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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유선 “영화 투자 대신 개런티 삭감, 열연만이 보답”(인터뷰)
2014-02-04 11:46:57

[뉴스엔 글 이소담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윤유선이 열연으로 ‘또 하나의 약속’ 투자자가 됐다.

윤유선이 영화 ‘또 하나의 약속’(감독 김태윤)을 통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엄마로 돌아왔다. 6살이던 1975년 이장호 감독 영화 ‘너 또한 별이 되어’로 데뷔해 연기생활 39년차를 맞이한 윤유선이 관객들에게 또 하나의 약속을 전한다.
윤유선은 “아이가 벌써 중학생과 초등학교 5학년이다. 부산국제영화제 때 ‘또 하나의 약속’을 함께 봤는데 엄마가 나오는 영화를 처음 봐서 그런지 좋아하더라”며 “아직 어린데도 아픈 사연이 담겨 있는 걸 아는 것 같아서 뭉클했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약속’은 서울 행정법원 제 14부가 삼성반도체 근무 중 꽃다운 나이에 백혈병이란 불치병에 걸리게 된 고(故) 황유미 씨에 대해 산재 인정 판결을 내린 실화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 딸을 지키기 위해 법정싸움을 감행해 승소판정을 이끌어낸 황상기 씨의 실화를 다룬다. 윤유선은 ‘또 하나의 약속’에서 한상구(박철민)의 든든한 아내 정임 역을 맡았다.

윤유선은 “‘또 하나의 약속’에서 정임은 누가 봐도 공감할 수 있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준다. 역할 자체가 어렵진 않았다. 대신 연기할 때보다 시나리오를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팠다. 보통 작품을 선택할 때 이성적인 편인데 아이를 잃은 엄마의 심정이 떠올라 눈물 흘리면서 봤다”고 설명했다.

“차에서 딸 윤미(박희정)를 떠나보내는 장면이 첫촬영이었다.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던 도중 차 안에서 엄마 품에 안겨 눈을 감는다. 희정이도 나도 첫날부터 이별하는 장면을 찍으려니 연기하기가 부담스러웠다. 그래도 박철민 선배가 힘을 줬다. 좁은 차 안에서 앵글 잡기도 쉽지 않은데다 힘들고 예민했을 텐데 희정이가 잘 해줬다. 첫 촬영이 가장 힘들었기에 그 다음부턴 힘든 걸 느끼지 못하고 연기했다.(웃음)”

백혈병에 걸린 딸의 머리를 직접 깎아주는 장면에서 신인 여배우 박희정은 실제 삭발을 감행했다. 윤유선은 자식 같은 박희정의 머리가 잘려 나가는 걸 보고 행여나 걱정했다고. 하지만 박희정은 씩씩하게 삭발장면을 연기했다.

“희정이가 불편해 하거나 마음 상해했으면 나 또한 불편했을 것이다. 솔직히 부담스러운 장면 아니냐. 내가 머리를 깎아주다 혹시라도 다치면 어쩌나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애가 씩씩하고 아무런 구김살이 없더라. 오히려 호기심이 가득했다. 정말 고맙더라. 좋은 배우가 될 것이라 믿는다.”

‘또 하나의 약속’은 100여 명의 개인투자자들과 약 1만 명의 제작두레를 통해 순도 100% 크라우드 펀딩으로 제작비를 충당했다. 이에 윤유선 또한 혹시 투자를 하진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투자는 안 했다. 대신 출연료를 삭감했다. 상업영화이니 완전히 안 받을 순 없었다. 개런티는 차비 정도만 받았다. 배우들도 스태프들도 모두들 열심히 연기하고 좋은 작품을 만드는 것이 투자란 생각으로 임했다”고 설명했다.

열심히 연기하는 윤유선의 다음 행보가 궁금했다. 그동안 팔색조 매력을 보여주며 브라운관을 종횡무진 했던 윤유선. 하지만 의외로 데뷔 40년이 다 되도록 제대로 된 악역을 맡아본 적 없다고.

“조금씩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다. 나이가 더 들면 새로운 역을 맡을 기운이 없을 수도 있으니까.(웃음) 지금 체력이 되고 연기에 대한 열정이 있을 때 더 많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다행히 지금까지 같은 엄마 역이라도 조금씩 다른 느낌의 캐릭터들을 연기해왔다. 대신 나쁜 사람은 시키질 않더라. 타당성 있는 악역을 한 번 맡아보고 싶다.”

이와 함께 윤유선은 “예쁜 역할도 욕심난다. 이번 ‘또 하나의 약속’에선 완벽하게 외모를 포기하고 연기했다. 작품 속에서 가난한 역을 주로 맡았다. 지금 출연 중인 드라마 ‘잘 키운 딸 하나’서도 부잣집 며느리였다가 망했다. 하하. 오히려 ‘선덕여왕’같은 사극에선 궁에 있는 귀족 역을 맡았는데 현대물에선 제대로 어필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고 연기욕심을 드러냈다.

나이가 들어도 진한 멜로연기를 해보고 싶지 않느냐는 물음에 윤유선은 손사레를 치며 거절했다. 그는 “연하남과 멜로연기는 전혀 욕심이 없는 분야다”며 “여배우이길 포기한 것은 아니다. 대신 멜로라도 감각적인 멜로연기를 통해 서로에게 결핍된 부분을 채워주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내가 연하남과 연기를 하면 공감이 되겠냐”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끝으로 윤유선은 “많은 관객들이 ‘또 하나의 약속’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어릴 적 대치농이 논두렁 밭일 때 그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이만큼 발전하기까지 누군가 희생한 사람들이 있다는 걸 잊지 말았음 한다.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아직 남아있음을 믿는다”고 전했다.

이소담 sodamss@ / 정유진 noir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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