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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유선 “‘또 하나의 약속’ 외모 포기하고 연기했다”(인터뷰)
2014-01-27 16:06:00

[뉴스엔 글 이소담 기자/사진 정유진 기자]

윤유선이 외모마저 포기하고 관객들 앞에 섰다.

윤유선이 연기생활 40년차를 맞아 영화 ‘또 하나의 약속’(감독 김태윤/제작 또하나의가족 제작위원회, 에이트볼픽쳐스)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윤유선은 이번 작품을 통해 관객들에게 자신을 둘러싼 것들을 한 꺼풀 벗겨낸 채 한걸음 다가섰다.
‘또 하나의 약속’은 서울 행정법원 제 14부가 삼성반도체 근무 중 꽃다운 나이에 백혈병이란 불치병에 걸리게 된 고(故) 황유미 씨에 대해 산재 인정 판결을 내린 실화 사건을 소재로 만들어진 작품.

딸을 지키기 위해 법정싸움을 감행해 승소판정을 이끌어낸 황상기 씨의 실화를 다룬 영화로 박철민 김규리 윤유선 박희정 유세형 이경영이 출연한다.

윤유선은 ‘또 하나의 약속’에서 한상구(박철민)의 든든한 아내 정임 역을 맡았다. 딸 윤미(박희정)의 투병과 엄청난 병원비 때문에 회사의 설득 속에서 갈등하기도 하지만 결국 상구의 외로운 등을 말없이 밀어주는 강인한 엄마다.

데뷔 40년차 관록의 배우 윤유선은 이번 작품을 위해 민낯도 아닌 오히려 평소보다 못한 초췌한 몰골로 카메라 앞에 섰다. 윤유선은 “외모를 포기하기가 가장 힘들었다”며 “작품과 캐릭터가 있으니 예쁘게 나오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이정도일 줄은 몰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태윤 감독이 행여 내가 화면에 예쁘게 나올까봐 걱정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분장팀이 최선을 다해 날 망가트렸다. 완전 민낯도 아니고 어설프게 분장을 해서 힘든 엄마의 모습을 표현했다. 그래도 여배우인데 너무한 것 아니냐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웃음)”

‘또 하나의 약속’에는 뜻 있는 베테랑 스태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뜻을 모았다. ‘도둑들’ ‘베를린’ 최영환 촬영감독도 그 중 하나였다. 그는 시나리오의 진정성에 감화돼 대작 블록버스터를 고사하고 노개런티로 ‘또 하나의 약속’에 참여했다.

“촬영감독님이 ‘도둑들’ ‘베를린’을 찍은 분이시더라. 그래서 감독님에게 ‘저 전지현처럼 나오는 건가요?’ 라고 물었다. 그랬더니 최 감독님이 과거 한 여배우의 눈가 주름이 너무 예뻐서 그에게 ‘예쁘게 나오게 해줄까, 멋있게 나오게 해줄까’라고 물었다고 하더라. 그래서 난 연기 잘 하는 것처럼 화면에 나오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랬더니 극중 윤미가 죽기 전까진 예쁘게 담아주겠다고 하더라. 그런데 윤미가 초반에 죽기 때문에 마음을 내려놓고 그냥 촬영 했다.(웃음)”

브라운관이 아닌 커다란 스크린에 민낯보다 심한 몰골로 서기까지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여배우는 여배우니까.

하지만 윤유선은 “부담스럽긴 했지만 인위적인 모습으로 나오는 건 더 싫었다. 그래서 부담감을 내려놓고 연기만 잘 하자고 생각했다”며 “그래서 그런지 지금 촬영 중인 드라마 ‘맏이’에선 민낯으로 연기하는 게 편하더라. ‘또 하나의 약속’은 예뻐야 한다는 부담감을 내려놓게 만들어준 작품이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윤유선은 “‘또 하나의 약속’은 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작품이었다”며 “시나리오가 너무나도 공감됐다. 지금도 어디선가 상처받고 아파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회사와 직원 모두가 상처를 받은 일이다. 누구의 잘못이기 이전에 함께 살아가면서 주변을 둘러볼 수 있는 마음을 가질 수 있었음 좋겠다”고 전했다.

실화 주인공인 고 황유미 씨의 어머니를 만났다는 윤유선은 “연기를 위해서 그분에게 이것저것 여쭤보는 것 자체가 실례인 것 같았다”며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애잔한 느낌이 진했다. 말씀도 많이 하질 않으시는데, 같은 엄마로서 가슴이 아프더라”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또 하나의 가족’이 본인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을 것 같느냐는 물음에 윤유선은 “나 또한 궁금하다”고 답했다.

“우선은 배우니까 연기를 어떻게 평가 받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내가 개념배우는 아니다. 개념배우라는 말이 뭔지도 잘 모르겠다. 이런 영화에 출연했다고 해서 진보 보수를 나누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작품이 부정적으로 인식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인의 욕심 때문에 참여한 작품이 아니니까. 그저 이 영화를 나에게 함께 하자고 손 내밀어준 이들에게 감사할 뿐이다.”

한편 윤유선이 열연한 ‘또 하나의 약속’은 이례적으로 개봉 전 관객 3만 명을 초청해 개봉 7주 전부터 릴레이 시사회를 가졌다. 영화를 직접 본 관객들의 반응 또한 뜨겁다. 과연 ‘또 하나의 약속’이 실화보다 묵직한 감동을 전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2월 6일 개봉한다.(사진=영화 ‘또 하나의 약속’ 스틸/OAL 제공)


이소담 sodamss@ / 정유진 noir19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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