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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의 노력은 관객을 배신하지 않는다(인터뷰)
2015-11-10 06:59:01
 

[뉴스엔 글 조연경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무슨 말이 필요할까. 그냥 강동원 역시 강동원이다.

영화 '검은사제들'(감독 장재현/제작 영화사 집)이 개봉 5일 만에 누적관객수 179만 명을 돌파하는데 성공했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검은사제들'은 11월 9일 18만7,693명을 끌어모아 누적관객수 1,79만2,429명을 나타냈다. 박스오피스는 단연 1위. 적수없는 스크린에서 흥행 독주를 펼치고 있는 '검은사제들'의 중심에는 믿고보는 김윤석, 그리고 늘 궁금증과 신비로움을 자아내는 강동원이 있다.
강동원에게 사제복을 입혔다는 것 만으로도 '검은사제들'은 완벽한 상업영화로 칭송받기 충분하다. 강동원이 '검은사제들' 출연을 확정지었을 때, 그리고 김윤석이 '검은사제들'을 한창 촬영하고 있을 당시 인터뷰를 통해 "강동원에게 갖가지 사제복을 입히고 있다"고 귀띔했을 때, 여심은 들끓었고 개봉 날짜만 목이 빠져라 기다렸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베일을 벗은 작품은 결코 관객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사제복에 성스러운 연기까지 더한 강동원의 노력에 배신이란 없었다.

강동원의 '외모'가 주목받을 수 있는 이유도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그의 '연기'가 출중하기 때문이리라. 조금만 어긋나도 눈살을 찌푸리는 것이 요즘 관객이다. 관대하지만 까다롭고 능청스럽지만 예민한 것이 바로 관객이란 존재인 것. 데뷔 13년차, 숱한 작품을 통해 수 많은 관객들과 인사를 나눴던 강동원이다. 터득한 비법? 노력이 첫 번째요, 노력이 두 번째다.

이번 작품을 위해 강동원이 기독교의 역사부터 공부를 시작했다는 것, 아는 신부님을 찾아가 5일간 숙박을 하다시피 신분에 대해 전해 들을 수 있는 모든 것을 직접 들었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나에 꽂히면 끝장을 보는 성격까지 배우에 최적화 돼 있다. 신인 감독을 중심으로 김윤석과 강동원은 '검은사제들'이라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렸고, 그 결과는 흥행으로 보답받고 있다.

강동원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검은사제들'의 최부제를 만들어내기까지 일련의 과정들을 상세히 설명했다. 거짓도 과장도 없었다. 딱 보고 느낀 그대로만 이야기하는 강동원은 사심을 조금 보태 사제복을 입지 않아도 성스러워 보였달까. 한국에서는 아직 낯설게 느끼는 구마예식과 이에 얽힌 여러 종교들, 미처 몰랐던 신부의 고충을 전하는 강동원은 여느 강사 뺨칠 정도로 해박한 지식을 자랑했다.

강동원은 "나보다 감독님께서 더 자료 조사를 많이 하셨겠지만 직접 연기를 하는 배우의 입장에서 나 역시 이 장르와 소재를 생소하게 느끼면 안 될 것 같아 공부를 시작했다"며 "배우는 연기로 관객들에게 일련의 상황을 설명하며 설득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자연스러운 연기, 좋은 연기가 아닐까 싶다"고 전했다.

'검은사제들'을 관람한 관객들이 가장 많이 궁금해 하는 부분은 단연 구마예식이다. "구마예식의 리얼리티는 어디까지로 보는 것이 좋냐"는 질문에 강동원은 "그 질문을 정말 많이 받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난해 70여 개국에 300여 명의 구마사제가 있다는 것을 바티칸에서 직접 승인했고 인정했다. 그러니까 사실이다"며 "세계적인 추세로 봤을 때는 미국의 관심이 가장 크고 로마에 직접 교육을 받으러 간다고도 하더라. 물론 한국에서도 인정을 하실지 안 하실지는 모르겠다"고 읊조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몇몇 분들은 외국 영화 속 구마예식과 너무 분위기가 똑같은 것 아니냐는 말씀도 하시더라. 소재가 소재이니 만큼 안 할 수는 없었다. 다만 우리도 그러한 부분을 의식했고 구조적으로는 최대한 다르게 표현하려고 했다"며 "형식적으로는 비슷할 수 있지만 '검은사제들'은 감정적으로나 캐릭터적으로 관객들이 조금 더 쉽게 이해하고 다가갈 수 있게 만들었다. 우리 영화를 보고 '어렵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은 없는 것 같아 다행이다"고 설명했다.

또 "내가 신부님을 찾아 뵙고 5일정도 함께 생활을 했다. 마음 같아서는 더 하고 싶었는데 그러면 신부님께 민폐가 되기 때문에 참았다. 5일간 아침부터 밤까지 얘기하고 자고 또 다시 일어나 얘기하고 자는 시간의 반복이었다"며 "그 전까지는 어떠한 매체를 통해 본 신부님들의 모습이 영화적인 설정이지 않나 생각했는데 영화보다 더 한 삶을 사시는 분들이었다. 대화를 나누는 자체만으로도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 도사? 도인과 얘기하는 것 같았다. 여러 방면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그러한 신부님의 모습을 내가 할 수 있는 최대한 영화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진심을 표했다.

