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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TV]‘말하는대로’ 곽정은, 야한 얘기 전문가? 상처 극복한 위너
2016-10-20 06:31:33

 
[뉴스엔 황혜진 기자]

"누군가를 간절히 원할 때보다 스스로의 힘을 믿을 때 누구보다 행복하고 강인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칼럼니스트 겸 작가 곽정은이 청중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10월 19일 방송된 JTBC '말하는대로'에 출연, 거리에서 말로 버스킹을 한다는 프로그램 콘셉트에 맞춰 진심을 담은 이야기를 들려준 것.

물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여러 차례 강의를 해왔던 그녀에게도 거리에서 버스킹을 한다는 것은 하나의 도전이었다. 그럼에도 용기를 낸 계기에 대해 그녀는 "거리 버스킹은 이야기할 한 사람만 있어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안 해본 걸 해보면 성장을 하게 되더라"고 말문을 열었다. 청중 앞에 나선 그녀가 꺼낸 첫 마디는 "오늘 내가 무슨 이야기를 할 것 같냐"였다. 한 청중은 "연애 이야기?"라고 되물었고, 곽정은은 "아니면 야한 이야기?"라고 말했다.

최근 JTBC '마녀사냥' 등 여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남다른 연애 상담가로 인기를 끌었지만 종종 19금을 넘나드는 조언과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인해 일부 네티즌들로부터 '야한 이야기 전문가', '당당한 척 하는 여성'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던 것이 사실. 그러나 버스킹을 위해 거리에 나선 곽정은은 야한 연애 이야기를 하는 사람도, 그저 그런 척을 하는 여성도 아니었다. 어느 누구에게도 쉽게 꺼내놓지 못했지만 스스로 극복해낸 상처를 털어놓으며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자존감을 찾고 행복해지길 바라는 모습으로 감동을 자아냈다. 누구보다 멋진 '위너'였다.

곽정은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는 스스로 자존감을 높이고, 보다 행복해지는 것이었다. 그녀는 "방송 활동을 시작한 이후 극과 극의 반응을 듣게 됐다. '쟤는 되게 자존감 없어 보이는데 왜 당당한 척 해?'라는 말도 들었다. 난 되게 신기했다. 내 일을 하고 내 이야기를 했을 뿐인데. 그 이야기를 듣다보니 스스로 생각하게 되더라. 난 누구이고 자존감이 높은 사람인가. 생각해보니 자존감이 낮은 사람이었는데 높은 사람이 됐다는 결론을 얻었다. 오늘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고 나왔다. 정말 스스로를 사랑할 줄 아는 사람이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곽정은은 "난 어릴 때 별명이 못난이였다. 늘 뚱뚱하고 표정이 어두웠다. 여자애가 그렇게 많이 먹고 표정이 안 좋아 어떻게 하려고 그러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아주 어린 아이였을 때부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까 위축이 되더라. 어릴 때 아버지는 페인트 가게를 했는데 첫 손님이 안경 낀 여자니까 오늘 장사는 안 좋겠다는 말을 하셨다. 그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좀 불편했다. 나도 여자인데 첫 손님으로 오면 장사를 날렸다고 표현하는 지, 여자는 그렇게 재수없는 존재인가 생각하게 됐다. 난 이런 편견에 가득찬 말들이 여성으로서 스스로를 좋아하기 힘들게 만드는데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다. 나 역시 그런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어떻게든 맞추려고 노력했다. 성형수술도 하고 치아교정도 하고 다이어트도 해봤다. 그러나 아무리 예쁘게 꾸미고 날씬해져도 나보다 날씬한 사람은 거리와 연예계에 너무 많았다. 그런 걸로는 내 자존감을 높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선택한 일로 높였다. 내가 마음대로 글을 쓰고 말을 하고 내 재능을 마음껏 펼칠 수 있었던 시간들이 외모에 대한 노력을 꾀하는 것보다 더 많은 자존감을 허락해줬던 것 같다. 여성의 자존감이 남성보다 낮아지게 되는 부분이 있고 그걸 깨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선택한 삶을 얼마나 영위할 수 있는 지를 더 중점적으로 생각해야한다. 아버지께도 편견의 희생자였다고 말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녀가 밝힌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두 번째 조건은 '좋은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것'이었다. 이 같은 이야기를 위해 어린 시절 부모님이 운영하던 가게에서 모르는 남성에게 성추행을 당한 사연도 방송 최초로 털어놨다. 그 이후에도 '슴만튀(가슴을 만지고 도망가는 것)', 바바리맨 등 여러 차례 성추행을 당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녀의 말마따나 이 같은 경험이 기사화될 경우 다소 자극적으로 전달될 수 있는 위험이 있음에도 솔직한 고백을 한 것은 바로 크고 작은 성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는 여성들이 스스로 혼자 있으면 위험하다고 생각하기보다 스스로의 힘을 믿고, 이 같은 과정을 통해 누구보다 강인하고 행복한 사람이 되길 바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곽정은은 "이런 거리에서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이유는 더 이상 그런 경험이 나에게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기 때문이다. 난 괜찮다고 선언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공론화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3년 전 어머니에게 30년이 흘러 이야기할 수 있었다. 엄마에게 고백했더니 되게 놀라셨고 미안하다고 이야기하셨다. 그렇지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건 그런 일이 아무 것도 아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난 30년이 걸렸지만 더 많은 여성들이 짧은 시간 안에 고백하고 털어버리길 원한다"고 말했다.

MC 유희열은 "곽정은이 방송에서 다른 사람 이야기를 하는 건 많이 들어봤지만 자기 이야기를 하는 건 처음 봤다"고 놀라움을 표했다. 성추행 가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 있냐는 질문에 곽정은은 "이런 말을 들으니까 눈물이 날 것 같다"며 "사과를 들은 적 없고 스스로 복구시킨 기억이기 때문에 멀리서나마 사과는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사진=JTBC 캡처)

뉴스엔 황혜진 bloss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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