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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성 “군복무기간 뒤처진 느낌, 절친 박서준 박유천 부러웠다”(인터뷰)
2016-02-25 14:56:49

[뉴스엔 글 황혜진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배우 이태성이 군복무 시절 느꼈던 연기에 대한 갈증을 털어놨다.

이태성을 3년8개월 만에 만났다. 2012년 5월 SBS 수목드라마 '옥탑방 왕세자'(극본 이희명/연출 신윤섭) 종영 후 가진 인터뷰에 이어 지난 2월21일 막을 내린 MBC 주말드라마 '엄마'(극본 김정수/연출 오경훈)를 마친 직후 마주한 그는 배우로서도, 인간적으로도 한층 성숙하고 여유로워보였다.

이태성은 '엄마'에서 윤정애(차화연 분) 아들 김강재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김강재는 잘나가는 2살 연상 형 김영재(김석훈 분) 때문에 열등감에 시달리는 차남. 그간 여러 드라마에서 실장님, 의사 등 주로 반듯한 엘리트 이미지의 캐릭터를 도맡아하며 여심을 사로잡았던 그는 본 적 없는 삐딱한 사고뭉치 캐릭터를 입고 색다른 매력을 보여줬다. 학창시절 유소년 국가대표 야구선수로 활동하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선수 생활을 중단, 연기라는 새로운 세상을 접하게 된 그는 야구선수였지만 부상으로 인해 선수 활동을 그만둬야했던 김강재라는 캐릭터와 어느 정도 닮아 있었다.

"지난해 7월 말 촬영을 시작했는데 벌써 7개월이 흘렀네요. 처음에는 끝났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요. 7개월이 두 달처럼 느껴질 정도로 즐거운 촬영이었거든요. 배우들과 정말 가족처럼 지냈던 터라 후련한 마음보다는 아쉽고 그리운 마음이 큰 것 같아요. 그동안 힘이 들어가는 캐릭터 위주로 연기했는데 이번엔 힘을 완전히 빼고 풀어진 느낌으로 연기했어요. 대사나 표정 연기 면에서도 훨씬 편했죠. 물론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생각하고 표현하고자 했던 의도대로 연기를 잘해낸 것 같아요.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어요."

자극 없는 따뜻한 가족 드라마라 연기하는 입장에서도 더없이 편했다. 최근 여러 일일드라마, 주말드라마는 출생의 비밀과 살인, 교통사고 등 지나치게 자극적인 일명 '막장' 소재를 빈번하게 등장시켜 화제몰이를 하곤 했는데, '엄마'는 오랜 세월 자식들에게 희생하며 살아온 엄마 윤정애와 철없는 자식들의 모습을 현실 속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소재로 구현하며 청정 드라마의 성공 가능성을 입증했다는 평. 이태성도 "'엄마'를 보며 2000년대 초중반 일본드라마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소위 막장 드라마 코드라고 말하는 자극적 소재 없이 잔잔하고 소소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보여주는 드라마라 좋았다"고 밝혔다.

"자극적인 소재가 없기 때문에 긴장감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그럼에도 우리 드라마는 힘이 있는 드라마였다고 생각해요. 모든 등장인물이 우리 주변에 한 명씩 있을 법한 캐릭터였고 그들이 그리는 이야기도 지극히 일상적인 이야기였지만 그래서 보시는 분들도 많이 공감하고 함께 웃고 울며 즐길 수 있었던 게 아닐까 싶어요.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연출을 보여준 감독님과 좋은 글을 써준 작가님, 좋은 연기를 보여준 선후배님들의 힘이 한 데 모인 덕분에 좋은 드라마가 완성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2003년 KBS 2TV '달려라 울엄마'로 데뷔한 이태성은 어느새 데뷔 14년차를 맞았다. MBC '9회말 2아웃', '개와 늑대의 시간', '장난스런 키스', '애정만만세', '금나와라 뚝딱', SBS '옥탑방 왕세자' 등에 출연하며 쉴 틈없이 달려온 그는 2013년 10월 조용히 현역으로 입대했고 지난해 7월 전역했다. 지난 2년여 간의 시간은 스스로를 돌아보고 연기에 대한 열정을 다시 확인하는 소중한 계기가 됐다. 막연하지만 솔직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산문집, 인문학 느낌의 감정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책 등 3권이 넘는 책을 쓰며 어지러웠던 마음을 정리하기도 했다는 후문. 좀 더 생각을 정리해 글을 다듬어 출간할 계획도 세워놨다.

"전역하기 일주일 전쯤 '엄마' 시놉시스를 받았어요. 좋은 작품이라 망설임 없이 출연을 결정했고, 전역 후 거의 바로 촬영에 돌입했죠. 2년간 연기를 쉬었던 셈이었으니까 더 쉴 이유는 없었어요. 군대에 있는 내내 활동할 수 있게 되는 날만 기다렸거든요. 저뿐만 아니라 군대에 있는 모든 분들이 아마 비슷한 생각이지 않을까 싶어요. 연기자로서 긴 공백이 생기게 된 셈인데 그 시간동안 스스로를 잘 되돌아보고 부족한 점을 잘 채우고 나와야 30대를 새롭게 시작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함께 작품을 했던 박서준과 박유천 등 절친한 배우들의 활약은 좋은 자극제가 됐다. 이태성은 박서준과 '금나와라 뚝딱'에서 호흡을 맞췄고, 박유천과는 '옥탑방 왕세자'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군복무로 인한 공백기가 때론 허무하게 느껴지기도 했고 동료 배우들에 비해 뒤처진 게 아닌가 싶기도 했어요. 군대에 있을 때 가끔 TV를 통해 동료 배우들의 모습을 보게 됐는데 같이 작품을 했던 배우들을 보다보면 저절로 눈길이 가게 됐어요. (박)서준이 같은 경우는 군대를 일찍 다녀온 상황이라 건강한 에너지와 이미지를 한창 연기할 수 있을 때 쭉 쓸 수 있다는 게 부러웠어요. (윤)현민이도 마찬가지고요. 두 사람 다 같은 연예인 야구단 소속이라 굉장히 친한 사이인데 제가 쉬는동안 좋은 연기를 보여주는 모습을 보며 연기적인 자극을 받았던 것 같아요. (박)유천이도 지금은 복무를 하고 있지만 가기 전에 열심히 연기하는 모습을 보여줬던 터라 같은 연기자로서 부러울 때도 있었어요. 함께 또 좋은 작품에서 만나 호흡을 맞춰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차기작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오래 쉰만큼 더 좋은 연기로 팬들의 관심과 응원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가장 관심이 가는 장르로는 몸을 쓸 수 있는 작품을 꼽았다. '개와 늑대의 시간' 이후 액션을 잠시 쉬었던만큼 액션에 대한 갈증도 크다고.

"'엄마'라는 작품을 통해 30대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것 같아요. 10년 넘게 배우 생활을 해왔는데 그동안 느끼고 공부해왔던 것들을 바탕으로 30대를 잘 꾸려 나아가고 싶어요. 제 행보를 잘 지켜봐주시고 응원해주신다면 반드시 그만큼 좋은 연기로 보답해드리겠다고 약속드리고 싶습니다."

황혜진 blossom@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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