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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의 법정’ 윤현민 “성범죄 사건, 함께 분노해주셔서 감사해”(인터뷰①) 황수연 기자
황수연 기자 2017-12-06 07:00:01

[뉴스엔 황수연 기자]

배우 윤현민에겐 2017년은 최고의 한 해였다. 지난 3월 첫 주연을 맡은 '터널'이 6.490%로 OCN 개국 이래 최고시청률을 경신했고, 11월 28일 막을 내린 KBS 2TV '마녀의 법정'은 월화극 정상을 지키며 자체최고시청률 14.3%으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게다가 연기력까지 물올랐다는 호평으로 기분 좋은 시간들을 보냈다.
12월 5일 서울 신사동 한 카페에서 만난 윤현민은 "아침마다 려원 누나와 시청률 기사들을 확인하면서 소리를 질렀다. 기분 좋은 걸 숨기고 싶지 않을 정도로 좋더라. 개인적으로는 '터널'까지 좋은 성과를 거둬서 감사했다. 야구 선수 때도 홈런은 쳐봤어도 연타석은 쳐본 적이 없었다. 그만큼 확률이 낮은 걸 아니까 '올해 나 참 운이 좋았구나' 싶었다"고 운을 뗐다.

윤현민에게 '마녀의 법정'은 시청률을 기대하기 보다 걱정이 먼저 앞섰던 작품이었다. 전 작품들의 시청률이 낮았고, 동시간대 방송된 SBS '사랑의 온도', MBC '20세기 소년 소녀', tvN '이번생은 처음이라'가 대놓고 로맨틱 코미디를 내세웠던 상황. 넘쳐나는 로코의 홍수 속에 여성과 아동의 성범죄를 다루는 법정 드라마가 과연 잘 될지 여부에 모두가 반신반의했다.

"시청자 분들이 늦은 저녁 지친 몸을 이끌고 TV를 켰는데 우리가 다루는 이야기가 불편함으로 다가오지 않을까, 인상을 쓰게 만들지 않을까 걱정이 많았다. KBS도,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모두 같은 마음이었다. 다행히 많이 봐주시고 함께 분노해주셔서 감사했다. 매회 나오는 에피소드들이 실제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사건들이라 그랬지 않았나 싶다."

'마녀의 법정에서'는 여교수의 남조교 성추행, 약물을 사용한 데이트 강간, 일반인 동영상 유출 사건 등 실제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소재들이 등장했다. 특히 5회 방송된 아동 성폭행 사건은 윤현민에게는 배우로서 연기하기 가장 힘들고 괴로웠던 순간이었다. 지난 10월 30일 현장공개 기자 간담회에서도 촬영 당시를 떠올리다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극 중 진욱이가 정신과 의사에서 왜 검사가 됐는지 설명해주는 회차였다. 사실 저는 이 드라마를 찍기 전에는 뉴스에서 아동 성범죄 이야기가 나오면 어른으로서 지켜주지 못했다는 미안한 마음에 애써 들여다보지 않으려는 사람 중에 하나였다. 이번 드라마를 하면서 인간 윤현민도 많이 바뀌었다. 대본을 받고 공부를 하는데 정말 화가 많이 났다.

혹시나 우리 드라마로 피해자분들이 다시 아픔을 상기시키지는 않을까 조심스러웠다. 혼자 고민을 하다 세트장에서 감독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감독님이 눈물을 보이시기도 했다. 서로 눈물에 대해 이야기는 안 했지만 저는 왜 눈물이 났는지 알 것 같았다. 연출자로서 부담감, 아버지로서 미안함이 함께했던 것 같다. 제 마음도 똑같았다."

윤현민은 이 에피소드를 찍으면서 드라마의 방향성을 찾았다. 진정성으로 피해자 입장에서 아파하고 개선하는 검사의 마음으로 연기를 해야겠다는 것. 한편 현장 공개 기자간담회에서 눈물을 보였던 것에는 "기사가 많이 났더라. 저도 모르게 당시 연기했던 시간들이 필름처럼 스쳐가서 눈물이 났던 것 같다. 많이 부끄러웠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 드라마 성적표만 놓고 보면 이젠 흥행 보증수표라는 표현이 아깝지 않은 배우가 됐다. 성공적인 주연 발돋움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윤현민은 "흥행 보증수표라, 아직 저에겐 과분하다. 이 말을 해주신 분께 수표를 꺼내서 드려야 할 것 같다(웃음). 작품과 파트너를 잘 만난 운이 좋았다. 이제는 운을 담을 수 있는 실력을 갖춰야 겠다는 생각이 간절하다"고 했다.

"최근 2,3년 동안 쉬지 않고 작품을 해왔다. 그렇게 일을 하면서 얻는 장점도 있었지만 혹시나 제가 익숙해질까 봐 걱정이 많았고 무척 조심스러웠다. 그러던 중에 친분은 없지만, 청룡영화제 남우조연상을 타신 진선규 배우님의 수상소감을 듣고 뒤통수가 뜨끔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 다시 연기 책을 다시 들여다보게 되는 계기가 됐다. 여러모로 감사한 한 해가 됐다."

(사진=JS픽처스 제공)


뉴스엔 황수연 suyeon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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