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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BC]8년 연속 GG ‘수비의 품격’ 왜 포수는 몰리나인가
2017-03-21 14:46:22

[뉴스엔 안형준 기자]

'왜 몰리나인가'를 알 수 있는 경기였다.

푸에르토리코는 3월 21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네덜란드와 준결승전 경기에서 연장 11회 승부치기 끝에 4-3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단연 푸에르토리코의 안방마님 '현역 최고의 포수' 야디어 몰리나였다. 몰리나는 왜 자신이 8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최고의 포수인지를 증명하는 완벽한 수비를 선보였다.

완벽한 블로킹
▲ 완벽한 블로킹
몰리나의 진가는 1회초부터 나왔다. 푸에르토리코 선발로 나선 영건 호르헤 로페즈는 네덜란드의 '빅리그 타선'을 맞아 힘겹게 시작했다. 선두타자 안드렐톤 시몬스에게 안타를 허용했고 후속타자 잰더 보가츠에게는 몸에 맞는 공을 내줬다.

어린 투수가 무사 1,2루 위기에 몰리자 몰리나는 완벽한 수비로 지원했다. 무사 1,2루에서 주릭슨 프로파가 번트 자세를 취하고 대지 못하자 몰리나는 투구를 받자마자 2루로 공을 뿌렸다. 공은 빠르고 정확하게 2루 베이스로 향했고 번트를 예상하고 크게 리드한 2루 주자 시몬스는 미처 귀루하지 못한 채 런다운에 걸려 아웃됐다.

득점권 주자를 지워준 몰리나는 로페즈가 프로파에게 다시 안타를 내주자 이번에는 타자주자를 삭제하며 다시 로페즈를 지원했다. 프로파의 우전안타 타구를 집어든 우익수 에디 로사리오는 2루주자의 득점을 막기 위해 홈으로 강하게 공을 뿌렸다. 공을 받은 몰리나는 마치 인플레이 상황이 아닌 것처럼 태연하게 행동하다가 격한 안타 세리머니를 펼치던 프로파가 1루 베이스에서 떨어져있는 찰나를 놓치지 않고 재빠르게 1루로 공을 뿌렸다. 프로파는 영문을 미처 파악하기도 전에 아웃됐다. 타자주자가 1루 베이스를 지나친 후 1루 선상이 아닌 2루 방향으로 걸음을 옮겼을 경우에는 태그아웃이 가능하다는 것을 정확하게 이용한 영리하고도 능청맞은 플레이였다.

로페즈는 끝내 후속타자 블라디미르 발렌틴에게 2점 홈런을 얻어맞아 먼저 실점했다. 하지만 몰리나의 환상적인 도움이 없었다면 실점은 2점이 아니라 4점이었을 수도 있었다. 이날 양팀이 승부치기까지 가는 팽팽한 경기를 펼친 점을 감안하면 1회 몰리나가 보인 센스는 승패를 바꿨다고 평가해도 과언이 아니다.

몰리나의 승패를 바꾸는 수비는 5회 실점 장면에서 다시 나왔다. 푸에르토리코가 3-2로 리드한 5회초, 네덜란드는 2사 후 발렌틴의 2루타, 조나단 스쿱의 고의사구로 2사 1,2루 찬스를 맞이했다. 이어 션 자라가가 좌중간으로 향하는 2루타를 터뜨렸고 주자 2명이 모두 홈으로 들어오는 듯했다.

하지만 좌익수 앙헬 파간이 완벽한 펜스플레이로 공을 잡아낸데 이어 자세가 무너지면서도 커트맨인 2루수 하비에르 바에즈에게 빠르게 공을 연결했고 바에즈는 홈으로 강력하게 송구했다. 몰리나는 왼발만 홈플레이트 앞에 두는 기술적인 블로킹으로 슬라이딩하는 스쿱의 발이 홈플레이트를 터치하지 못하게 막았고 완벽한 캐치에 이어 태그도 성공시켰다. 네덜란드 헨슬리 뮬렌 감독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몰리나의 완벽한 블로킹만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이었다.

완벽한 수비를 펼친 몰리나는 공격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번트 실패도 있었고 병살타도 기록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연장 11회말 승부치기에서 선두타자로 나서 희생번트를 성공시키며 끝내기 승리 발판을 놨다.

메이저리그 최고의 야전사령관 몰리나가 이끈 푸에르토리코는 2회연속 WBC 결승에 올랐다. 생애 첫 WBC 우승에 도전하는 몰리나의 마지막 맞상대는 과연 버스터 포지(미국)가 될 수 있을까.(자료사진=야디어 몰리나)

뉴스엔 안형준 markaj@

사진=ⓒ GettyImagesKore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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