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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와치]‘너의 이름은.’ 더빙판, ★마케팅 역풍 딛고 순항할까 김민주 기자
김민주 기자 2017-06-20 10:37:56


[뉴스엔 김민주 인턴기자]

영화 ‘너의 이름은.’ 더빙판이 베일을 벗기도 전에 영화 팬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일부 영화 팬들은 보지 않겠다는 강경한 의견도 드러낸 상황. 논란의 시작은 영화 제작사 측의 배우 캐스팅이었다.

'너의 이름은.' 제작사 코믹스웨이브필름 측은 6월 16일 “’너의 이름은.’ 우리말 더빙판 '타키' 역에 지창욱, '미츠하' 역에 김소현, '요츠하' 역에 이레가 캐스팅됐다”고 밝혔다. 제작사 측은 “원작의 느낌을 보다 잘 표현하기 위해 일본과 같이 배우를 캐스팅했으면 좋겠다고 추천했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배우 캐스팅 소식은 당초 공지됐던 ‘너의 이름은.’ 공개 오디션의 불발을 의미했다. 앞서 ‘너의 이름은.’ 수입사 미디어캐슬 측은 지난 2월 홈페이지를 통해 "영화 ‘너의 이름은.’이 뜨거운 관객 염원 속에 한국어 더빙판 제작을 확정했다”며 “’너의 이름은.’의 한국어 더빙판 오디션은 베테랑 성우를 비롯해 신인, 지망생을 망라하는 기회의 장이 될 것이며 오디션 현장 중계로 투명성을 더할 예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영화 ‘주토피아’, ‘극장판 명탐정 코난’, ‘마다가스카’ 등에서 활약했던 성우 정재헌은 불발된 공개 오디션과 연예인 마케팅, 그리고 더빙 전문 연출가가 아닌 영화감독의 연출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 정재헌은 배우 캐스팅 소식이 있었던 6월 16일 “라이브로 오픈 오디션을 보겠다느니 어쩌겠다느니 노이즈 마케팅을 펼치더니 나온 ‘너의 이름은.’의 캐스팅은 결국 그 유명세와 이름으로 홍보하고 티켓을 팔겠다는 연예인 캐스팅”이라는 글로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정재헌은 “오히려 연예인 마케팅 없이 작품 그 자체로만 승부할 수 있는 제작사들의 극장판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전원 성우들이 참여한 작품들이었고 연예인 한 명 없이도 최고의 흥행성적까지 거둬왔다”며 “말만 자연스럽지 개성은 사라졌다는 비판을 기꺼이 감수하면서까지 성우 연기의 패러다임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온 많은 성우들에게 그건 욕이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너의 이름은.’의 수많은 팬들 역시 정재헌의 의견에 공감했다. “이런 식의 연예인 홍보 전략은 한국 더빙 애니의 퀄리티만 떨어뜨리는 건데 정말 안타까워요”, “결국 유명세와 팬덤을 이용한 마케팅이라고 볼 수 있죠. 공개 오디션은 역시 마케팅과 홍보의 일부분이었던 것 같네요”, “성우 지망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됐을 거고 성우분들이 했으면 더 캐릭터들이 잘 살아났을 텐데” 등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너의 이름은.’ 더빙 소식에 기대했었는데 안 보기로 했습니다. 차라리 원작을 한 번 더 보는 게 낫겠네요”, “워낙 명작이라 더빙 정말 기대했었는데 안 봐야겠네요”, “보려고 했는데 그냥 보지 말아야겠습니다”, “티켓팔이를 위한 배우 캐스팅 애니는 절대 안 봅니다” 등 실망감과 함께 영화를 보지 않겠다는 불매 의견도 밝혔다.

영화 ‘하이큐!! 끝과 시작’에서 ‘카게야마 토비오’ 역을 맡았던 성우 심규혁도 같은 날 “타인의 연기를 따라 움직이는 그림에 감정과 타이밍을 맞추며 동시에 주도적 연기를 해내는 '더빙'은 결코 쉬운 분야가 아니다. 타 매체 연기와는 또 다른 훈련과 접근이 필요하다. 무대 연기와 카메라 연기가 다를 거란 생각은 하면서 마이크는 왜 쉽게 무시하는가”라며 “우리나라 성우들은 그 어려운 더빙 연기를 해내는 동시에, 서양인이든 동양인이든 사람이든 짐승이든 생물이든 무생물이든 만화든 실사든 한국어를 하게 만들고 한국 숨을 쉬게 한다. 그게 콘텐츠에 생명을 넣는 사람이 할 일이고 홍보랑 마케팅은 그 팀에서 해야지요”라고 지적했다.

성우계의 거장 강수진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배우 더빙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수입사 측 인터뷰를 인용하며 “한마디로 지랄한다! 일정에 밀려 오디션 불발? 지랄한다!”고 격분했다.

배우의 연기력을 떠나서 성우 역할에 배우를 캐스팅하는 연예인 마케팅은 영화의 홍보 도구로 전락하기 십상이다. 더군다나 ‘너의 이름은.’ 더빙판의 경우, 이미 수입사 측에서 공개 오디션을 언급한 상황에서 연예인 마케팅이 이뤄졌으나, 이에 대한 어떠한 해명 공지도 없었다. 이는 수많은 성우들과 애니메이션의 팬들, 성우를 꿈꾸는 지망생들에게도 불쾌감과 실망감을 동시에 안기는 태도였다.

실제 한국에서 전문 성우가 아닌 배우가 성우 역할을 맡았던 경우, 성적이 저조했던 작품도 많았기에 팬들의 안타까움은 더했다. 그 예로 가장 많이 꼽히는 것이 영화 ‘서울역’(감독 연상호). 우리나라 최초의 좀비 애니메이션으로 애니메이션 팬들의 기대를 모았지만, 개연성 부족, 배우 캐스팅 등으로 혹평을 받았다. 영화를 접한 일부 관객들은 “배우 자체의 연기력이 떨어지는 건 아니지만 더빙 자체의 캐릭터에 대한 몰입력이나 표현력은 기성 성우를 따라가기 어렵다”, “목소리에 공포가 젖거나 떠는 목소리가 전혀 없다. 대본 그대로 읽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와 반대로 전문 성우들의 활약이 돋보였던 영화도 있다. 2014년 겨울을 강타했던 디즈니 뮤지컬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은 성우 소연과 박지윤이 한국어 더빙을 맡았다. 차트를 뜨겁게 달궜던 ‘겨울왕국’의 주제가 ‘렛 잇 고(Let It Go)’ 등의 OST에는 정상급 뮤지컬 배우들도 대거 참여했다. 완성도 높은 더빙판 덕분에 ‘겨울왕국’은 300만 관객 돌파 당시 더빙판이 자막판보다 더 높은 관객 비중을 끌어올리며 흥행 신화를 만들었다.

현재 ‘너의 이름은.’ 더빙판은 7월 중순 개봉을 앞두고 있다. 갑작스러운 공개 오디션 취소에 연예인 마케팅까지 때아닌 홍역을 앓고 있는 ‘너의 이름은.’ 더빙판이 논란을 매듭짓고 순항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영화 포스터)


뉴스엔 김민주 jooove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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