도 언급했다. '돌아와요 부산항애'는 멀티플렉스 극장 3사를 상대로 교차 상영 중단을 위한 법제 마련을 요구하며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대국민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해도 안 먹힌다는 걸 느낀다. '돌아와요 부산항애'가 말하는 스크린 문제도 오래된 거다. 얼마나 속상하겠나. 한정된 극장에, 영화를 고르게 배분하는 방법이 안 나오면 어쩔 수 없다. 안 바뀐다. 지금 너무 과하다고 본다. 정부 차원에서 얘기해야 한다. 영화인들끼리는 해결이 안 된다. 이 얘기를 한 두 번 한 게 아니다."

한편, 김상경은 영화를 많이 보진 않는다고 의외의 고백을 털어놨다. 계기는 '생활의 발견'이었다.

"'생활의 발견' 하는데, 너무 '찌질'한 애가 있더라. 배우들은 모니터하면서 자기가 좋아했던 모습을 다시 찾아간다. 자기 얼굴이 찌그러지면 그게 싫어서 다시 가자는 경우가 있다. 근데 그게 전체적으로 보면 기가 막힌 장면일 수도 있다. '생활의 발견' 때부터 철칙이, 모니터 보고 내 연기를 고치지 않는다는 거다. 난 모니터를 안 본다. 감독님이 알아서 보고 '오케이'하라고 한다."

그는 평소에는 시사나 다큐 등을 더 많이 본다. 배우로서의 자신이 아니라 일반인 김상경에 집중하려고 한다.

"연기 경력이 쌓이니까, 내가 멋있었던 장면이 막 떠오른다. 그게 싫다. 이미지를 안 두려고 노력한다. 나는 연예인 같은 배우가 아니다. 일반 사람을 대변하는 배우다. 일반 사람처럼 살려고 노력한다. 지하철을 탔을 때 느낄 수 있는 냄새, 사람들은 타보지 않으면 영영 모른다. 일상에서의 그런 경험이 중요하다."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뉴스엔 객원 에디터 진선 sun27ds@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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