그의 노력은 매 순간 빛을 발했다. 극중 강동원은 '감사하게도' 한국어부터 라틴어 이태리어 독일어에 중국어까지 무려 5개국어를 소화한다. 꿀 떨어지는 목소리로 읊조리는 성서는 섹시함을 자아내고, 여기에 뿌연 안개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며 성가를 부르는 신은 순간적으로 관객들의 숨을 멎게 만든다. "강동원 때문에 카톨릭으로 개종할 뻔 했다"는 반응이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니다.

강동원은 "신부님들은 신학교 과정에서 무려 7개국어를 배운다고 하시더라. 심지어 외국어 교육은 저학년에 다 끝나기 때문에 그 시간이 가장 힘들다고 하셨다"며 "사실 신부님이 공부를 잘 할 것이라고 깊게 생각한 적은 없었다. 그저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강한 분들만 하시는 줄 알았는데 머리가 나쁘면 절대 졸업을 할 수 없겠더라. 아니 입학조차 못할 것 같다. 졸업하는데 10년이 걸린다. 의대보다 오래 공부를 하시는 것이니까 웬만하면 도전도 못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나는 당연히 엄두도 안 난다"고 잘라 말한 강동원은 "상상 이상의 희생 정신이 필요하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맞나' 싶기도 했다"며 "한 가지 딱 마음에 와 닿았던 지점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궁금했던 것 중 하나가 많은 사람들이 속내를 털어놓기 위해 신부님을 찾지 않냐.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고민이 있을 수도 있고 아무도 알아서는 안 되는 비밀을 이야기 할 수도 있다. 근데 신부님은 타인에게 절대 누설할 수 없는 입장이다. 경찰에게 잡혀도,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입을 열지 못한다고 하시더라. 아주 극단적인 예를 들자면 어떤 사람이 찾아와 '제가 사람을 죽였습니다'라고 말해도 신고조차 못한다. 그래서 '어떻게 그렇게 사실 수 있냐. 힘들지 않냐'고 조심스럽게 여쭤봤다. 그랬더니 신부님이 '저는 귀를 빌려주는 사람일 뿐입니다'라고 답하셨다. 그 한 마디로 모든 것이 정리되는 기분이었다"고 밝혀 취재진의 고개까지 끄덕이게 했다.

이와 함께 강동원은 컨트롤이 어려웠던 돼지까지 자신의 편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검은사제들' 속 또 하나의 신스틸러 돈돈이는 강동원의 품안에서 낑낑거리며 촬영을 마쳤다. 처음 만났을 때는 태어난지 몇 개월 밖에 되지 않은 아기돼지였지만 촬영을 시작한 후에는 몸집이 두 배 이상 커져 있었다고. "무겁고 냄새도 나고 말도 안 듣고 난리도 아니었다"며 한숨을 내쉰 강동원이었지만 그나마 돈돈이가 잘 따른 인물은 강동원이었다.

강동원은 "이 놈은 진짜 끝까지 말을 안 들었다. '이리 와~ 가자~'라고 하면 무조건 반대로 갔다. 걸을 때도 기분 내킬 때 한 번 씩 올까 말까 했다. 과자를 뿌려줘야만 따라왔고 먹을 것 없이는 절대 따라오지 않았다. 아주 도도한 놈이었다"며 "오랜시간 안고 있었던 돼지는 돈돈이를 따서 만든 모형이었다. 전담 스태프 분이 카메라 밖에서 리모콘으로 조종해 주시기는 하셨는데 사운드 때문에 끄고 할 때도 있었다. 그럼 내가 모형 돈돈이 목을 강제로 움직이면서 '가만히 있어!'라고 말하기도 했고 그 상황에서 나도 움직이면서 그야말로 혼자 원맨쇼를 했다. 쉽지 않았다"고 강조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노력의 결정체. '검은사제들' 개봉 후 관객들이 보일 반응에 대해 강동원은 "우리나라에서는 일단 흥행이 됐으면 좋겠다. 어쩔 수 없다. 상업배우로서 책임이 있기 때문에 관객 분들이 많이, 그리고 잘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그리고 이 영화를 유럽에서는 뭐라고 할까 정말 궁금하다. 오리지널 유럽에서 발생한 그들의 종교로 극동 아시아 쪽에서 만든 영화가 아니냐. 뭐라고 할지 진짜 궁금하다"고 덧붙여 유럽 개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검은사제들'은 위험에 직면한 소녀를 구하기 위해 미스터리한 사건에 맞서는 두 사제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적수없는 스크린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 흥행 독주를 펼치고 있다.

조연경 j_rose1123@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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