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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 “‘박열’ 이제훈 연기, 수백번 돌려봐도 최고”(인터뷰) 배효주 기자
배효주 기자 2017-06-21 06:10:01


[뉴스엔 글 배효주 기자 / 사진 이재하 기자]

6월 28일 개봉하는 영화 '박열' 속 이제훈은 여태껏 우리가 알던 그와는 조금 다를지도 모른다. 외적으로는 아무렇게나 헝클어진 머리와 수염이 그렇고, 그 속의 강건한 눈동자와 올곧은 심지 같은 게 그간의 이제훈을 잊게 만든다. 낯설다기보단 제 자리를 찾은 듯한 느낌. 박열 역할에 이제훈을 낙점한 이준익 감독의 선구안을 감탄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영화 포스터
▲ 영화 포스터
영화 '박열'을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뉴스엔을 만났다. 이날 이준익 감독은 박열 역할을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평을 듣는 이제훈에 대한 애정과 믿음을 밝혔다.

이제훈은 영화 '박열'에서 일본 제국의 한복판에서 항일 운동을 펼친 조선의 아나키스트 박열로 분했다. 그간 부드러운 이미지를 벗고 강렬한 비주얼과 에너지로 연기 변신을 꾀했다. 이에 대해 이준익 감독은 연신 "이제훈은 최고다"고 강조했다. 그 어떤 배우보다 이제훈이 '박열'이어서 빛났다고.

"이제훈 연기에 굉장히 만족한다. 편집하는 과정에서 수백 번은 봤는데, 그때마다 이제훈의 눈에서 나오는 디테일이 굉장히 정교하다고 생각했다. 광기 어리기도 하고, 진지하기도 하고, 유쾌할 땐 유쾌한. 연기적인 디테일은 물론이거니와 그 상황 자체를 온전하게 이해하고 있었다. 이번 '박열'에서 이제훈 연기의 또 다른 깊이를 느낄 수 있다."

'박열' 포스터 공개 당시, 이제훈의 광기 어린 눈빛이 대중의 충격(?)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본 '박열' 속 이제훈은 역할에 녹아들어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친다. 오히려 '박열'은 기존의 일제강점기를 다룬 영화보다 차분하다는 느낌까지 안긴다. 이준익 감독의 말에 따르면 감정 과잉을 철저하게 억제했다.

"독립운동가의 활약상을 기대하는 분들이 보면 좀 덜 광기스럽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일제강점기를 다룬 작품 하면 분노나 증오 같은 걸 생각하기 마련이니까. 하지만 부당한 권력에 저항하는 방식이 과도한 흥분 같은 게 되어버리면 감정적 대응에 그치지 않는가? 박열이란 인물은 감정을 억누르고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일본의 제국주의를 상대했다. 굉장히 치밀한 인물이다. 그런 박열이 갔던 길을 따라 연기한 이제훈은 정말 최고의 연기자다."

'박열'이 이제훈의 인생작, 인생 연기가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이준익 감독은 "아니다. 더 큰 인생작 나올 것이다. 또 하나의 새로운 문을 열었을 뿐이다. 내일의 문은 또 열릴 것"이라고 이제훈을 격려했다.

"이제훈이 영화 출연하기 전에 많이 고민했다. 부담감 때문이다. 우선 박열은 실존 인물인 데다가 일본말도 잘해야 한다. 자칫 연기를 잘못 했을 때는 비난의 화살이 얼마나 크게 돌아오겠나. 어떤 배우에게 이 시나리오를 줬어도 선뜻 하겠다는 말을 못 할 것이다. 대단한 용기와, 모든 걸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확신이 없이는 어려운 선택이었다. 그만큼 얼마나 최선을 다했겠나. 그 결과 최고를 만들어냈다."

이제훈은 박열을 연기하기 위해 단식까지 불사했다. 투옥 중 단식투쟁했던 박열을 외적으로 내적으로 모두 자연스럽게 표현하기 위함이다. 6주의 촬영 기간 동안 탄수화물은 입에도 안 댈 만큼 몸을 내던졌다. 이준익 감독은 "촬영장에서 정말 한 끼도 안 먹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제훈은 그만큼 철저한 배우라고 강조했다.

"나는 현장에서 실수를 많이 하는 감독이다. 치밀하지 못하다고 할까. 대충하는 스타일이다. 놓치는 부분이 있으면 이제훈이 귀신같이 잡아낸다. 나보다 더 많이 고민하고 준비한다."

이제훈은 '박열'을 위해 그야말로 모든 것을 내던졌다. 혹 tvN 드라마 '시그널' 방영 당시 일었던 연기력 논란이라든지를 해소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하는 질문에 이준익 감독은 "배우는 작품에 따라 편차와 굴곡이 있는 법"이라고 말했다. 그가 얼마나 이제훈을 아끼고 사랑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모든 배우는 자기 몸에 맞는 옷을 입었을 때 비로소 광채가 난다. 많은 작품을 하는 배우는 때로는 자기 몸에 덜 맞는 옷을 입는 경우도 있다. 영화 '파수꾼' 속 이제훈이 자신에게 딱 맞는 옷을 입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공감할 것이다. '고지전'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박열' 역시 이제훈 몸에 맞는 옷을 입은 느낌을 받았다. 모든 배우가 그런 편차와 굴곡이 있다. 그러면서 하나하나씩 자신의 영역을 넓혀나가는 게 배우의 작업 세계이자 작품



세계인 것이다."


뉴스엔 배효주 hyo@ / 뉴스엔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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