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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캔스피크 나문희+변호인 송강호=진심 연설의 힘
2017-09-17 06:02:01

진심을 담아낸 연설은 강력한 힘을 지닌다. 영화 속 명연설 역시 마찬가진데, 특히 '아이 캔 스피크'와 '변호인'은 모두 실화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 진정성과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 스크린 너머 관객을 소름돋게 만든다.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

"I can speak.(나는 증언할 수 있습니다.)"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
▲ ‘아이 캔 스피크’ 나문희
‘변호인’ 송강호
▲ ‘변호인’ 송강호
'아이 캔 스피크'는 2007년 2월 열린 미국 하원 의회 공개 청문회를 소재로 했다. 미국 내 한국·중국 교포들의 문제제기로 하원의원들은 일본 정부에 사죄를 요구하는 위안부 사죄 결의안을 의회에 제출했는데, 통과하기까지 무려 10년이 걸렸다. 의원들의 결정을 완전히 굳히게 한 결정적인 계기는 바로 이 청문회에서 있었던 피해자 이용수, 김군자 할머니의 증언이었다.

'아이 캔 스피크'의 나옥분(나문희)은 과거의 아픔을 묻고자, 위안부 피해자임을 숨기고 살아간다. 그러나 자신과는 달리 위안부 피해자로서 목소리를 냈던 친구의 건강이 악화되자, 그 대신 청문회에서 증언하기로 마음먹는다.

수십년 동안 자신의 과거를 숨겼던 나옥분이 앞으로 나서기까진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이 영화는 나옥분이 박민재(이제훈)에게 영어를 배운다는 설정으로, 제목 '아이 캔 스피크'는 '영어로 말할 수 있다'는 뜻으로 보였으나 청문회 장면에선 또 다른 의미가 밝혀진다. 나옥분이 떨리지만 확실한 목소리로, 비장하게 "I can speak.(나는 증언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모습은 뜨거운 감동을 안긴다.

일본 측 인사들을 포함해 많은 의원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우뚝 선 나옥분은 일본군의 만행과 위안부들의 아픔을 조목조목 짚어낸다. 배우 나문희는 긴 영어대사를 완벽하게 소화하는데, 그 투박한 발음과 확신어린 표정, 나옥분의 아픈 삶과 용기 등이 어우러져 진한 울림을 전한다.

56년 연기 인생의 나문희는 나옥분을 연기할 수 있는 단 한 명의 배우다. '아이 캔 스피크'의 김현석 감독은 "나문희 배우가 연기할 땐, 모니터 너머에서 보는데도 다른 것은 생각할 틈 없이 가슴이 오케이 사인을 줄 때가 있다. 참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언급했는데, 관객들 역시 비슷한 감흥을 느끼지 않을까. 21일 개봉.

★'변호인' 송강호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입니다."

'변호인'은 부림사건 변호를 맡은 故 노무현 대통령을 모티브로 한 영화다. 변호사 송우석(송강호)은 '빨갱이'로 몰려 법정에 선 학생들을 위해 변호한다. 故 노무현 대통령은 부림사건의 변론을 맡은 일을 "내 삶에서의 가장 큰 전환점"이라고 말하는데, 이후 그는 인권변호사의 길을 걷게 된다.

총 5차 공판을 거치는데, 특히 진우(임시완)와 학생들이 읽은 책들이 불온서적이 아님을 피력하는 2차 공판, 송우석이 사건을 조작한 차동영(곽도원)에게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을 외치는 4차 공판이 명장면으로 꼽힌다.

2차 공판에서 송강호는 3분여 장면을 롱테이크로 소화하는데, 잠시도 쉬지 않고 대사를 이어가며 검사, 판사에 대응한다. 송강호는 실제 인물을 떠오르게 하는 사투리와 말투를 완벽히 소화하고, 증거자료를 들이대며 빈틈없는 변론을 펼친다. 카메라는 그의 주변을 360도로 회전하며 촬영하고 관객은 법정 안에 빠져들어간 듯한 느낌을 받는다.

4차 공판에서 송우석은 차분하고 냉철하게 변론을 시작하지만, 차동영의 뻔뻔한 위증에 몸을 떨며 분노하고 반말을 해 버린다. "국가보안법이나 더 공부하고 오라"는 차동영에게 "국가란 국민이다"며 헌법 조항으로 맞서는 장면은 천만 관객을 감동시켰고, 우리 시대에 필요한 리더에 대해 생각케 한다.

'변호인'은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었던 속물변호사가 정의와 진실을 위해 나아가는 영화로, 영화 초반과 비교하면 그 감동이 더욱 커진다. 공판의 경우 1차부터 5차까지 과정을 차례대로 촬영해, 보다 배우가 리듬을 편하게 타고 집중력을 높일 수 있었다는 후문이다. (사진=영화 '아이캔스피크' '변호인' 예고편 캡처)

뉴스엔 객원 에디터 오소영 oso0@slist.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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