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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조인성, 끝끝내 연기의 왕이 되고야 말았다[윤가이의 별볼일] 윤가이 기자
윤가이 기자 2017-01-13 06:35:01

오르고자 하면 청운 위에 있게 될 것이다. 조인성이 연기의 경지에 올랐다. 고르고, 기다리고, 애쓴 보람이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흥행의 부담은 살짝 덜어놓은 채, 달콤한 축배를 드는 건 어떨까.

영화 '더 킹'(감독 한재림)이 1월 12일 언론배급시사회를 열고 첫선을 보였다. '관상'으로 스타덤에 오른 한재림 감독의 신작, 무려 9년 만에 성사된 조인성의 스크린 복귀, 물이 오를대로 오른 정우성의 합류, 충무로 세대교체 선두주자 류준열의 도전 등 '더 킹'은 이미 기획 제작 단계에서부터 매머드급 기대작이었다. 베일을 벗은 영화는 천재적인 연출력에 배우들의 빈틈없는 연기가 어우러져 기대작답게 뜨거운 온도를 자랑했다.
메인 타이틀롤 박태수 역을 연기한 조인성은 그중에도 압권이다. 변변치 못한 집안에서 별 꿈 없이 자라던 소년 박태수는 어느 날, 반 건달같은 아버지가 검사 앞에 무릎 꿇는 장면을 목격하고 검사의 꿈을 품는다. 미친 듯 공부해 서울대에 입학하고 그 어려운 사법고시도 단박에 붙는다. 중매시장 특급 대우를 받으며 부유한 집안 아나운서와 결혼까지 골인, 그야말로 인생 역전을 이뤘다. 애초 정의롭고자 했던 박태수의 욕망은 한강식(정우성 분)을 만나면서 굴절되기에 이른다. 탄탄대로를 걸으며 권력의 맛을 탐닉하고 왕이 되기 위해 폭주하는 스토리.

'더 킹'에서 조인성은 1980년대부터 2010년대를 관통하며 그 뜨거웠던 현대사를 정통으로 만난다. 불량 고등학생부터 검사 입성, 성공 가도를 달리는 야망의 인생을 드라마틱하게 그려냈다. 무(無)에서 유(有)로, 또 다시 무로 돌아가는 그 진폭 큰 인생이 관객들로하여금 몰입감에 빠지게 한다. 건들거리는 양아치 느낌이나 번듯한 수트로 차려입은 검사의 카리스마, 또 좌절과 상실감에 매몰된 한 남자의 내면까지, 장면장면 촘촘하다.

조인성 스스로도 '더 킹'은 절실하고 사무치는 작품일 터. 지난 2011년 전역 후 일찌감치 출연을 결정했던 영화가 제작상의 문제로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면서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에 두편 연속 출연했다. 그렇게 '그 겨울 바람이 분다'와 '괜찮아 사랑이야'는 모두 흥행이나 완성도 등 조인성의 필모그래피에 있어 빠질수 없는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안방극장과 별개로 스크린에 대한 갈증은 심화될 수밖에 없었다. 그 사이 숱한 시나리오들이 조인성의 손에 들어갔지만 선택은 더더욱 신중했다.

그렇게 오래 걸려 한재림 감독의 손을 잡은 조인성은 마치 그간의 갈급증이 느껴질 만큼 가진 모든 역량을 분출했다. 그를 두고 어찌 꽃미남, 톱스타라고만 할 수 있을까. 이미 노 작가의 작품들을 통해 장르를 뛰어넘는 유연한 연기력을 증명한 데 이어 지금, 또 다시 보여준 적 없는 낯선 얼굴로 서 있다.

적어도 동급최강 변신의 귀재다. 자주 비견되는 또래 배우들 중에서 '더 킹' 같은 장르와 주제에서 이렇게 한판 제대로 놀아볼 수 있는 배우가 또 있을까. 게다가 대선배 정우성, 연기꾼 배성우, 피끓는 청춘 류준열과 사이에서 완급조절도 적절해 과연 '더 킹'의 리더답다.

작품 전반에 걸쳐 고발극보다는 해학 풍자극의 경향이 강하다보니, 조인성의 변화무쌍한 얼굴은 마치 영화 속 상징이 되는 '하회탈'로 다가온다. 순간 장난기가 엿보이다가도 무너질 땐 한계없이 부서지는 그 폭넓은 감정연기가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니 말이다. (스포일러를 배제한 선에서) 특히 엔딩 신 클로즈업되는 조인성의 알 듯 말 듯한 표정은, 극장을 돌아나오며 많은 화두를 만들어내게 될 것.

'더 킹'은 18일 개봉한다.(사진=NEW)


[뉴스엔 윤가이 기자]
뉴스엔 윤가이 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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