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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는 전임 감독, 배 아픈 클럽은 어디?
2017-04-21 05:59:01

 
[뉴스엔 김재민 기자]

스포츠계에서는 팀 성적이 나쁘면 감독이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다. 실행하기 가장 쉬우면서도 효과가 즉시 나타나는 방법이기 때문. '성적 부진 책임은 지휘자에게 있다'는 식으로 명분을 만들기도 편하다. 이렇다 보니 US 팔레르모의 잠파리니 구단주처럼 '세상에서 감독 경질이 가장 쉬웠어요'라고 말할 만한 구단주도 있다.

▲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 토니 풀리스
▲ 게리 몽크
▲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그런데 지도력이 부족하다고 버린, 혹은 구단주가 입맛에 안 맞아서 내놓은 감독이 다른 팀에 가서 자기 팀보다 더 잘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보통은 이미 검증된 감독을 급하게 경질했다가 그 결정을 후회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중 이번 시즌 유난히 잘 나가는 몇몇 감독과 그 감독을 버렸던 팀들을 살펴본다.

▲ AC 밀란 -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2010년 AC 밀란 지휘봉을 잡은 알레그리는 부임 첫 시즌 세리에 A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11-2012시즌은 준우승으로 시즌을 마쳤고 2012-2013시즌에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치아고 시우바 공수 핵심이 모두 팔려나갔음에도 3위로 챔피언스리그 순위권을 지켰다. 그랬던 알레그리 감독을 AC 밀란은 2014년 1월 성적 부진으로 경질했다.

이후 AC 밀란에서 알레그리만큼 성적을 거둔 감독은 전무하다. 두 레전드 클라렌스 세도르프, 필리포 인자기는 초보 감독답게 한 시즌을 넘기지 못했다. 시니사 미하일로비치도 2015-2016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다.

반면 알레그리는 2014-2015시즌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후임으로 유벤투스 지휘봉을 잡아 부임 첫해 더블(세리에A, 코파이탈리아 동시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성과를 냈다. 알레그리는 여전히 유벤투스를 잘 이끌고 있으며 이번 시즌도 리그 1위, 코파이탈리아 결승 진출,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로 '트레블'을 조준하고 있다.

▲ 크리스탈 팰리스 - 토니 풀리스

풀리스는 2013년 11월 강등 위기에 놓인 크리스탈 팰리스와 2년 반 계약을 맺었다. 롱볼 축구의 대가답게 경기는 지루했지만 실리는 확실히 챙겼다. 전반기를 5승 1무 13패 리그 17위로 마쳤던 크리스탈 팰리스는 2013-2014시즌을 13승 6무 19패 리그 11위로 마쳤다. 풀리스는 EPL 시즌 최우수 감독상까지 받았다.

풀리스 감독은 2014-2015시즌 개막을 앞둔 8월 갑작스레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스티브 패리시 회장과 이적시장 행보를 두고 갈등이 심했던 탓이다. 당시 크리스탈 팰리스는 승격팀보다도 못한 재정 지원을 하고 있었다. 풀리스 감독이 사퇴하기 전까지 크리스탈 팰리스가 여름 이적시장에서 소비한 이적료는 고작 240만 파운드(한화 약 36억 원)였다.

크리스탈 팰리스는 급히 닐 워녹을 차기 감독으로 선임했지만 워녹은 개막 3개월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그 뒤를 이어받은 감독이 국내 축구팬에게도 익숙한 앨런 파듀다.

풀리스는 2015년 1월 웨스트브로미치 알비온(이하 WBA) 지휘봉을 잡았다. WBA는 2015-2016시즌 크리스탈 팰리스보다 한 계단 높은 14위로 시즌을 마쳤고 이번 시즌은 현재까지 리그 8위로 순항 중이다. 반면 크리스탈 팰리스는 2016년 12월 강등권 사투를 벌이던 파듀를 중도 경질했다. 샘 앨러다이스 감독이 선임돼 급한 불을 끄긴 했지만 여전히 리그 15위에 머무르고 있다.

▲ 스완지 시티 - 게리 몽크

2014년 2월 당시 현역 선수였던 몽크는 갑작스레 스완지 시티 지휘봉을 잡았다. 미카엘 라우드럽의 후임으로 임시 감독직을 떠안아야 했다. 시즌 종료 후 정식 감독이 된 몽크는 감독 데뷔 시즌인 2014-2015시즌을 리그 8위로 마치며 재계약까지 맺었다. 그러나 재계약 5개월 만에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고 말았다.

몽크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챔피언십(2부 리그) 리즈 유나이티드 지휘봉을 잡았다. 리즈는 이번 시즌 리그 7위를 달리고 있다. 리그 3경기를 남겨둔 시점에 승격 플레이오프에 나서는 6위 풀럼과는 동률, 5위 셰필드 웬즈데이와도 승점 2점 차다. 프리미어리그 승격에 실패한다고 해도 지난 시즌 리그 13위에 그쳤던 팀을 승격권으로 올려놓은 것만으로도 충분한 성과다.

반면 스완지 시티는 이번 시즌 감독 교체를 두 차례나 감행했지만 현재 리그 18위로 강등권에 빠져있다.

▲ US 팔레르모 - 지안 피에로 가스페리니

가스페리니는 2012-2013시즌 팔레르모에서만 두 번이나 경질됐다. 2012년 9월 중도 부임했다가 성적 부진으로 2013년 2월 감독직을 내려놓았는데 불과 3주 만에 다시 팔레르모 지휘봉을 잡았다가 2경기 만에 또 경질됐다. '감독 돌려막기'에 도가 튼 잠파리니 구단주다운 기행이다.

2012-2013시즌 팔레르모는 결국 시즌을 리그 18위로 마쳤고 강등을 피하지 못했다. 가스페리니는 2013년 여름 친정팀 제노아에 부임해 3시즌을 보낸 후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아탈란타 감독으로 직장을 옮겼다.

가스페리니가 이끈 팀은 지난 4시즌간 팔레르모보다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가스페리니가 2013-2014시즌 제노아에서 14위를 기록할 때 팔레르모는 2부 리그에 있었다. 2014-2015시즌 다시 세리에 A로 올라온 팔레르모는 지난 두 시즌 리그 11위, 16위를 기록했고 이번 시즌은 리그 19위로 강등이 확정적이다. 반면 가스페리니가 이끈 제노아는 2015-2016시즌을 11위로 마쳤고 아탈란타는 이번 시즌 5위까지 치고 올라와 유로파리그 출전권을 노리고 있다.

뉴스엔 김재민 jm@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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