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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투의 화신’ 그제서야 난 느낀거야 모든것이 잘못돼 있는걸[윤가이의 TV토달기] 윤가이 기자
윤가이 기자 2016-10-19 16:39:58


후반부가 어쩐지 불안하다. 서숙향 작가 특유의 현실적인 로맨스에 소위 '병맛' 코드까지 더하니 초반 재미가 휘몰아쳤다. 어떤 캐릭터든 마치 실제 인물처럼 소화하는 공효진에다 디테일 좋은 연기로 장단 맞춘 조정석까지, 둘의 케미스트리도 큰 발견이었다. 드라마는 마치 내 얘기인듯 공감을 부르면서도 적당한 판타지로 완급을 조절했고, 그 틈바구니에 주연들의 양다리 로맨스와 조연들의 에피소드까지 적절히 곁들이며 감칠맛이 좋았다.
24부작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이 후반부로 진입했다. 19일 17회 방송을 앞둔 가운데 '오늘도 병맛 로맨스를 볼 수 있겠구나'하는 기대감도 물론 들지만, '엉성하거나 황당하면 어쩌나' 싶은 우려도 함께다. 맛깔나는 대본과 참신한 연출, 구멍없는 연기력으로 초반부를 잘 달린 이 드라마가 중반부를 넘어서면서부터 얼핏 불안해 보였기 때문이다.

'질투의 화신'은 크게 이화신(조정석 분)이 표나리(공효진 분)에게 마음을 들키기 전과 후로 나뉜다. 삼각 로맨스의 발발이 큰 축이라 할 수 있다. 그러니까, 표나리가 이화신이 실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이화신이 고정원(고경표 분)에 대한 갈등을 접고 표나리에게 마음을 고백하고 나면서 이 드라마는 전과 다른 길을 걷게 됐다.

사실상 작가가 그리려한 진짜 주제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대놓고 양다리 로맨스'라는 기상천외(?) 발상이 참신해서, 세 인물들의 감정이 쌓여 올라가는 그 과정이 흥미롭기도 했다. 표나리가 먼저 3년 간 이화신을 짝사랑했지만 내내 거부당해 포기했고, 고정원이 비행기에서 우연히 만난 표나리에게 호감을 갖고 사랑을 느끼게 된 것, 이화신이 절친한 친구 고정원과 표나리의 관계를 지켜보며 뒤늦게 몸 달아오른, 그 서사가 꽤 현실적이고도 흥미롭게 펼쳐졌다. 군데 군데 코믹하고 시쳇말로 '웃픈' 디테일이 몰입도를 높였다. 시청자들은 조정석의 원맨쇼에 깔깔 박수치다가도 공효진 특유의 '짠내' 진동 독백에 가슴을 쳤다.

그런데 지난주 15회부터 드라마는 애초의 리듬감을 완전히 상실한 인상을 준다. 이화신 표나리 고정원 이 세 주인공 캐릭터들이 지나치게 극성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시청자들이 각각의 감정선을 일일이 완벽히 이해하는 건 고사하고라도, 전개 자체가 어색하거나 불편하게 느껴진다면 이는 분명 잘못됐다. 특히 양다리를 하느냐 마느냐 하는 문제로 셋이 옥신각신을 벌이는 대목이 지나치게 과장되고 늘어진다. 이화신 고정원은 둘도 없는 친구사이와 원수같은 연적관계를 수차례 오가고 있고, 표나리의 감정선도 뒤숭숭하다. 본래 양다리라는 게 두 사람이 동시에 좋아서 성립되는 구도라고 치더라도, 표나리의 내면은 친절한 설명없이 맥락도 없이 휘청인다. 그 과정에서 이화신과 표나리를 과도하게 희화화시키고 '처음부터 가장 멀쩡하던' 고정원 캐릭터마저 줏대없이 우겨넣는 모양도 납득이 어렵다.

양다리 로맨스가 소재인건 알겠는데, 표나리는 16회 말미 급기야 "셋이 같이 한번 살아보자"고 쿨한(?) 제안까지 했다. 그 와중에 영국으로 파견갔다온 앵커라며 유재명이 가세, 김락(이성재) 계성숙(이미숙 분) 방자영(박지영 분) 등 중년의 관계도까지 꼬아놓고 있다. 뿐이 아니다. 정작 초반엔 꽤 그럴싸 해보이던 이빨강(문가영 분) 표치열(김정현 분) 오대구(안우연 분)의 삼각 구도는 실종된 지 오래.

'질투의 화신'을 보며 피식피식 '현실 웃음' 터뜨린다는 시청자들의 호평이 생생하다. 하지만 지금은 분명 초반과 분위기가 달라졌다. 시청률은 괜히 떨어지는 게 아니다. MBC '쇼핑왕 루이'가 치고 올라오는 상황을 그 작품 자체의 경쟁력보다 '질투의 화신'의 약세 때문이라 분석하는 건 무리가 아니다. '질투의 화신'이 처음과 같은 호흡과 전개로 시청자들을 붙잡았다면, 지금 20% 고지를 넘어 큰소리 치고 있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이 드라마가 아직도 8회차나 남아있다는 것. 남녀주인공의 공감 상실한 양다리 로맨스를 과연 계속 봐야 할까. 그렇다고 누구 한쪽으로 쏠린 전개가 나온다면 이 드라마의 긴장감은 과연 유지될 수 있을까. 차라리 16부작 미니시리즈였다면 어땠을까. 떡밥만 던졌던 나머지 인물들의 에피소드는 과연 어떻게 쓰일 것인가. 대본의 힘이 확연히 떨어지는 기색이 확연한데, 사실상 정상인이라 보기 힘든 병맛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배우들만 생고생이다. 조정석과 공효진은 둘다 잘한다는 그 디테일 연기로 스스로 지나치게 소모되는 느낌이다. 아직 8회나 남아있는 '질투의 화신'이 참 불안하다. (사진=S



BS 방송캡처)



[뉴스엔 윤가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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