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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이니까” 이제훈, 위안부 소재 영화 출연한 이유(인터뷰)
2017-09-13 06:17:01


[뉴스엔 배효주 기자]

이제훈이 위안부 피해자의 현재를 그린 영화에 참여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이제훈은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 모처에서 진행된 뉴스엔과 인터뷰를 통해 영화 '아이 캔 스피크'에 임한 소감과 느낀 바를 밝혔다.

9월 21일 개봉하는 영화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는 민원 건수만 무려 8,000 건,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 도깨비 할매 ‘옥분’(나문희 분)과 오직 원칙과 절차가 답이라고 믿는 9급 공무원 ‘민재’(이제훈 분),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았던 상극의 두 사람이 영어를 통해 운명적으로 엮이게 되면서 진심이 밝혀지는 이야기다. 이제훈은 모든 게 숨이 턱턱 막힐 만큼 정확해야 하는 원칙주의 공무원 민재 역을 맡아 나문희와 호흡한다.

"영화를 찍으며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뭉클했다"고 운을 뗀 이제훈은 "가장 감사한 건 뭐니 뭐니 해도 나문희 선생님이다"고 대선배에게 공을 돌렸다. '옥분' 역할은 그 누구도 아닌 나문희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는 이제훈. 그는 "제작사에서 나문희 선생님께 대본을 드렸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해서 속으로 '제발 수락하시길'하고 생각했다"고 수줍게 말했다.

이제훈에게 '아이 캔 스피크'는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쳐있을 때 찾아온 오아시스 같은 작품이었다. 쉴 틈 없이 잇달아 드라마와 영화를 찍으면서 몸과 마음이 힘들 때 '아이 캔 스피크'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힐링'하게 됐다고.

"(위안부 피해자 소재를 다뤘다는) 정보 없이 시나리오를 봤어요. 처음엔 굉장히 훈훈하고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가다가, 중후반 큰 사연이 나와 많이 놀랐어요. 무거운 감정이 느껴지더라고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고통과 아픔에 공감하는 저를 발견하곤 이 작품에 꼭 동참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민재' 역할을 통해서라도 위안부 피해자를 서포트 해주고 싶다고 생각했죠."

이제훈이 '아이 캔 스피크'에 더욱 끌렸던 점은, 위안부 피해자의 고통과 아픔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 아닌 에둘러 어루만질 줄 아는 영화였기 때문이다.

"이같은 소재를 기존 한국 영화들에서는 정공법으로 표현했잖아요. 하지만 '아이 캔 스피크'는 우회적으로 그려냈어요. 따뜻한 이야기를 통해 사연의 아픔을 어루만지고 관객에게 상기시켜 편안하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물론 자칫 위안부 피해자분들께 누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있었지만, 김현석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있었고 제작사인 명필름 심재명 대표님의 스타일을 알아서 염려를 덜었어요. '건축학개론'으로 심재명 대표님과 인연을 맺었는데, 자극적으로 홍보 마케팅을 한다거나 영화 메시지를 왜곡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거든요. 저는 배우로서 연기를 잘해서 영화가 잘 만들어지기만을 기원하자는 생각으로 참여했습니다."

실제로도 '아이 캔 스피크'는 홍보 활동에서 위안부 피해자를 그린 영화라는 것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영화를 관람한다면 뜻하지 않을 반전을 맞닥뜨리게 되는 셈이다.

이제훈은 "이 영화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의 아픔이 와닿지 않았던 분들에게 작은 씨앗이 되길 바란다"며 "'아이 캔 스피크' 출연진과 제작진이 같은 마음으로 뭉쳐서 만든 작품"이라고 애정을 드러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에 대해서 교과서를 통해 배웠지만, 막상 그분들이 겪어온 아픔과 고통을 얼마큼 헤아리고 보살피려 노력했나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남겨진 세대로서 우리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단순히 영화적 재미와 희로애락을 관객들에게 선사해 주고 싶기보다는 이 영화를 통해 관객들이 연대가 되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에요."

이제훈은 영화 촬영 전 고사를 지내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직접 만날 수 있었다. 그러면서 가슴 속 '꼭 좋은 영화를 만들어서 선사해 드리고 싶다'는 열망의 불씨가 싹텄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역사적 사실, '팩트' 잖아요. 대한민국 배우로서 제가 작품을 통해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고 또 감사했어요. 많은 관객이 영화를 봐 줬으면 하는 바람보다는 피해자들에게 위로가 되고, 피해 사실을 몰랐던 분들에게는 마음으로 스며들 수 있는 작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뉴스엔 배효주 hy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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