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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 위 ‘꾸준함의 계보’를 잇는다, 호세 퀸타나
2018-01-03 15:39:20


[뉴스엔 안형준 기자]

마운드 위 '꾸준함의 화신'은 누구일까.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1월 2일(한국시간) 최근 5년의 성적을 바탕으로 '가장 꾸준한 타자'를 선정했다. 주인공은 '코리의 형' 카일 시거(SEA)였다.
절대적인 성적이 아주 뛰어나지는 못했다. 시거는 보장된 3할 타자도 아니며 홈런왕을 다툴 거포도 아니다. 매 시즌 올스타전의 중심이 되는 '아이콘 급' 스타도 아니다. 하지만 충분히 뛰어난 성적을 기복없이 꾸준히 기록한 점을 높이 평가받았다(MLB.com이 시거를 가장 꾸준한 선수로 선정한 것에 대해 '그저 시거를 띄워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에 대해 맞다 아니다의 판단은 보류한다).

어쨌든 야수 부문을 선정했다면 투수 부문의 주인공도 뽑아야 하는 법. MLB.com은 3일, 마운드 위에서 가장 꾸준한 투수를 선정했다. 야수 부문의 선정 과정을 기억한다면 이해가 빠르겠지만, '최고의 선수'를 뽑는 것이 아니다. 성적이 'MVP급'까지는 아니더라도 '준수한 성적을 최대한 기복없이 기록한 선수'를 선정하는 것이다. 역시 평가 기간은 '최근 5년'이고 대상은 선발투수로 한정됐다.

MLB.com은 첫 번째 평가 항목을 '고무 팔'로 명명했다. 내구성을 평가한 것이다. 다만 후보자가 너무 적어질 것을 우려해 커트라인을 규정이닝(162이닝)보다 훨씬 적은 120이닝으로 잡았다. 지금은 투수들의 부상이 만연한 시대, 한층 낮아진 기준에도 불구하고 '1번 문제'를 통과한 투수는 단 27명에 불과했다.

▲1라운드 통과자 명단
크리스 아처, 바톨로 콜론, 앤드류 캐시너, R.A. 디키, 마르코 에스트라다, 지오 곤잘레스, 미겔 곤잘레스, 잭 그레인키, 콜 해멀스, 제이슨 하멜, 우발도 히메네즈, 이안 케네디, 클레이튼 커쇼, 댈러스 카이클, 코리 클루버, 존 래키, 마이크 리크, 존 레스터, 웨이드 마일리, 릭 포셀로, 호세 퀸타나, 크리스 세일, 제프 사마자, 맥스 슈어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훌리오 테에란, 저스틴 벌랜더

2번째 평가 항목은 제구력이었다. MLB.com은 제구력 평가를 위해 구장에 따른 효과를 없앤 조정 평균자책점(ERA+)과 수비무관평균자책점(FIP-) 지표를 사용했다. 두 지표 모두 100이 평균이며 ERA+는 수치가 높을수록, FIP-는 수치가 낮을수록 좋은 활약을 펼친 것이다. MLB.com은 '5년 연속 ERA+ 80 이상, FIP- 120 이하'를 2라운드의 기준으로 잡았고 16명의 투수가 라운드를 통과했다.

▲2라운드 통과자 명단
크리스 아처, R.A. 디키, 잭 그레인키, 지오 곤잘레스, 콜 해멀스, 클레이튼 커쇼, 코리 클루버, 마이크 리크, 존 레스터, 릭 포셀로, 호세 퀸타나, 크리스 세일, 맥스 슈어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 훌리오 테에란, 저스틴 벌랜더

3라운드는 '기복'에 대한 평가였다. MLB.com은 2라운드에서 활용한 ERA+와 FIP- 수치의 최대치-최소치 편차를 각각 계산해 평균을 냈고 상위 50%인 8명을 추렸다. 커쇼와 그레인키, 벌랜더, 클루버, 카이클, 세일 등은 3라운드를 통과하지 못했다.

