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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사판’ 초반 무리수가 끝까지 발목 잡았다[종영기획①] 이민지 기자
이민지 기자 2018-01-12 06:00:01


[뉴스엔 이민지 기자]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이렇게 어렵다. 초반에 남발된 무리수 설정이 결국 독이 됐다.

SBS 수목드라마 '이판사판'(극본 서인/연출 이광영)은 오빠의 비밀을 밝히려는 법원의 자타 공인 '꼴통 판사' 이정주(박은빈 분)와 그녀에게 휘말리게 된 차도남 엘리트 판사 사의현(연우진 분)의 이판사판 정의 찾기 프로젝트를 그린 드라마다.
'이판사판'은 '본격 판사 장려 드라마'를 표방하고 그간의 법조물과 달리 판사를 전면에 내세워 차별화를 뒀다. 그동안의 법조물이 변호사, 검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것과 달리 '판결'을 내리는 판사들을 주인공으로 설정했다. 재판의 판결문을 써내려가기까지 판사들의 고뇌, 그리고 재판의 결과가 사회와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해 숙고해볼 수 있는 메시지를 담아냈다.

판사들의 오판으로 억울하게 10년을 복역한 장순복(박지아 분)의 재심에서 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고개 숙여 사죄하는 재판부의 모습은 시청자들을 울컥하게 만들었고 당시 "진실을 찾으려는 정의의 노력을 외면하지 않겠다"는 오지락(이문식 분)의 대사는 깊은 울림을 줬다.

최경호(지승현 분)에게 자신의 죄를 뒤집어 씌우고 살아왔던 유명희(김해숙 분)는 자신의 재판에서 스스로를 법꾸라지로 칭하며 "나같은 법꾸라지를 단죄할 수 없는 나라에서는 아무 희망도 없다"며 "하지만 결국 나는 법의 촘촘한 그물망에 걸려 준엄한 국민의 심판을 받기 위해 이 자리에 서있다"고 말했다. 유명희는 스스로에게 사형 선고를 내리고 자살하려 했지만 사의현은 이를 막았고 "법정이 내린 형을 선고 받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결국엔 정의와 진실이 승리하고 법의 심판을 받게 된다는 메시지까지 담아낸 장면.

장순복과 최경호 재심이라는 굵직한 두개의 사건과 이에 얽히고 설킨 법조인과 정치인의 모습이 궁금증과 긴장감을 유발했다. 진실을 추적해가는 이정주와 사의현, 도한준(동하 분)의 사명감과 과하지 않은 삼각관계도 흥미를 더했다.

문제는 중후반부의 이러한 호평도 시청률 상승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는 '이판사판' 초반 등장했던 무리수 설정들 탓이라는 반응.

'이판사판' 첫회에는 '살인', '강간' 등 단어로 전화통화 하며 출근길 만원 지하철에서 사람들을 겁에 질리게 하는 판사 이정주의 모습, 재판 중 아동 강간범 김주형(배유람 분)의 궤변에 광분해 법복을 벗으며 욕설을 내뱉는 이정주의 법정 난동 등이 등장했다. 이후 김주형은 판사인 이정주를 인질로 잡고 인질극까지 벌이며 무리수의 정점을 찍었다. 극 후반 인질극이 유명희의 계략이었음이 드러났으나 앞선 법정 난동과 맞물리며 무리수 설정 중 하나로 분류되고 있다.

엄숙주의에 가려져 있던 판사들의 고뇌와 갈등, 애환과 좌절을 그려내겠다는 야심찬 포부와 그들의 인간적인 면을 보여주겠다는 기획 의도를 감안하더라도 법정에서까지 가벼운 모습을 보이는 주인공의 모습은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 힘들었다.

'이판사판' 측은 ""이전에는 보여진 바 없는 장면을 통해 판사의 숨겨졌던 애환도 좀 더 드라마틱하게 그려내려 했다"며 "방송에서 처음 선보이는 판사와 법원에 대해 밝고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판사 장려 드라마’라는 걸 표방하며 제작중이다. 법원과 판사들을 인간적이고도 따뜻하게 그려갈테니 애정어린 시선으로 지켜봐달라"고 당부했지만 초반의 무리수 설정 탓에 시청자들의 잡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결국 '이판사판'은 중후반에 흥행 포인트가 있었음에도 6~7%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조용한 종영을 맞게 됐다. (사진



=SBS, SBS '이판사판' 캡처)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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