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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도소 반응 극과극, ‘감빵’ 맞고 ‘착하게’ 틀렸나 박양수 기자
박양수 기자 2018-01-29 17:03:41


선량함이 미덕인 한국사회에서 최근 웬일인지 죄수들의 공간인 ‘교도소’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큰 인기를 끌며 종영한 tvN 수목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과 많은 관심 속에 방송되고 있는 JTBC 예능 ‘착하게 살자’가 그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러나 같은 배경으로 한 두 작품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은 극과 극이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왼쪽), 착하게 살자(오른쪽)
▲ 슬기로운 감빵생활(왼쪽), 착하게 살자(오른쪽)
tvN
▲ tvN
JTBC
▲ JTBC
★왜 하필 ‘교도소’인가?
두 작품을 보면서 머릿속에 가득차는 생각은 ‘왜 하필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가?’라는 점이다. 긍정적으로 보기 힘든 범죄자들의 집합소가 즐거움의 상징인 TV에서 조명되는 건 선뜻 이해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드라마든 예능이든 시청자의 관심을 먹고 사는 매체에서 이목을 끌기 위해 더 자극적인 소재를 택하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전엔 군대, 스타의 일상 등에 쏠려있던, 쉽게 접하기 힘든 것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이 이젠 교도소로까지 옮아간 모양이다. 심지어 최근엔 전직 대통령이나 유력 정치인, 재벌들이 줄줄이 교도소에 들어가고 있어 국민적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범죄’에 대한 경각심, ‘슬감’은 맞고 ‘착하게’는 틀리다
지난해 말, ‘슬기로운 감빵생활’이 방송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선 갑론을박이 있었다. ‘교도소 미화’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특히 ‘응답하라’ 시리즈로 휴머니티의 진수를 보여줬던 신원호 PD의 작품이었기에, 교도소 내 범죄자들에 대한 감정적 공감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짙었다.

베일을 벗은 ‘슬기로운 감빵생활’ 속 캐릭터들은 휴머니티 구도에 매몰되는 것이 아니라, 그 내부의 다양한 군상을 소묘하며 논란을 돌파했다. 주인공인 김제혁(박해수) 주변에 머무는 모든 이들을 평범하게 그리지만, 이따금씩 그들이 살인, 마약, 폭력 등을 저지른 범죄자라는 사실을 환기하며 시청자들에 ‘죄’의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 '세상엔 무조건적인 선인도, 악인도 없다'는 메시지가 작품 전반의 기초를 다져, 범죄자 미화라는 우려도 종국엔 거의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예능 ‘착하게 살자’는 이 지점에서 미흡하다. 출연자들이 ‘가상의 죄’를 짓고 사법적 처벌을 받은 후 교도소에 수감된다. 유병재는 외국인에 쥐불놀이를 알려주다 방화를, 김보성은 ‘의리’로 인해 절도죄를 뒤집어쓴다. 누구나 연루될 수 있는 범죄를 보여줌으로써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는 의도는 좋았지만, 억지에 가까웠다.

특히 ‘왜 굳이 교도소에 직접 들어가는가?’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정확히 내놓지 못했다. 제작발표회 당시 유병재가 했던 “나 말고 감옥 갈 만한 사람들이 더 있는데 왜 내가 가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말은 시청자들도 보편적으로 느끼고 있는 의문이다. 첫 방송 이후에도 물음표가 가시지 않는다. 웃음이 앞서는 예능에서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전달하기에는 꽤나 버거워 보인다.

★리얼리티와 억지 사이
‘슬기로운 감빵생활’도 물론 교도소의 리얼리티를 정확히 그려내지는 못했다. 드라마의 특성상 리얼리티 보단 극적 구성이 더 중요한 까닭이다. 그러나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핍진성(그럴 듯해 보이는 정도)’에서 시청자들의 몰입을 이끌었다.

동생을 성폭행하려는 남자를 구타해 폭행죄를 저지른 김제혁의 사연은 ‘착하게 살자’의 억지 설정에 비교해 훨씬 더 그럴 듯해 보인다. 또한 슈퍼스타 야구선수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김제혁이 3평 남짓한 공간에서 범죄자들과 함께 생활하면서 겪게 되는 의리와 갈등구조를 섬세히 직조하며 긴장과 감동까지 안겨줬다. 엄밀히 말해 ‘리얼리티’는 아니지만, 시청자들은 이를 리얼하게 받아들인 셈이다.

그러나 ‘착하게 살자’는 리얼리티 예능이라는 말이 무색하게도 리얼함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법무부의 협조를 받아 실제 여주교도소에 들어가는 과정, 그리고 교도소에 도착하자마자 입고 있던 옷과 물품을 반납한 뒤 수용복으로 갈아입고 신체검사 및 항문검사를 받는 모습은 단순히 ‘교도소 체험’에 지나지 않는 모양이다.

과거 MBC 예능 프로그램 ‘진짜 사나이’가 '군대 체험'이라는 비판 속에서도 실제 군인들과 동고동락하고, 훈련을 받는 모습으로 그나마 호평을 받았던 것과 천지차이다. ‘착하게 살자’는 교도관, 다른 죄수들과의 교류, 관계를 맺을 수 없는 근본적 한계가 명확하다. 또 고작 1주일 후에는 세상으로 나오게 될 연예인들의 교도소 생활은 힘듦과 거리가 멀어 보인다.

오히려 연예인끼리 좁은 공간에서 사소한(?) 불편을 겪는 에피소드는 재미 요소로 보인다. 투명 화장실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는 아이돌의 모습을 보고 교도소를 심각하다게 생각하는 시청자가 몇이나 있을까. (사진



=tvN, JTBC)

뉴스엔 객원 에디터 신동혁 ziziyazizi@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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