▲3라운드 통과자 명단
1.R.A. 디키(8), 2.호세 퀸타나(21.5), 2.마이크 리크(21.5), 4.크리스 아처(23), 5.훌리오 테에란(29.5), 6.맥스 슈어저(32), 7.지오 곤잘레스(34), 8.콜 해멀스(35).

4라운드는 '탈삼진 능력' 평가였다. 탈삼진은 투수의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로 평가받는 항목. MLB.com은 지난 5년 동안 꾸준히 '시즌 150탈삼진 이상, 9이닝 당 탈삼진 7개 이상, 탈삼진/볼넷 비율 2.0 이상'을 동시에 충족시킨 선수를 추렸다. 너클볼러로서 탈삼진 능력이 떨어지는 디키와 한 시즌씩 부침을 겪은 해멀스, 아처 등이 탈락했다.

▲4라운드 통과자 명단(최근 5년 최저기록)
1. 지오 곤잘레스(162K, K/9 8.4, K/BB 2.4)
2. 호세 퀸타나(164K, K/9 7.4, K/BB 2.9)
3. 맥스 슈어저(240K, K/9 10.1, K/BB 4.0)
4. 훌리오 테에란(151K, K/9 7.2, K/BB 2.1)

마지막 5라운드에서는 얼마나 타자들의 배트와 잘 싸워왔느냐를 평가했다. MLB.com은 5라운드를 평가하기 위해 피 OPS에서 구장에 따른 효과를 지운 '피 OPS+(조정 OPS)' 수치를 활용했다. 그리고 어디까지나 '기복없는 꾸준함'에 대한 평가인 만큼 지난 5년 동안 기록한 피 OPS+의 편차가 가장 작은 선수를 승자로 선정했다.

▲최종 순위
1. 호세 퀸타나(편차 14, 87-101)
2. 지오 곤잘레스(편차 29, 70-99)
3. 훌리오 테에란(편차 31, 77-108)
4. 맥스 슈어저(편차 37, 49-86)

그렇게 가려진 최종 우승자는 슈어저가 아닌 퀸타나였다. 전날 마이크 트라웃을 제치고 시거가 최종 우승자가 된 것과 마찬가지로 슈어저가 아닌 퀸타나가 우승을 차지한 것을 두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당연히 있을 것이다. 절대적인 성적에서 슈어저는 분명 퀸타나와 비교하기 힘들 정도로 좋은 기록을 썼다.

하지만 이 평가는 누구나 인정하는 1등 선수를 '야구 없는 오프시즌'에 다시 한 번 잊지 않고 칭찬하기 위해 실시한 것이 아니다. 평가의 목적은 비록 1등이 아니고 성적순으로 한 손에 꼽히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의미있는 활약을 펼치면서 기복없는 꾸준함까지 갖춘 선수가 있다는 것을 조명하기 위함에 가깝다.

빅리그는 지난 2015년 단 한 번도 최고였던 적이 없는 투수와 아쉬운 작별을 했다. 평균자책점, 다승, 탈삼진 등 주목받는 주요 부문에서 단 한 번도 3위 이내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커리어 내내 2점대 평균자책점도 한 번 기록하지 못한 이 투수는 빅리그에서 16년을 활약하며 한 부문의 '대명사'가 됐다. 바로 풀타임 선발 14시즌(2001-2014) 연속 10승 이상, 200이닝 이상을 기록했고 마지막 은퇴 시즌에도 아웃카운트 4개가 부족해 이 기록을 15시즌(풀타임 선발 전 시즌)으로 늘리지 못한 '꾸준함의 대명사' 마크 벌리다.

지금은 유니폼을 바꿔입었지만 공교롭게도 벌리가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떠난 2012년 화이트삭스에서 빅리그에 데뷔한 퀸타나는 '꾸준함의 계보'를 이어받아 자신의 커리어를 써가고 있다. 앞으로 퀸타나가 자신의 커리어에 어떤 숫자들을 채워갈지 주목된다.(자료사진=호세



퀸타나)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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