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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기밀’ USB가 95만원? 방산비리 다룬다는 것만으로도 박아름 기자
박아름 기자 2018-01-11 08:41:13


[뉴스엔 박아름 기자]

영화 '1급기밀'이 너무 커서 건들 수 없었던 ‘방산비리’를 파헤친다.

'1급기밀'은 한국영화 최초로 군대, 언론, 정재계 등 철옹성 같은 사회 최고위층이 연루되어 있기에 어느 누구도 이야기할 수 없었던 ‘방산비리’를 소재로 한다. 대한민국에서 단 한 번도 다뤄진 적 없을뿐더러 너무 거대해서 건들 수조차 없었던 ‘방산비리’ 소재를 다루고 있다는 점, 그리고 들춰지지 않았을 뿐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홍기선 감독이 영화를 통해 세상에 전하고자 했던 평소의 신념에 따라 '1급기밀'은 ‘정의 없는 힘’에 맞선 용기 있는 선택에 대한 깊이 있는 메시지로 사회 부조리를 꼬집고 세상을 바꾸는데 일조하는 영화의 사회성을 여실히 보여줄 전망이다.
'1급기밀'은 국가라는 이름으로 봉인된 내부자들의 은밀한 거래를 폭로하는 범죄실화극. 1997년 국방부 조달본부 외자부 군무원의 전투기 부품 납품 비리 폭로와 2002년 공군의 차세대 전투기 외압설 폭로, 2009년 MBC 'PD수첩'에서 방영된 해군장교의 방산비리 폭로 등 실제 사건들을 모티브로 한국영화 최초로 방산비리를 전면적으로 다룬 영화다.

방산비리, 즉 방위산업비리는 대한민국 군 내에 만연한 고질적인 문제이다. 모든 비리 중에서도 방산비리가 더욱 위험한 것은 단순히 금액적인 문제가 아니라 누군가의 자식이자 연인인 수많은 군인들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으며, 나아가 국가의 안녕 그리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수 없는 ‘국가 안보의 적’이라는 결론에까지 도달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산비리는 어제오늘 벌어진 일이 아니다. 6.25전쟁 당시 국민방위군 사건부터 2014년 세월호 침몰 당시 통영함 성능 문제, 2017년 한국항공우주산업주식회사(KAI) 원가 부풀리기까지 수십 년간 이어지고 있다. 6.25 전쟁 당시 1.4 후퇴 때 국민방위군의 일부 장교들이 23억 원, 쌀 5만 2천 섬의 국고금과 군수물자를 부정처분해 많은 사상자를 냈다. 전쟁터에서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약 10만 명이 넘는 병사들이 목숨을 잃었다. 2008년 1조 2,700억 원을 들여 전력화한 손원일함, 정지함, 안중근함은 걸핏하면 멈추는 탓에 심해에 들어갈 수 없어 제대로 작전을 펼칠 수 없었다. 뿐만 아니라 독일에서 93차례나 고장 난 사실을 알고도 잠수함을 인수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안겼다. 적 잠수함을 공격하기 위해 1조 3천억 원 예산으로 도입된 해상헬기 와일드캣은 터무니없는 연료과잉 현상으로 작동시간이 38분에 불과했다.

2018년 현재도 마찬가지다. 새 정부 출범 후 방산비리 합수단에 의해 적발된 방위산업 불법 계약 규모는 해군 1,265억 원, 공군 243억 원을 비롯해 전체 1,639억 원에 달한다. 3천원도 되지 않는 USB가 95만 원짜리로 둔갑하거나 방탄복은 총알을 막지 못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7년에는 장병들에게 지급됐어야 할 280여 억 원어치의 신형 방탄복과 방탄헬멧 대신 철갑탄을 막을 수 없는 부실한 방탄복과 방탄헬멧이 최전방 부대 등 장병 3만 5천명에게 보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군 형법에는 뇌물 수수 관련 조항이 없어 3년 이하의 징역과 700만원 이하의 벌금 정도의 솜방망이 처벌만 존재한다. 군과 방산업체의 고질적인 유착의 꼬리를 끊지 않는 이상 계속될 수밖에 없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막대한 국방비를 투입하고도 북한의 군사력을 감당하지 못하는 군부를 강하게 질타했고, 방산비리 근절을 적폐청산의 최우선 과제로 적시했다.

이와 같은 방산비리 척결에 대한 정부의 강한 의지는 물론 국민들의 시대적 요구이자 사회적인 이슈로 급부상하고 있는 방산비리를 전면적으로 다룬다는 것만으로도, '1급기밀'이라는 영화의 존재 가치를 확인시켜준다. 의미적으로 뜻 깊은 영화이면서 지난 해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10점 만점에 9.5점이라는 높은 평점을 받고, 서울에서의 모니터 시사회에서도 역시 찬사를 받으며 올해 가장 주목해야 할 영화로 급부상하고 있다. ‘통쾌한 한방이 있는 영화’로 불리며 사회적인 관심을 이끌고 있어 현재 흥행 중인 영화 '1987'을 잇는 2018년 첫 번째 문제적 필견작이 탄생할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1월



24일 개봉. (사진=리틀빅픽쳐스 제공)


뉴스엔 박아름 jam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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