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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블루스’ 기태영이 영화계 인맥 쌓기를 결심한 이유(인터뷰②)
2016-09-23 13:30:01

 

[뉴스엔 글 윤가이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기태영은 이번 '한강블루스'(감독 이무영)로 '영화의 맛'을 제대로 실감하고 있다. 데뷔 후 영화 출연을 안 해본 건 아니지만 이렇게 제대로 주연을 맡아 시사회를 하고 인터뷰를 하며 홍보까지 나서본 건 처음이라고. 그러고 보면 기태영은 주로 안방에서 만날 수 있던 배우다. 이름 석자 떠올렸을 때 스크린 대표작이 없는 건, 냉정한 사실이다.

▲ 한강블루스 공식 포스터
기태영은 최근 '한강블루스' 개봉을 앞두고 뉴스엔과 만나 영화 작업의 즐거움을 털어놨다. 기태영은 "(영화로는) 첫 작품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운을 뗐다.

또 "물론 그 전에 했던 작품들도 당연히 좋은 작품들이었다. 하지만 난 사실 영화계에 대해서 잘 모르고 있었다. 영화라는 게 찍어놓고 개봉을 안할 수도 있다고 하더라. 그래도 힘들게 찍은 건데 이렇게 개봉을 한다고 하니까 기쁘다. 2년 넘게 기다렸다"고 '한강블루스' 개봉 소감을 밝혔다.

촬영은 2년 전에 끝난 작품이다. 영화를 자주 하지 않던(?) 그가 왜 유독 '한강블루스'엔 출연을 하게 된 걸까. 기태영은 "솔직히 오래 지난 일이라 기억이 자세하게 나지 않아 좀 민망하다"며 "당시를 생각해보면 시나리오를 봤을 때 소재가 신선하단 생각을 했다. 영화 속 주인공들이 사실 농담 섞어 말하면 네 명의 거지 아닌가. 그들이 함께 아픔을 치유해나가는 과정이 흥미로웠다. 그것도 한강이란 공간에서 말이다. 재밌게 촬영할 수 있겠단 생각이 들더라. 또 봉만대 감독님과 연기를 한다면 재밌겠더라. TV에서 본 감독님 모습과 어떻게 다를까? 복합적으로 마음을 먹게 된 것"이라고 '한강블루스' 출연 계기를 말했다.

영화에서 기태영은 자살시도를 하는 초보사제로, 봉만대 감독은 잘나가던 의사에서 노숙자로 전락한 인물로 나온다. 기태영이 한강 물에 뛰어드려는 순간, 봉만대와 그 일행을 만나면서 얘기가 시작된다.

기태영은 "봉만대 감독님은 연기적으로 너무 좋더라. 잘하시던데, 지나치게 스스로를 배우로 생각하시는 자세가 있다"고 농을 치며 웃었다. 또 "저는 영화가 이렇게나 즐거운 작업인 줄 몰랐다. 너무 재밌고 많은 시간을 다함께 하면서 대화도 많이 할 수 있어 좋았다. 사실 그동안 순발력, 스피드를 요하는 드라마들을 해왔지 않나. 영화는 여유있게 작업할 수 있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봉만대 감독과의 연기 호흡, 영화 작업의 분위기 등 두루두루 행복했다고 강조하는 기태영. 그럼 애초 에로 거장으로 유명한 봉 감독의 작품에 직접 출연할 가능성도 있겠는가 묻자 "안 그래도 봉감독님이 제게 '넌 진정한 영화의 맛을 봐야 한다'고 하더라. 하하하. 환상을 심어주고 계시다. 감독님 작품에 내가? '아무나 안 벗긴다'고 하시던데?"라고 답하기도 했다.

영화에는 한강물에 빠졌다가 구조된 기태영이 옷이 젖는 바람에 할 수 없이 엉덛이가 노출되는 장면이 나온다. 뒷모습이긴 하지만 엉덩이를 정면으로 노출한 것은 쉽지 않은 대목이었을 터.

기태영은 "아휴, 그 장면 부담됐다. (이무영) 감독님이 바지를 살짝만 내린다고 얘기하셨는데 실제 촬영에선 생각보다 많이 내려갔다. 함께 연기한 사람들 앞에서 모든 걸 노출한 느낌이었다. 그만 내리라고 할 수도 없고...하하하"라고 말하며 민망했던(?) 당시를 회상했다.

오랫동안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해봤지만 사제 역할은 또 처음. 실제로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기태영으로서는 또 색다른 소감이 있지 않을까.

기태영은 "그 초보사제 역할이란 게 처음엔 몰입이 힘들더라. 사실 하나님을 믿는 사람은 자살이란 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부분을 받아들이고 합리화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기독교 신자이기 전에 '인간'이기 때문에 자살 시도를 할 수도 있다고..."라며 작품에 대해 고민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오랜만에 제대로 찍은 영화이다보니 스스로 긴장도, 고민도 많았다고. 메가폰을 잡은 이무영 감독도 그런 속내를 알고 있는 듯 계속 '풀어라, 뱉어라'는 주문을 해왔다는 것이다.

기태영은 "감독님이 생각을 너무 많이 하지말고 뱉어내라. 좀 풀어져라. 이런 주문을 많이 하셨다. 아무래도 내가 생각했던 그림에 비해 내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있었던 거 같다. 내가 상상한 신부의 캐릭터라는 게 있지 않았겠나"라며 "사실 난 보기보다 건실한 사람은 아니다. 물론 어른들께는 안 그러지만 동생들한텐 저도 막 대하고 농담도 잘한다. 풀어지기도 하고, 허당 기질도 있고. 하하하. 친한 사람들은 다 안다"고 밝히며 웃었다.

'한강블루스'는 작은 영화이긴 하지만, 기태영에겐 단비같은 작품이 됐다. 주연으로 나서 영화 촬영 시스템을 제대로 경험해 봤고, 기다림 끝에 개봉까지 하게 됐다. 또 이무영 봉만대 김정석 김희정 등 다양한 사람들과 인연을 맺고 새로운 생각들도 할 수 있게 됐다.

기태영은 "원래 예전엔 영화 시사회 같은 데 초대받아도 안 갔다. '친하지도 않은데 왜 부르고 왜 가는 거지?'란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 이번에 영화를 해보니 앞으로는 좀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영화 쪽엔 인맥도 없고, 그러다보니 영화에 출연할 기회도 많지 않았던 거 같다. 뒷풀이 이런 자리도 참 좋던데"라고 말했다.

안방에선 이미 드라마에 이어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까지 섭렵하며 존재감을 단단히 한 기태영. '한강블루스'를 시작으로 앞으로는 더 많은 영화에서 그를 만날 수 있게 될까. 달라진 기태영의 또 다른 도전을 기대해 본다.

한편 '한강블루스'는 한강 물에 빠져든 초보사제가 자신을 구해준 노숙자들의 생활에 동참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 2
2일 개봉해 상영 중이다.


뉴스엔 윤가이 issue@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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